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SSG, 그리고 스타필드 중 무엇이 남을까요?
아래 글은 2026년 9월 02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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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SSG닷컴은 신세계와 이마트를 합친 통합몰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두 브랜드의 정체성을 끝내 하나로 묶지 못했고 결국 신세계몰 분리를 통해 통합 실험은 사실상 실패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2. 특히 계열 분리 이후 ‘신세계’라는 이름은 백화점 계열이 중심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진 반면, 이마트 계열은 SSG닷컴과 이마트만으로 그 빈자리를 메우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3. 그래서 앞으로 이마트 계열은 스타필드를 새로운 대표 브랜드로 키우려 하겠지만, 이 이름이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며, 결국 어떤 브랜드 체계를 새로 만들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겁니다.
어차피 예견된 이별이었습니다
SSG닷컴은 등장할 때부터 엄청난 화제성을 몰고 다녔습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합친 국내 최초의 통합몰이었기 때문이었죠. 특히 2016년 공개된 광고는 ‘쓱’이라는 별칭을 밀어주며 크게 흥행했는데요. 신세계의 프리미엄 이미지, 당시 1등 유통기업이던 이마트의 전문성, 여기에 세련된 광고까지 더해지면서 온라인에서도 신세계그룹이 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심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도전은 결국 아쉬운 결말로 향하고 있습니다. SSG닷컴이 인적분할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부문을 신세계몰로 독립시키기로 한 겁니다. 이는 사실상 2014년 통합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요. 적어도 통합의 실험만큼은 성공하지 못했던 셈이죠.
물론 이들의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건 처음부터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을 하나로 묶었지만, 각각의 서비스명과 별도 앱은 유지했고요. 화면에서도 탭을 이동하며 두 몰을 오갈 수 있게 해 뒀습니다. 두 사업 중 어느 것도 완전히 놓을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더욱이 신세계그룹 자체가 신세계와 이마트 계열로 나뉘게 된 상황에서, 온라인만 계속 함께 가는 것도 어색한 그림이었을 겁니다.
무엇보다 기술이나 서비스뿐 아니라 브랜드 관점에서도 이들은 완전히 결합되지 못했습니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각각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정체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고요. SSG닷컴 역시 이 둘을 하나로 융합시키기에는 뚜렷한 색깔이 약했습니다. 대부분의 자산을 신세계와 이마트에서 빌려온 브랜드였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통합몰만의 독자적인 브랜드 가치 역시 끝내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했고요.
결국 남은 건 다시 이름입니다. 신세계라는 거대한 유산에서 어쩌면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신세계’라는 이름 하나일지도 모르거든요. 심지어 ‘SSG’라는 이름도 결국 신세계에서 따온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마트 계열에서는 신세계라는 브랜드가 사라졌을 때, 무엇으로 이를 대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신세계 빠진 SSG닷컴, 위기입니다
현재 흐름만 보면 그룹의 모태인 백화점 계열이 ‘신세계’라는 이름을 중심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미 백화점에서는 강남점 식품관을 리뉴얼하며 ‘신세계 마켓’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등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로서리뿐 아니라 여행 분야에서도 ‘비아 신세계’를 론칭한 만큼, 앞으로도 프리미엄과 결합한 ‘신세계’ 브랜드를 여러 영역에서 활용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반면 이마트 계열의 고민은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랜 부진으로 이마트라는 브랜드 자체가 가진 힘은 이전보다 약해졌고요. 그렇다고 노브랜드 같은 서브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애매합니다. 더욱이 대중적인 포지션을 G마켓이 가져간다면, 독립된 채널로서 SSG닷컴이 맡아야 할 역할 역시 더 모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간 SSG닷컴이 가진 프리미엄 이미지는 상당 부분 신세계에서 빌려온 것이었으니까요.
사실 이마트가 그동안 SSG라는 브랜드를 키우려 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새로 인수한 야구단의 이름을 이마트가 아닌 SSG로 붙인 것이 대표적이었죠. 분명 인지도 자체는 흥행한 광고부터 스포츠 구단까지 다양한 접점을 통해 많이 높아졌습니다. 문제는 본업에서의 존재감입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실적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브랜드의 영향력을 실질적인 구매 이유로까지 키워내지는 못했던 겁니다.
많은 투자를 한 만큼 SSG닷컴이라는 이름을 쉽게 놓지는 못할 겁니다. 다만 동시에 당분간 신세계의 빈자리를 이 이름만으로 메우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그리고 다행히 이마트에는 아직 하나의 카드가 더 남아 있습니다.
스타필드가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요?
이럴 때 우리가 주목할 만한 이름이 바로 ‘스타필드’입니다. 이마트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성공에 힘입어 이를 여러 포맷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마트의 차세대 점포 포맷에 ‘스타필드마켓’이라는 이름을 붙인 건 꽤 상징적이죠.
가장 최근 생긴 스타필드마켓은 월계점입니다. 서울 내 첫 매장이기도 한데요. 사실 월계점은 면적이 넓고 트레이더스와의 연계도 가능한 만큼, 여러 차례 리뉴얼이 이뤄진 곳입니다. 2020년에는 ‘이마트타운 월계점’이라 불렸지만, 이제는 아예 이마트라는 이름이 빠지고 스타필드가 전면에 나선 겁니다.
스타필드라는 이름이 가진 장점은 여러 가지입니다. 우선 대형마트와 달리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복합쇼핑몰 브랜드라는 점이 있고요. 동시에 신세계가 가져온 프리미엄 이미지도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스타필드마켓뿐 아니라 스타필드시티, 스타필드빌리지 등으로 포맷을 다양하게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다만 여전히 이 이름을 온라인까지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스타필드가 가진 오프라인 경험의 강점이 온라인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면 이마트 계열은 당분간 스타필드의 활용 범위를 넓히면서도, SSG닷컴과 이마트 같은 여러 빅네임을 함께 운영해 나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아직 확실한 답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여러 브랜드가 내부 경쟁을 이어가게 될 텐데요.
그렇다면 앞으로 SSG닷컴은 계속 ‘쓱’이라고 불릴 수 있을까요? 우리가 ‘쓱’을 떠올릴 때 함께 떠올리는 이미지는 무엇이 될까요? 스타필드는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통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요? 신세계 계열과 분리된 이후, 이마트 계열이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까지 아우르는 어떤 브랜드 체계를 갖추게 될지 지켜보는 건 꽤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