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젠 러..너...?
작성자 어쩌다마라토너
어쩌다 Marathoner 준비중
나도 이젠 러..너...?
이쯤에서 러너가 되어가는 나의 곳간채우기 여정을 되돌아볼까 한다.
혹자는 러닝이 가성비 운동이라고 하지만 모든 스포츠는 장비빨이다. 러닝 역시 조금만 파기 시작하면 사야할거, 사고싶은거, 살게 너무 많은 종목이라는걸 깨닫게 된다.
이것 저것 사모으기 전에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내가 얼마나 뛴다고 이걸 돈주고, 이걸 이 돈주고 산단 말인가?" 였다. 하지만 한달, 두달.. 10km, 15km, 20km.. 시간과 거리가 쌓이고 나도 이제 '러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필요에 의해, 그리고 때로는 취미생활할때 멋을 좀 내기 위해😎 ㅋㅋ 여러가지 아이템들을 장착하기 시작했다.
러닝화
처음 러닝을 시작할때는 정말 집에서 젤 편한 운동화 아무거나 주워 신고 나갔다. 그게 아디다스 오즈위고. 이 신발로 30분 달리기 미션 완료까지 완료하고 아빠가 러닝화를 사줄테니 하나 골라보라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러닝화는 다 같은건줄 알았지.. 기능따윈 전혀 아는것도 없고 그냥 "예쁜" 운동화를 사고 싶었다. 그렇게 고른 신발이 아디다스 울트라부스트 22
처음엔 러닝화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다는 점을 잘 못느꼈다. 그러다 예전에 신었던 오즈위고를 신고 뛸일이 있었는데 '아.....😮! 이래서 러닝화를 신는구나'를 확실히 느꼈다. 이때까지 난 이런 쿠션감의 신발로 어떻게 뛴거지??? 그 후 크루를 통해 정보들을 주워 듣기도 하고 전문 업체에서 러닝자세, 전문 발분석을 받고 나에게 맞는 러닝화 추천을 받기도하면서 러닝화를 하나 둘씩 사기 시작했다.
크루에서 만난 쌉고수님 중에 러닝화만 스무켤레 넘게 있다는 크루원이 있었다.(크루 내 최고 실력자이기도 했고 최고 런친자이기도 했다) 그 많은 신발들을 다 신냐고 물어본적이 있는데 훈련 종류(장거리, 스피드, 로드, 트레일)에 따라 아니면 그날 기분에 따라 신발을 바꿔가며 맞는 신발을 신는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러닝화 하나로 장거리, 단거리, 로드는 물론 트레일러닝까지 시도했던 나로서는 신기하기만 했었는데 어느새 나도 그날 어떻게 뛸지에 따라 신발을 바꿔신는 지네발 러너가 되어가고 있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처음엔 '러닝화? 하나면 되지 뭘..' 이라고 생각했으나 실제 신발이 나의 신체적 약점을 보완해줌을 느껴본 사람으로서 왜 그렇게 다양한 러닝화를 사모으는지를 알았다. 러너에게 러닝화는 제일 중요한 장비인건 확실하다.
하지만 최근에 러닝붐이 일면서 러닝화 시장이 핫해졌고 2024 러닝화 계급도 까지나오면서 인기 있는 러닝화는 돈이 있어도 못사는 지경이 되었다. 거기에 러닝코어 무드가 유행하면서 러닝을 하지 않는 패션피플들까지 러닝화시장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던 크루 최고 런친자는 인기에 휩쓸려 너도나도 카본화신고 뛰다가 다들 조만간 부상입고 병원 엄청 갈거라며 정형외과에 투자하고 싶다고 비꼬기도 했다.
나 역시 가끔 굉장히 느린 페이스로 3km 정도, 한달에 한 두번 뛸까말까 하면서 정말 비싼 카본화를 신고 SNS에 인증샷을 남기는 사람들을 보면서 '오.. 좀 과한데...?' 싶다가도 이런 붐 덕분에(?) 새로운 러닝화 브랜드들의 국내 유입도 활발해지고 선택 폭도 넓어지고 재미있네~ 싶기도 하다.
러닝화의 인기 언제까지 갈지...? 어찌되었던 러닝화의 세계도 알면 알수록 경험하면 경험할수록 재미있고 신기하다. 앞으로도 쭈우욱 기능과 디자인 모두 발전해서 러너와 패션피플들을 흥분시킬 러닝화들이 많이 출시되었으면 하는 바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