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 조는 홈플러스와 차원이 달라

트레이더 조는 홈플러스와 차원이 달라

트렌드라이트
@trendlite
읽음 18

아래 글은 2026년 7월 29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 보러가기


아티클 3문장 요약

1. 홈플러스가 ‘한국판 트레이더 조’를 미래상으로 제시했지만, 매장 규모와 비용 구조, 자체 브랜드 역량 등 출발 조건이 크게 달라 당장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2. 다만 국내 대형마트들이 쿠팡과의 온라인 배송 경쟁에서 밀린 상황에서, 트레이더 조처럼 독점 상품과 식품 전문성, 매장에서의 발견 경험을 강화하는 모델은 모두가 바라볼 수밖에 없는 방향이 되고 있습니다.

3. 결국 중요한 것은 매장과 상품 수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 기획과 직원 역할, 매장 수익 구조까지 함께 바꾸는 일이며, 홈플러스가 이번 위기를 계기로 한국형 대형마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당장 현실적인 답은 아닙니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한국판 트레이더 조’를 미래상으로 제시했습니다. 넓은 매장에 수많은 상품을 채우던 기존 대형마트 모델에서 벗어나, 매장과 상품 수를 줄이고 식품과 자체 브랜드에 집중하겠다는 건데요.

실제로 홈플러스는 기존 점포 가운데 37곳을 폐점하고, 67개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거라 합니다. 일부 복층 매장도 약 1,000평 규모의 단층 매장으로 줄이고, 비식품과 판매가 부진한 상품도 덜어낸다고 하고요. 크고 많은 것이 경쟁력이었던 대형마트의 공식을 뒤집기 시작한 셈이죠.

하지만 홈플러스와 트레이더 조는 출발 조건부터 크게 다릅니다. 트레이더 조는 보통 300~400평대의 작은 매장에서 약 4,000개 상품만 판매합니다. 대부분이 자체 브랜드나 독점 상품이고, 온라인 배송도 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작은 매장과 적은 상품 수, 빠른 재고 회전을 전제로 만들어진 기업입니다.

반면 홈플러스는 매장을 줄인 뒤에도 이보다 훨씬 큽니다. 고정비 부담은 여전하고, 영업면적을 줄인다고 비용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트레이더 조의 핵심 경쟁력인 자체 브랜드와 독점 상품을 단기간에 갖추기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트레이더 조는 홈플러스가 당장 따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 장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모두가 트레이더 조를 바라봅니다

다만 홈플러스가 완전히 엉뚱한 답을 꺼내 든 것은 아닙니다. 트레이더 조는 국내 대형마트 모두가 장기적으로 바라볼 만한 모델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동안 국내 대형마트들이 참고해 온 가장 강력한 모델은 미국의 월마트였습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전국 점포를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고, 앱과 매장, 배송과 픽업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앞다투어 제시해 왔죠.

하지만 아마존에 맞서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준 월마트와 달리, 한국의 대형마트들은 이를 통해 반전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쿠팡이 이들보다 먼저 신선식품까지 포괄하는 물류망을 구축했고, 멤버십을 통해 반복적인 쇼핑 수요까지 장악했기 때문인데요. 속도전에서 밀린 대형마트들은 결국 골든타임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결국 온라인 영향력을 크게 잃은 이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오프라인을 더 선명하게 차별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어디서나 주문할 수 있는 상품을 더 많이 진열하는 것보다, 그곳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을 발견하고 직접 경험하게 만드는 일이 중요해졌고요.

트레이더 조는 바로 이 지점에서 강점을 가집니다. 상품 수는 적지만, 대부분이 자체 브랜드나 독점 상품입니다. 소비자는 개별 제조사를 몰라도 ‘트레이더 조가 골랐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온라인이 검색과 비교, 반복 구매에 강하다면, 트레이더 조의 매장은 발견과 추천을 담당하는 셈입니다.

최근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식품 특화 매장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트레이더 조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지만, 상품 수보다 독점 상품과 식품 전문성, 그리고 매장에서의 발견 경험을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트레이더 조는 홈플러스만의 롤모델이 아닙니다. 배송 경쟁 이후의 답을 찾는 국내 대형마트 모두가 결국 바라볼 수밖에 없는 방향입니다.


모든 걸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다만 매장을 줄이고 자체 브랜드 상품을 늘린다고 해서 곧바로 트레이더 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대형마트도 오래전부터 PB를 키워왔습니다. 이마트에는 노브랜드와 피코크가 있고, 롯데마트에는 오늘좋은이 있습니다. 홈플러스도 심플러스를 운영하고 있고요. 심지어 노브랜드처럼 아예 별도 매장을 만든 경우도 있지만, 이들은 트레이더 조만큼 강한 사랑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차이는 PB의 수보다 역할에 있습니다. 국내 대형마트의 PB는 대부분 제조사 상품보다 저렴한 대안에 가까웠습니다. 반면 트레이더 조에서는 매장 전체가 하나의 PB 브랜드처럼 작동합니다. 소비자는 필요한 상품을 사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새롭게 발견할 상품을 기대하며 매장을 찾게 되죠.

이러한 경험을 만들기 위해 트레이더 조는 상품 기획과 매장 운영, 직원 역할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해 왔습니다. 바이어는 직접 상품을 찾고 품질과 가격을 검증합니다. 반응이 좋지 않으면 빠르게 철수시키고 새로운 상품으로 교체합니다. 상품 수가 적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이에 맞춰 매장 역시 적은 상품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는 규모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판매 직원은 계산과 진열을 넘어, 상품을 설명하고 추천하며 구매 전환을 높입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직원이 상품을 깊이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필요한데요. 트레이더 조가 직원 복지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만약 이 중 하나라도 빠졌다면, 트레이더 조의 강점은 오히려 약점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온라인에서 길을 잃은 국내 대형마트에게, 온라인 없이도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트레이더 조는 분명 매력적인 롤모델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차별화 포인트를 제대로 살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매장 크기와 상품 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상품을 고르는 방식부터 직원의 역할, 매장의 수익 구조까지 함께 바뀌어야 비로소 트레이더 조의 고객 경험을 한국에서도 구현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큰 위기를 맞은 홈플러스에게는 오히려 ‘트레이더 조’ 모델이 더 적합한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위기가 큰 만큼 과감하게 바뀔 수 있는 동력도 크기 때문입니다. 물론 결코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이번 재편을 통해 홈플러스가 단순히 매장을 줄이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한국형 대형마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2026 하반기
재테크 벼락치기 노트 대.공.개!
모은 돈 불리는 방법 보러가기 >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