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오르는 정의감 때문에 시작하게 되는 직업이 있다. 경찰, 소방관, 군인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나를 희생해가며 더 나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하나의 낭만, 그리고 의협심은 분명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처음에는 그런 정의감으로 인해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타성에 젖어간다. 제발 내 근무 시간에만 사건이 안 터지길 바란다면, 조용히 시간이 흘러가기를 바란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한편으로 사후조치를 하는 직업들 자체가 내포한 문제일 수도 있다. 더 크게 바라본다면 내가 하는 일은 없어져야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