5. 거 좀 바뀔 수도 있지

5. 거 좀 바뀔 수도 있지

작성자 은진송

사유서를 쓰시오

5. 거 좀 바뀔 수도 있지

은진송
은진송
@user_mg8ux4d26s
읽음 208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 7월 말의 사유서: 거 좀 바뀔 수도 있지
https://seeds.stibee.com/p/20/


•다른 창작의 동력으로 전환하기•

출처 ・ 박주연의 메타뷰(VIEW) 구독 ① 요조 “능력자 돼야 한다는 강박에 저항할래요” - 경향신문

*스크린샷 외에 본문에 인용한 내용은 바꿔쓰기 하였으니 원문은 출처를 확인해 주세요.

⏤ 대중에게 노출된 사람일수록 한결같음에 대한 요구를 강하게 받는다고 생각한다. 문득 생각나는데, 가수 슬리피가 랩을 하다가 트로트를 했을 때 댓글로 누군가가 어쩌구저쩌구…. 가수 악뮤 이찬혁의 추구미가 바뀌었을 때 누군가는 또 댓글로 어쩌구저쩌구…. 그런 식으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이, 유명인일수록, 한결같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듯싶다. 

      내게도 역시 '요조'라는 사람은 작가이기 전에 뮤지션이었다. 홍대 인디씬에서 유명한 그 가수. 그러니 지금 요조라는 사람이 어떤 것을 얼마나 더 주요하게 하고 있든지 간에 '노래는 그러면…?'싶어지는 것이다. 내 무의식에서도 요조라는 사람은 한결같이 노래하는 사람이어야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 인터뷰에 따르면 노래에 대한 영감이 예전만큼 떠오르지 않았다고, 이 말은 어쩌면 상황도 사람도 전과 똑같지 않아졌다는 걸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조 작가는 떠오르지 않는 음악적 영감을 붙잡고 있지 않았다. 대신 '떠오르지 않는 음악적 영감'을 '다른 창작의 영감'으로 바꿨다. 그 점이 인상 깊었다. 바뀌고야 마는 것들을 알맞게 치환한 것이다.

     실력이 뛰어난 운동선수도 어느 때가 오면 에너지가 다하고 은퇴를 하게 된다. 창작의 에너지도 어쩌면 그럴 것 같다. 비단 음악에서 글처럼 다른 분야의 전환뿐 아니라 같은 분야라면 창작 스타일이 바뀌기도 한다. 화가는 화풍이 바뀌고 가수는 창법이 바뀐다. 이렇게 자신에게서 무엇이 달라지는 동안 당사자들은 많은 고민을 거쳤을 것이다. 달라짐은 치열한 고민의 결실인지도 모르겠다.


•구린 초심 버리기•

⏤ 통상 '초심'은 긍정적인 속성으로 여겨지지만, '구린 초심'은 긍정적인 것이 아니고, 그러니 구린 초심일 때는 한결같으면 안 되는 법.

  출처 ・ 인연은 핑계고 ㅣ EP.52 - 뜬뜬 DdeunDdeun (유튜브)

유재석: 20대로 돌아가서 나한테 좀 얘기하고 싶어요. 정신 좀 빨리 차리라고. 네가 좀 공부도 하고 이렇게 나태하게 좀 살지 말아라.

(…)

전도연: 교수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아무것도 없는데 자만심이 있는 친구였다고. 지금은 너무 다른 사람이 돼 있는 거잖아요. 그게 너무 신기했어요.

출처 ・ 너 내 앰버서더가 돼라! 입이 안 쉬어서 분량 터진 권정열&고영배 | EP.9 10CM 권정열&소란 고영배 | 살롱드립2 - TEO 테오 (유트브)

권정열: 제가 맨날 얘기하는 건데, 초심이 쓰레기면 버려야 됩니다. 그때 저는 제가 되고 싶었던 사람의 모습이었던 것 같아요. (…) 그러다가 나중에 좀 이게 오히려 더 허무하고 멋도 별로 없는 것 같고, 그래서 정신 차렸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기 •

출처 ・ 영화 <퍼펙트 데이즈> 포스터 - 네이버 영화

"다음은 다음이고, 지금은 지금."

⏤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 '히라야마'는 자신이 정한 루틴에 따라 반복적인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나 그의 충실한 이행에도 불구하고, 하루는 매일 같아도 매일 다르다. 그는 반복됨들 가운데 피할 수 없이 나타나는 크고 작은 일상의 변수들을 마주하게 된다. 한결같음을 추구하는 그에게 이러한 변화는 그다지 달갑지 않다. 그럼에도 그는 그 안에서의 행복들을 찾아나간다. 왜냐하면 그 변화란 무언가가, 누군가가, 끝내 자신이 사라지는 것까지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현존하는 모든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자기가 살아낸 시간과 지켜온 충만함마저 결국 사라져 버릴 수밖에 없는 것일지라도, 혹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그는 자신이 필름 카메라로 매일 촬영하는 '코모레비(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일렁이는 햇살)'의 순간들과 같은 행복을 일상 속에서 찾으며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 생각 더하기

  • 7월 말에 본 영화

    • 퍼펙트 데이즈 | 빔 벤더스

  • 7월 말에 읽은 책

    •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 은유 | 돌베개
      ㄴ "내가 8000만 원 줄테니까 당신 새끼 그 기계 밑에 눕히라고 했어요." 241쪽

  • 7월에 본 웹툰

    • 일립예고 | 네이버 웹툰
      ㄴ 예술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모이는 일립예고가 배경. '미술을 왜 하는가', '예술을 왜 하는가'에 대해 작가만의 방식으로 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