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삶은?
작성자 기미서
살고 싶은 삶은?

삶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은 참 어렵다.
삶의 목표를 부와 명예로 설정하기 쉽다. 이는 사회적으로 깊이 뿌리박힌 고정관념과도 같으며, 쉽게 지워지지 않는 생각이다.
부와 명예가 삶의 목표로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본능적으로 타인의 인정을 원하며, 이 두 가지 요소가 그 인정의 가장 직관적인 증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삶의 모든 과정을 알기란 어렵다. 그 사람이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100페이지짜리 발표 자료로 10시간을 설명해도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부와 명예는 그러한 과정 없이도 한 사람의 성취를 빠르게 설명해 주는 수단이 된다.
많은 돈을 벌었다는 것은 남들보다 더 성실하고 효율적으로 살아왔다는 증거일 수도 있고, 명예는 업적을 간결하게 증명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렇게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을까?
누군가를 선망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본능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망하는 것과 선망 대상이 되는 것은 생존에 유리했을 것이다. 그중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 선망하는 것보다 생존에 더욱 유리했기 때문에 이 본능이 계속 유전되지 않았을까 한다.
그럼 왜 그렇게 됐을까.(여기서부터는 누군가의 견해를 차용하는 것이 아니기에 궤변으로 들릴 수 있는 점 참고 바란다)
인류는 공동체를 만듦으로써 종의 최상위 포식자가 되었고, 문명을 만들었다. 인간과 인간이 만남으로써 공동체의 힘을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공동체는 소수의 엘리트들이 꼭 필요했다. 만약 이들이 없었다면 인류의 성공은 이렇게 빛나지 않았을 것이다. 소수의 엘리티들은 리더로서 공동체를 이끌었고 수십, 수만의 인간들을 마치 하나의 트로이 목마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었다.
(것이다 체 주의)
이러한 역량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엘리트들은 언제나 소수였고 그들의 성과는 눈부셨을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그들을 모방하면 자신도 같은 영광을 누릴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모방을 통해 생존 능력이 점차 성장하게 되고, 개인의 기질과 융합되어 강력한 힘을 경험하게 되었을 것이다. 나아가, 이 능력 덕분에 공동체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더 나아가 군락을 이끄는 힘으로 치환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역으로 누군가의 역량을 선망하여 따라 하지 않았다면 인류는 어떻게 되었을까.
소수의 엘리트들의 능력이 선망으로 인해 복사되지 않았다면, 오로지 유전적 요소에 의존해야 한다. 만에 하나 이 능력이 부재한 돌연변이가 태어나 이 엘리트들이 사라진다면 공동체는 쉽게 붕괴되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배경으로 선망하는 것, 선망의 대상이 되고자 하는 것은 본능으로 자리 잡아 인류의 생존에 기여했고,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최근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선망의 본능이 필요 이상으로 머리에 각인되고 있다. 특히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과도한 비교와 경쟁이 이루어지며, 나만의 삶의 기준을 세우기가 더욱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부와 명예가 삶의 목표로 생각하기 쉬운 환경이 되어 가는 것 같다.
그럼 부와 명예가 삶의 목표가 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뭐 간단하다. 누군가에 인정을 받으면 언제까지 받을 것이고, 돈을 번다면 얼마까지 벌어야 삶의 목표를 달성했다 할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 그렇게 삶에서 중요할까? 아님 나로서 온전히 나만의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할까?
결국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것을 삶의 목표로 두는 순간, 타인을 위한 삶을 산다고 인정하는 꼴이 된다. 내 삶은 내 것이다.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누군가의 삶에 나를 대입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삶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
나는 그래서 요즘 여유로운 사람이 되고자 많은 고민을 한다.
최근 들어 누군가가 나를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마치 곰에게 쫓기는 사람처럼 허둥대다 보니 시야가 좁아지는 경험을 했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 들어왔을 때 충분히 생각하고 답을 해도 되는 상황에서도, 빠르게 답변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한 적이 많았다. 이러한 조급함은 단순한 업무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문제를 일으켰다. 예를 들어,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내다가 떨어뜨린 적이 있었다. 그 순간 조급해하지 않았다면, 핸드폰을 무리하게 잡으려다 오히려 더 크게 부딪혀 액정이 산산조각 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한 템포 쉬어 가기로 했다. 판단과 결정을 할 때, 갑작스러운 상황이 닥쳤을 때 여유를 가지고 대처하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30초 더 빨리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골든타임이 필요한 상황뿐이지 않은가?
결국, 나의 삶의 목표는 '여유 있는 삶'이다. 당신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