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3) 도망쳤다. 나의 재앙에게서
작성자 부리부리
내 동생의 조현병, 그리고 조울증
(part2/3) 도망쳤다. 나의 재앙에게서
부리부리
@user_2fuagdnijx•읽음 164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도망쳤다 나의 재앙에게서.
본가에서 먼 곳으로 직장을 옮겼다.
우연처럼 기회가 왔고, 고민하지 않고 결정했다. 왜냐면 난 도망치고 싶었다. 동생이란 내 마음속 깊은 짐에서. 우울증인 동생도, 조현병인 동생도 난 하루하루 낫지 않는 동생이 지겨웠다.
난 내가 26년간 살던 집을 떠나기로 했다.
자취를 시작하고 매일 2번씩은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누나 보고싶어. 언제와. 나 안보고싶어?‘ 처음에는 나도 보고싶어 빨리 보러 갈게 하며 쉽게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친구보다 더 자주 전화하는 동생에게 나는 점차 지쳤다.
‘너를 피해 도망쳤는데 왜 나를 계속 찾니 ’
동생의 전화를 피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의 거절버튼을 눌렀다. 지금은 다행인지 내가 없다는 게 익숙해져 그때만큼 연락은 없다. 평범한 누나 동생처럼 연락이 닿을까 말까 하는 정도.
그 때 전화 좀 받을껄. 후회는 항상 늦다.
너는 너로 살아 딸아
1년이 지나 엄마, 아빠한테 사실대고 말했다. 그렇게 섣불리 결정한 건 여기서 도망치고 싶었다고. 나에게는 동생이 너무 짐이었다고. 내 눈에서 안보이면 걱정도 안하고 편할 거 같았다고.
엄마는 내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미안하다고, 아픈 동생때문에 일찍 철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너는 너의 삶을 살라고. 너는 훨훨 날아가라고.
엄마의 마음이 나의 죄책감을 사라지게 해줬다. 엄마 이제는 나 마음이 좀 후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