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와 29CM, 매장을 늘리는 법이 다릅니다

무신사와 29CM, 매장을 늘리는 법이 다릅니다

트렌드라이트
@trendlite
읽음 14

아래 글은 2026년 9월 1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 보러가기


아티클 3문장 요약

1. 무신사는 IPO를 앞두고 오프라인을 핵심 성장축으로 키우며, 검증된 매장 포맷을 빠르게 복제해 주요 상권과 대형 쇼핑몰로 확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2. 반면 또 다른 플랫폼 29CM는 홈과 키즈처럼 카테고리별 전문 매장을 만들고, 성수와 서울숲 등 상권과 고객 특성에 맞춰 각 매장마다 다른 취향과 큐레이션을 입히는 방식으로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3. 결국 무신사는 검증된 공식을 어디까지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지가, 29CM는 자신만의 취향과 큐레이션을 얼마나 사업성 있는 모델로 넓혀갈 수 있는지가 앞으로 오프라인 성장의 관건이 될 겁니다.

같은 오프라인, 다른 접근 방식

무신사가 지난 9월 7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IPO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목표는 내년 상반기 상장이고요. 회사가 기대하는 기업가치는 10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장외 시장에서 평가받는 몸값인 4~5조 원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요. 결국 이 간극을 메우는 건 무신사가 제시하는 성장 스토리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지느냐일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핵심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오프라인 매장 확대와 해외 진출이고요.

이 중에서도 당장 성과를 확인하기 쉬운 건 아무래도 오프라인 사업일 겁니다. 무신사는 지난해부터 매장을 꾸준히 늘리며 이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고요. 올해만 해도 무신사 킥스나 무신사 뷰티 같은 새로운 유형의 매장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기도 했죠.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무신사의 양대 플랫폼인 무신사와 29CM의 오프라인 확장 방식이 꽤 다르다는 겁니다. 무신사는 일단 통하는 유형을 검증한 뒤, 이를 최대한 빠르게 확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올해 선보인 신발 편집숍 무신사 킥스가 대표적입니다. 1월 홍대에 1호점을 연 뒤, 출범 첫해에만 매장을 5곳까지 늘렸죠. 성과도 뒷받침됐습니다. 홍대점 월간 방문객은 개장 첫 달 약 6만 5천 명에서 7월 20만 명을 넘기며 3배 이상 늘었고, 출범 8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100만 명도 돌파했다고 하니까요.

이는 무신사 스탠다드가 먼저 걸었던 길이고, 무신사 스토어나 무신사 뷰티도 점차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잘 아는 상권에서 포맷을 검증한 뒤, 이를 서울 주요 상권과 지방 광역시, 대형 쇼핑몰까지 반복 출점하며 빠르게 볼륨을 키우는 겁니다. 검증된 포맷을 주요 상권에 반복적으로 출점한다는 점에서는 SPA 브랜드의 성장 방식과도 닮아 있습니다.

이에 반해 29CM의 접근법은 조금 다릅니다. 29CM 역시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있지만, 똑같은 매장을 그대로 복제하기보다는 홈과 키즈처럼 카테고리별로 전문 포맷을 나누고, 같은 포맷 안에서도 상권과 고객에 맞춰 구성을 달리하는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대표적으로 이구키즈는 지난해 8월 성수 연무장길에 첫 매장을 낸 뒤, 올해 5월 서울숲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습니다. 두 매장은 상품 구성부터 다릅니다. 성수점이 월평균 1만 5천 명 이상이 찾는 키즈 패션 중심 매장이었다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서울숲점은 84평 규모로 영유아 용품과 라이프스타일까지 상품군을 넓혔거든요.

이구홈의 확장 방식도 비슷했습니다. 5개 매장 중 더현대 서울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입점한 두 곳을 제외하면, 모든 매장이 성수와 서울숲에 위치해 있습니다. 기존 이구홈 성수 1·2호점이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제안에 집중했다면, 서울숲 매장은 직장인과 거주민 등 생활권 고객 수요를 반영해 생활용품 구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하죠. 즉 하나의 거대한 매장에 모든 것을 담기보다, 서로 다른 취향과 카테고리를 각각의 공간으로 나눠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추구하는 정체성부터 달랐습니다

무신사와 29CM. 둘 모두 패션에서 출발했고, 좋은 브랜드를 발견해 소개하고 함께 성장한다는 점도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 보면 두 플랫폼이 고객에게 해온 약속은 달랐습니다. 무신사가 더 좋은 상품을 발견하도록 돕고 이를 빠르고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강점이 있었다면, 29CM는 무엇을 살 것인가뿐 아니라 왜 이것을 골라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무신사에서는 랭킹과 리뷰, 방대한 상품 선택지가 중요한 발견 장치였다면, 29CM에서는 브랜드 PT를 비롯한 콘텐츠와 큐레이션이 중요한 차별점이었던 것처럼 말이죠.

