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넷플릭스라도 양면전선은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넷플릭스라도 양면전선은 쉽지 않습니다

트렌드라이트
@trendl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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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6년 10월 28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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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넷플릭스는 화제작으로 구독할 이유를 만드는 동시에, 유튜브와의 시간 경쟁에서 매일 켤 이유까지 만들어야 합니다.

2. 방송사의 드라마와 예능을 더하는 것은 화제작을 다 본 뒤에도 꾸준히 머무르게 할 볼거리를 확보해 일상적인 시청으로 이어가려는 시도입니다.

3. 넷플릭스 하우스처럼 팬들의 관심을 체험과 상품 소비로 넓히되, 재방문을 유도하고 운영비를 감당할 수익을 만들어야 흥행의 가치를 더 오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잔치는 열었지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 10주년을 기념하는 ‘넷플잔치’가 열렸습니다. 지난 10년간 사랑받은 작품과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성과를 돌아보는 자리였는데요.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한국은 각별할 만합니다. 국내 대표 OTT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세계적인 흥행으로 이어졌으니까요. 〈오징어 게임〉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작품이고요.

다만 지난 성과를 자축하는 것과 앞으로의 성장을 자신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넷플릭스의 매출과 이익은 여전히 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청 시간의 증가 속도가 관심사인데요. 넷플릭스 역시 최근 실적 발표에서 이런 우려를 언급하며 시청 시간의 성장세를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읽을 수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9월 넷플릭스 앱 이용자 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8.3% 늘었지만, 1인당 월 이용 시간은 6.6% 줄었습니다. 전체 앱 이용 시간은 소폭 늘었지만, 이용자 증가에 비해 한 사람이 머무는 시간은 짧아진 겁니다.

넷플릭스가 어려운 싸움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용자를 더 많이 데려오는 동시에, 그들이 더 오래 머물게 해야 하거든요. 두 방향에서 동시에 싸워야 하는, 이른바 ‘양면전선’인 셈입니다.

문제는 두 싸움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가입할 서비스를 고를 때는 다른 OTT와 비교하지만, 퇴근 후 남은 시간을 어디에 쓸지 결정할 때는 유튜브나 짧은 동영상까지 선택지에 들어오니까요. 구독할 이유를 만드는 것과 매일 켜볼 이유를 만드는 것은 서로 다른 과제입니다.


데려오는 것과 머무르게 하는 건 달라요

넷플릭스의 이용자 규모가 커지는 데 대형 흥행작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건 분명합니다. 한국에서는 〈킹덤〉이 오리지널 콘텐츠의 가능성을 알렸고, 〈오징어 게임〉처럼 꼭 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퍼지는 작품이 등장할 때마다 새로운 고객을 불러 모을 이유가 생겼죠.

그래서 넷플릭스에는 다음 초대형 흥행작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이 따라붙습니다.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처럼 작품 밖으로까지 화제를 넓히는 성공을 반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사이 극장에서는 〈오디세이〉, 〈토이 스토리 5〉 같은 대작들이 흥행했습니다. 시청자가 여가 시간을 보낼 선택지가 그만큼 많아진 거죠. 극장 흥행이 다른 OTT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토이 스토리 5〉는 디즈니+ 공개 이후에도 많은 시청자를 모았습니다.

그렇다고 화제작을 확보하면 모든 문제가 풀리는 것도 아닙니다. 작품을 보러 들어온 사람이 이후에도 계속 머무는 것은 별개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보고 싶던 드라마를 주말에 몰아본 뒤 다음 화제작까지 앱을 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유튜브에는 즐겨 보는 채널의 새 영상과 짧은 동영상이 매일 올라옵니다. 작품을 기다리는 서비스와 습관처럼 켜는 서비스가 같은 시간을 두고 경쟁하는 거죠.

