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김부장'이 SBS에 중요한 진짜 이유

드라마 '김부장'이 SBS에 중요한 진짜 이유

트렌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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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6년 7월 15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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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드라마〈김부장〉은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보다, SBS가 IP를 보유한 채 방영권만 판매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과는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2. SBS는 이미 스튜디오S 출범과 콘텐츠허브 합병, 넷플릭스와의 장기 파트너십, 시즌제 드라마 전략을 통해 제작·유통·IP 확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준비해 왔고, 〈김부장〉은 그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3. 다만 SBS가 광고 중심 방송사를 넘어 IP로 돈을 버는 글로벌 스튜디오로 진화하려면, 제작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후속 시즌, 리메이크, 스핀오프, 굿즈 등으로 하나의 IP에서 만들어내는 수익을 꾸준히 키워나가야 할 겁니다.

'김부장', '오징어 게임'과는 다릅니다

최근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콘텐츠는 역시 드라마 〈김부장〉일 겁니다. 첫 회 시청률 9.5%로 출발하더니 4회 만에 20%를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방영 초기부터 이처럼 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죠.

더욱이 〈김부장〉의 파급력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 공개 2주 차에 시청 수 1,050만 회를 기록하며 비영어 TV 부문 1위에 올랐고, 프랑스와 캐나다 등 79개국에서 톱10에 진입했습니다. TV와 글로벌 OTT에서 동시에 흥행에 성공한 셈입니다.

물론 〈오징어 게임〉 이후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에 오르는 일은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와 〈김부장〉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김부장〉은 SBS가 드라마 IP를 확보한 채, 넷플릭스에는 방영권만 판매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흥행에 따라 별도의 추가 수익이 발생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후속 시즌이나 리메이크 등으로 작품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은 SBS 측에 남아 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제작비 부담을 플랫폼이 대부분 책임지는 대신, 작품의 IP 역시 넷플릭스가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실패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작품이 예상보다 크게 흥행하더라도 그 성과를 장기적인 자산으로 축적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김부장〉은 넷플릭스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하면서도, 흥행 이후의 가능성을 SBS에 남겨뒀습니다. 플랫폼에 올라탔지만, 콘텐츠 주권만은 지킨 셈이죠.

그리고 이 구조의 중심에는 SBS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S가 있습니다. 지상파의 전통적인 광고 중심 수익 모델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SBS가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생존 전략을 준비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조직이기도 합니다.


전략적으로 IP를 쌓아왔습니다

SBS가 스튜디오S라는 카드를 꺼낸 것은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이후가 아닙니다. 이미 2020년 드라마본부를 분사해 스튜디오S를 출범시켰고요. 2024년에는 드라마 제작을 담당하던 스튜디오S와 콘텐츠 유통을 맡던 SBS콘텐츠허브를 합병했습니다. 작품의 발굴과 제작, 유통으로 이어지는 드라마 밸류체인을 하나의 회사 안에 모으기 위해서였습니다. CJ ENM이 스튜디오드래곤을, JTBC가 SLL을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키운 것처럼, SBS 역시 방송사 안에 있던 제작 역량을 별도의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한 것이었죠.

이러한 준비를 마친 SBS는 2024년 12월 넷플릭스와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기간은 2025년부터 6년이었고요. 여기에는 SBS의 신작과 기존 드라마, 예능, 교양 프로그램을 넷플릭스에 공급하고, 일부 신작 드라마는 전 세계에 동시 공개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는 지상파 3사가 공동 투자한 웨이브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유통망을 구축하려던 기존 전략에서 한발 물러난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자체 플랫폼만으로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하기보다, 이미 세계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의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죠.

당시에는 SBS가 결국 넷플릭스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습니다. 유통망을 장악한 플랫폼이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봤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SBS가 택한 방향은 단순히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넘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넷플릭스가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내면서도,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IP 자산을 남기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이를 위해 SBS가 특히 집중해 온 것이 시즌제 콘텐츠입니다. 〈낭만닥터 김사부〉, 〈모범택시〉, 〈열혈사제〉처럼 한 번의 흥행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시즌으로 이어지는 작품을 꾸준히 늘려왔는데요. SBS 역시 자사 드라마 전략의 핵심을 ‘시리즈 파워’라고 표현하며, 탄탄한 세계관과 독보적인 캐릭터를 가진 작품을 장기적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을 강조해 왔습니다. 콘텐츠 흥행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세계관을 확장해 독립된 IP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던 겁니다.

〈김부장〉은 이러한 전략과 잘 맞아떨어지는 작품입니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해 이미 캐릭터와 세계관, 독자층이 형성돼 있고요. 흥행이 이어진다면 후속 시즌은 물론, 원작 세계관과 연결된 스핀오프나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할 여지도 충분합니다.

이처럼 〈김부장〉의 흥행은 단순히 SBS가 오랜만에 높은 시청률의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습니다. 스튜디오 체제를 만들고, 제작과 유통을 통합하고,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해 온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에 가깝습니다.


효율은 높이고, 파이는 키워야 합니다

일단 SBS의 출발은 순조로워 보입니다. 넷플릭스와의 장기 계약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시즌제 드라마 성공 사례도 쌓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진정한 콘텐츠 IP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앞으로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제작 효율입니다. 콘텐츠는 늘 성공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히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작품당 제작비를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면서도, 동시에 완성도까지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김부장〉은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실험을 시도했습니다. 주인공의 과거를 보여주는 약 3분 분량의 액션 시퀀스를 생성형 AI로 제작한 겁니다. 스튜디오S에 따르면 해당 장면은 AI를 활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제작비를 60% 이상 절감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도 이런 방식의 제작 혁신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겁니다.

두 번째 과제는 IP의 수익성을 높이는 일입니다. 작품의 권리를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수익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후속 시즌을 만드는 데서 나아가 해외 리메이크와 포맷 판매, 스핀오프, OST, 굿즈, 체험형 콘텐츠 등 하나의 작품을 여러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징어 게임〉이 작품의 흥행을 다양한 브랜드 협업과 상품, 게임, 체험형 콘텐츠 등으로 확장하며 하나의 IP가 얼마나 긴 수명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준 것이 대표적이죠.

SBS가 〈김부장〉을 통해 증명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넷플릭스의 유통력을 빌려 세계적인 흥행을 만들면서도, 그 성과를 다음 시즌과 새로운 사업으로 연결해 SBS의 자산으로 남길 수 있어야 합니다.

이처럼 제작 비용을 효율화하고, 하나의 IP에서 만들어내는 수익을 꾸준히 키워갈 수 있다면 SBS는 광고로 돈을 버는 방송사를 넘어 IP로 돈을 버는 글로벌 스튜디오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김부장〉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장면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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