그런 면에서 둘의 매장 전략이 달라지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무신사가 좋은 선택지를 더 많은 고객이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힌다면, 29CM는 각각의 공간에서 선택의 이유를 조금 더 깊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무신사에게는 검증된 포맷을 얼마나 넓게 확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반면 29CM는 매장 하나하나가 그 상권과 고객에게 더 나은 가이드를 줄 수 있도록, 얼마나 다르게 편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고요.

그렇다고 둘의 방식이 완전히 양극단에 있는 건 아닙니다. 무신사의 매장들 역시 상권에 맞춰 설계되기도 하고, 29CM도 이구키즈와 이구홈 매장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습니다. 결국 복제냐 변주냐로 완전히 나뉘는 문제가 아니라,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더 두느냐의 차이에 가깝습니다.

다만 그 무게중심의 차이는 무신사라는 기업 전체로 봐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둘이 똑같은 고객과 카테고리, 매장 포맷을 향했다면 서로 겹치는 영역이 커질 수밖에 없었을 테니까요. 지금은 두 브랜드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오프라인을 확장하면서, 같은 패션 플랫폼에서 출발했음에도 꽤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29CM가 홈과 키즈처럼 무신사가 상대적으로 덜 집중했던 카테고리를 오프라인에서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이것이 의도적인 그룹 차원의 역할 분담인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두 플랫폼의 영역이 자연스럽게 나뉘는 효과를 만들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또한 29CM가 성수와 서울숲이라는 지역 상권에 자연스럽게 특색을 더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무신사는 수년 전부터 성수 인근 지역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지만, 무신사 매장이 전국 각지로 확장되면서, 적어도 무신사만을 이유로 성수를 찾아야 할 필요성은 이전보다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때 오직 성수와 서울숲에서만 매장을 늘리고, 그마저도 각각의 매장에 다른 개성을 더한 29CM의 존재는 멀리서도 여전히 이곳을 찾을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확장 공식은 찾아야 합니다

다만 29CM에게도 여전히 고민은 남습니다. 이렇게 매장마다 다른 취향을 입히는 방식으로는 큰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주변 상권과 고객 특성에 맞춰 매번 다른 매장을 만드는 건 브랜드를 선명하게 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빠르게 점포 수를 늘리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는 불리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무신사 킥스가 출범 첫해부터 5개점까지 빠르게 늘어난 것과 달리, 이구키즈는 1년여 동안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러한 확장 속도의 차이가 드러납니다.

다행인 건 29CM가 이미 두 가지 방식을 함께 시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성수와 서울숲에서는 비교적 규모가 있는 독립 매장을 통해 브랜드의 색과 큐레이션을 강하게 보여주고요. 더현대 서울이나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는 백화점과 쇼핑몰 안에 들어가는 형태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29CM가 찾아가는 확장 공식일 수도 있습니다. 성수와 서울숲 같은 핵심 지역에는 각기 다른 콘셉트의 매장을 만들어 브랜드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여기서 검증한 카테고리와 상품을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에 맞게 다시 편집해 더 넓은 고객에게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무신사가 지역 거점 매장을 중심으로 검증된 포맷의 도달 범위를 넓혀간다면, 29CM는 핵심 거점에서 취향과 포맷을 실험하고 이를 각 상권에 맞는 형태로 변주하며 확장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도 조금 다릅니다. 29CM는 백화점·쇼핑몰에 맞게 변주한 매장에서도 독립점 못지않은 사업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야 29CM 다운 큐레이션이 성수라는 특정 상권을 넘어 확장 가능한 모델임을 증명할 수 있으니까요.

반면 무신사는 이와 다른 고민을 하고 있을 겁니다. 확장 가능성은 이미 증명했지만, 매장이 빠르게 늘어나도 개별 매장마다 방문할 이유를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는 지금처럼 매장을 빠르게 확장하면서도, 상품과 콘텐츠, 매장 경험을 통해 각 점포를 굳이 찾을 이유를 계속 만들어내는 일이 중요해질 겁니다.

상장이라는 큰 목표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무신사의 오프라인 확장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무신사가 어디까지 검증된 공식을 복제할 수 있을지, 29CM는 어디까지 자신만의 취향을 변주하며 확장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두 브랜드의 오프라인 성장을 가를 겁니다.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