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목표를 이루진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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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목표를 이루진 못했지만
내가 PT 받으며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목적은 뱃살을 빼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몸매가 빈약한 말라깽이인데 좌식 생활로 배가 나오니 내 몸이 볼품없기 그지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뱃살을 빼면 몸에 딱 달라붙는 과감한 옷도 입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운동한 지 1년이 다 되었다. 나는 아직 뱃살을 빼지 못했다. 하지만 전처럼 내 몸을 싫어하지 않는다. 내 몸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전보다 자세도 곧고 근육도 붙었다. 걸을 때는 가슴을 펴서 정면을 보며 걸으려고 하고, 팔을 쭉 뻗고 회전하면 삼두근이 귀엽게 볼록 튀어나온다. 이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예전만큼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먹지 않는다.
왜 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는데 내 몸을 사랑할까? 문득 추구의 플롯이 떠올랐다. 소설의 주인공이 어떤 대상을 추구하고, 그 대상을 얻거나 얻지 못했을 때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는 플롯이다.
내가 원래 원했던 것은 군살 없는 몸을 만들기였지만, 진짜 목표는 내 몸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납작한 배는 얻지 못했다. 하지만 근육이 잡힌 몸을 얻었다. 그 경험과 결과물은 나를 좀 더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한다. 또 지금 상태도 좋다고 생각하니, 이번 해외여행을 갈 때 내가 입을 엄두가 안 났던,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을 입고 싶어진다.
만약 내가 임신, 치료 등으로 운동을 그만두어 내 몸이 운동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그 상태의 몸도 아껴줄 것 같다. 그리고 가능할 때 다시 운동을 시작하겠지. 앞으로도 식단과 운동을 병행해 내 목표인 탄탄한 배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