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는 과연 어디까지 작아지는 걸까요?

이케아는 과연 어디까지 작아지는 걸까요?

트렌드라이트
@trendl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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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6년 9월 23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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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이케아는 매출 성장 정체와 대형 매장의 높은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에서 기존 시티 매장보다도 훨씬 작은 200~300평 규모의 도심형 매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2. 특히 온라인 구매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는 작은 매장이 모든 상품을 직접 파는 곳이라기보다, 브랜드를 경험하게 한 뒤 온라인 구매로 연결하는 접점만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보입니다.

3. 결국 이케아의 성패는 매장을 얼마나 작게 만드느냐보다, 작은 공간 안에서도 고객이 기대하는 ‘이케아다움’을 얼마나 잘 남기면서 온라인 구매와 매출 확대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을 겁니다.

다이소만 한 이케아라뇨

지난 9월 17일 이케아가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습니다. 어느덧 롯데백화점 광주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에 이은 국내 세 번째 도심형 매장이라고 하죠. 미처 현장을 방문할 겨를이 없어 다양한 후기들을 찾아봤는데요. 그중 이를 ‘다이소만 한 이케아’라고 표현한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최근 다이소의 출점 추세를 보면 꽤 그럴듯한 비유입니다. 이번 이케아 대구점의 면적은 약 300평인데요. 최근 다이소는 300평 이상의 대형 매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매장을 키우고 있습니다. 정말 이번 이케아 매장은 다이소만 한 크기였던 거죠. 심지어 앞서 문을 연 송도점과 광주점은 200평 안팎으로, 일부 다이소 대형 매장보다도 작고요.

사실 이러한 이케아의 소형화는 지난해 서울 첫 매장인 강동점이 문을 열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근래 수년간 이케아의 매출 성장이 정체되어 있었는데요. 이를 두고 기존 대형 매장 중심 전략만으로는 성장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많았습니다. 거대한 쇼룸이 주는 차별화는 예전보다 약해졌고,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택하는 일도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흔히 ‘블루박스’라 불리는 교외 대형 매장에서 벗어나, 접근성이 좋은 도심으로 들어오며 실적 부진을 돌파하려 한 거죠.

그런데 의문인 건 이케아가 원래 가지고 있던 소형 포맷인 ‘시티’를 택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케아는 ‘시티’라는 이름으로 교외가 아닌 도심형 매장을 별도로 운영해 왔습니다. 대략 1~2천 평 규모로, 어느 정도 블루박스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접근성은 높인 형태였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블루박스 이후 시티가 아니라, 이보다 훨씬 작은 200~300평 규모의 도심형 매장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케아는 점점 더 작아지고 있는 걸까요?


투자 부담은 줄이고, 속도는 높입니다

이케아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매출은 정체됐는데 이익은 줄면서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었고요. 시장의 변화는 빠른데 매장을 하나 여는 데는 최소 수년이 걸리다 보니, 대응 시기를 놓치기 쉬웠다는 점입니다.

바로 직전 이케아코리아의 연간 실적도 이를 잘 보여줍니다. 매출은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41.6%나 줄었거든요. 회사는 이에 대해 강동점 개점에 따른 비용 증가 영향이 컸다고 밝혔습니다. 강동점이 방문객을 크게 늘리며 외연 확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줬음에도, 대형 매장 하나를 새로 여는 일은 여전히 상당한 부담이라는 걸 보여준 셈이죠.

속도 역시 문제였습니다. 사실 이케아는 대구에 블루박스 형태의 대형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을 이미 2022년에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 이슈로 결국 무산됐죠. 그 사이 대구·경북 시장의 소비자들을 확보할 기회도 놓친 셈이고요.

이런 면에서 보면 이케아에게는 적어도 한국 시장에서 기존 시티 형태의 도심형 매장조차 부담스러웠을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 효율과 출점 속도를 모두 높이려면 이보다 더 작은 매장 포맷이 필요했던 거죠.

사실 비슷한 이유로 이케아는 진출한 여러 국가에서도 시티 포맷보다 더 작은 매장을 이미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 500~800평 정도는 됩니다. 이에 비하면 한국의 새 도심형 매장들은 유달리 작은 편입니다.

아마 이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한국에서는 수차례 팝업스토어를 통해 더 작은 매장의 가능성을 검증한 바 있고요. 온라인 구매 침투율이 높은 시장인 만큼, 매장이 모든 상품을 직접 판매하기보다 브랜드를 경험하고 온라인 구매로 연결하는 역할만 해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기반은 튼튼하게, 핵심만 잘 골라서

물론 이러한 이케아의 과감한 몸집 줄이기가 성공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도 주목할 건, 이케아가 이를 위한 기반을 미리 탄탄하게 다져놓았다는 점입니다. 우선 2024년 기흥점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온라인 주문 처리 역량을 강화해 두었습니다. 확대된 오프라인 접점을 통해 들어온 고객들이 실제 구매로 전환됐을 때를 대비한 거죠.

이는 최근 다이소나 올리브영처럼 오프라인 매장을 더 크게 만드는 기업들과 비교하면 정반대 방향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오프라인 경험을 온라인 구매로 연결하려면, 오히려 대형 매장의 경험을 더욱 강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들 수 있고요.

하지만 이케아는 원래부터 블루박스 매장을 통해 충분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 온 곳입니다. 경험이 부족해서 더 늘려야 하는 곳이라기보다, 그 경험을 전달하는 방식의 효율이 떨어졌던 곳에 가깝죠. 그래서 이제 필요한 건 경험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 포맷을 바꾸면서 핵심만 남기는 일입니다.

이를 온라인 기반의 컬리나 오늘의집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분명합니다. 이들은 이제 막 첫 오프라인 상설 매장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효율을 높이느라 고객이 온라인에서 좋아했던 경험까지 줄여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이미 과할 정도로 풍부한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해 온 이케아는, 그중 핵심만 제대로 남길 수 있다면 오히려 매장을 더 작게 만들어도 된다는 거죠.

이케아의 이러한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향후 도심형 매장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고, 실제 온라인 구매와 매출 확대로 이어지는지를 보면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성패는 작은 매장 안에 이케아다운 경험의 핵심을 얼마나 잘 압축해 담아내느냐에 달려 있을 테고요. 이를 위해 결국 이케아는 ‘얼마나 작게 만들 수 있느냐’보다 ‘얼마나 줄이고도 여전히 이케아일 수 있느냐’를 찾아야만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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