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니고 무산일기

부산 아니고 무산일기

작성자 ehwa

부산 아니고 무산일기

부산 아니고 무산일기

ehwa
ehwa
@user_ehwa
읽음 189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고향이 어디세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 한동안 바늘방석에 앉는 것처럼 조마조마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상경했다. 서울에 도착하는 데까지 고향에서부터 2년이 소요되었다.

오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야밤에 두만강을 건너야 했고 망망대 중국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서울에 뚝 떨어졌을 때 끊임없는 위로와 자극을 주었다. 노력하면 다 이룰 것 같은 에너지로 가득한 도심의 에너지에 매료되었다.

서울을 비판 없이 무조건 수용하고 싶었다. 세련된 서울말을 빨리 배워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싶었다. 나긋나긋한 서울말은 '요'만 붙인다고 되는 일이 아니였다.

첫 알바 때 업무 중 하나가 전화를 받고 안내를 했어야 했는데

따.르.릉.

전화 벨소리만 울리면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상대방이 고향이 어디인지/어디에서 왔는지 물을까봐 부끄러웠다. 또 두려웠다.

그 당시 뉴스에는 북한 여성 간첩에 대한 내용으로 도배가 되었을 때다.

시간이 흘러 흘러 어느덧 고향에서 산 세월보다 서울과 그 외 지역에서의 기억과 경험이 더 길다. 더 이상 고향이 어디세요라는 질문을 받고 조마조마하거나 불안해 하지는 않을 정도의 남한 사람에 대한 이해와 경험치가 쌓였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발신자의 톤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차이는 느낄 수 있다. 단순한 호기심과 궁금중에서 묻는 건지 또는 미묘한 차별인지를.

시리즈1개의 아티클

부산 아니고 무산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