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
2022.08.10•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합리, 즉 이익에 합한 것, 이성에 근거한 판단을 의미하는데 무언가를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조건이 몇가지 있습니다.
1. 예측가능성
2. 낮은 불확실성(또는 완전한 확실성)
1)우리가 예측가능성이 있는 무언가를 선택할 경우그것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안 하는지의 여부를 따질 수 있게 됩니다.(과자를 살 때도 그 과자가 무슨 맛인지 예측가능할 때 사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무슨 맛인지 모르고 샀다가 맛없으면 돈낭비죠)
2)또한 우리가 불확실성이 적거나 혹은 아예 없는 선택을 하게 될 경우에도 이것이 합리적인지 아닌지를 따져볼 수 있죠(알바를 지원할 때 그 알바의 업무강도가 어느정도인지/시급은 얼마인지 등을 따져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죽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죽음은 예측가능하지 않고/불확실성이 높습니다)
죽음 이후의 삶, 즉 사후세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그 누구도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에 대한 확신을 가진 종교인들이 있기 때문에 누구도 명쾌한 답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라고 표현하기보다는 누구도 인간 모두가 수긍하고 인정할 수 있을만한 답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가 조금 더 맞는 표현이겠습니다.)
자살의 동기는 고통으로부터 기인한 회피입니다.
현실의 삶에서 어떻게든 도피하고자 하는 마음으로부터 온 것이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둘러싼 여러 가지 가능성들은 간과한 채로 죽음을 '도피처'로 생각합니다(설마 현실보다 더 나쁘겠어, 지금상황보다 더 나쁜 일은 없을 거야 등등)
죽음을 둘러싼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고 그중 어느 하나 확실히 증명된 것이 없는데도 자살을 합니다.
1. 천국과 지옥(기독교)
2. 환생/윤회(불교)
3. 죽으면 끝(유교 및 무신론자 등)
4. 낙원(이슬람교)
이렇듯 죽음 이후의 삶은 그것이 정녕 죽으면 끝이든, 이후에 또 다른 삶이나 세계가 존재하든 어느 하나 일치된 합의가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이러한 높은 불확실성을 감안하고서 자살을 택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지만 한 번 해보자." 라는 마인드와 동일합니다.
즉 주식투자를 할 때에도 투자대상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평가하는데
이런 죽음에 대한 정보의 신뢰성과 타당성은 평가하지 않은채 무턱대고 시도하는 것입니다.
물론 자살한 분들에 대해 그 어떠한 감정을 실어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자살은 합리적인가'라는 고민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 뿐임을 말씀드립니다 ㅎ
0
0
답글 0
서하 님에게 도움과 영감을 주는 답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