올해 9월 국내 모바일 앱의 1인당 월 이용 시간은 유튜브가 약 43시간, 넷플릭스가 약 8시간이었습니다. 이 차이가 곧 넷플릭스의 시간을 유튜브가 빼앗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다른 OTT를 앞서는 것과 일상에서 먼저 켜는 서비스가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이 싸움에서는 화제작뿐 아니라 언제 켜도 볼 만한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다시 찾게 되는 드라마나 시트콤을 흔히 ‘에버그린 콘텐츠’라고 하는데요. 여기에 매주 새 회차를 기다리게 만드는 예능까지 더해지면, 신작을 다 본 뒤에도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이유가 생깁니다.

넷플릭스가 방송사와 손잡는 움직임도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부터 SBS의 신작과 기존 드라마·예능·교양 프로그램을 공급받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올해 TF1의 방송 채널과 주문형 콘텐츠를 넷플릭스 안에서 볼 수 있게 했고요. 직접 만드는 화제작에 방송사가 오래 쌓아온 볼거리를 더하는 겁니다.

이용 지표에서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9월 말 SBS 본채널 콘텐츠 공급이 종료된 웨이브는 다음 달 1인당 이용 시간이 줄었습니다. 반면 넷플릭스는 SBS 콘텐츠 공급이 시작된 지난해 상반기에 이전 반기보다 이용 시간이 늘었죠. 흥행작과 계절적 영향도 있어 SBS만의 효과로 볼 수는 없지만, 꾸준히 볼거리를 제공하는 방송 콘텐츠의 역할을 생각해볼 만합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유튜브와의 경쟁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방송 프로그램도 수많은 온라인 영상과 시청자의 시간을 나눠 가져야 하니까요. 결국 넷플릭스는 사람을 불러 모을 화제작과 매일 머무르게 할 볼거리를 함께 쌓아야 합니다. 한쪽의 성공만으로 끝내기 어려운 장기전인 겁니다.


다른 주머니를 차야 합니다

이 두 경쟁에 계속 투자하려면, 어렵게 만들어낸 흥행의 가치를 더 오래 회수하는 일도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넷플릭스가 함께 고민해야 할 건 콘텐츠로 돈을 버는 방법을 넓히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구독료와 광고뿐 아니라, 사람들이 작품을 좋아하는 마음을 다른 소비로도 이어가는 거죠. 시청 시간을 무한히 늘릴 수 없다면, 이미 만들어낸 관심과 팬들의 애정에서 더 많은 수익을 얻을 방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넷플릭스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체험 공간 ‘넷플릭스 하우스’가 그런 시도입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인근과 댈러스에 문을 열었고, 라스베이거스로의 확장도 예고했는데요. 작품 속 세계를 체험하고, 관련 음식을 먹고, 상품을 사는 공간입니다. 화면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끝난 뒤에도 작품을 즐기고 돈을 쓸 이유를 만드는 겁니다.

디즈니는 이런 방식이 얼마나 큰 사업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영화나 드라마로 사랑받은 캐릭터가 테마파크와 상품으로 이어지고, 그 경험이 다시 작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죠. 테마파크와 크루즈, 소비자 상품 등을 포함한 사업은 단순한 부수입이 아니라 디즈니의 중요한 이익 기반입니다. 작품마다 흥행 성적이 달라도 다른 곳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셈입니다.

물론 넷플릭스 하우스가 당장 디즈니의 테마파크 같은 역할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도 비용이 드니까요. 팬들이 반복해서 방문하고, 운영비를 감당할 만큼 수익이 나는지가 중요할 겁니다. 지금의 넷플릭스가 다른 수입이 없으면 버틸 수 없는 회사인 것도 아닙니다.

다만 성장의 다음 단계를 생각하면 의미는 있습니다. 콘텐츠 흥행으로 얻은 관심을 구독과 시청 시간으로만 거두는 대신, 체험과 상품으로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의 흥행을 더 오래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넷플릭스가 양면전선에서 싸워야 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사람을 데려오려면 보고 싶은 작품이 있어야 하고, 머무르게 하려면 매일 볼거리가 있어야 하니까요. 여기에 작품을 좋아하는 마음이 화면 밖에서도 이어진다면, 다음 흥행을 기다릴 여유와 새로운 성장 기회를 함께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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