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의 미래는 로컬에 있습니다

교보문고의 미래는 로컬에 있습니다

트렌드라이트
@trendl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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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6년 6월 3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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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교보문고는 오랫동안 지역 커뮤니티의 허브 역할을 해왔지만, 매장마다 비슷한 모습에 머물며 츠타야나 청핀서점처럼 공간 자체가 목적지가 되는 데에는 한계를 보여왔습니다.

2. 최근 교보문고는 로컬 큐레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성과 결합하려는 시도를 시작했지만, 아직은 지역 상권과의 연결이나 로컬의 색을 충분히 드러내는 데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3. 앞으로 교보문고가 매장별로 지역의 이야기와 취향, 브랜드를 더 적극적으로 담아낸다면, 단순히 책을 사는 곳을 넘어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로컬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교보 앞에서 만나!

교보문고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잡아본 적, 한 번쯤은 있지 않으신가요? 이처럼 교보문고는 단순한 서점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늘 사람들로 붐비는 공간으로도 유명하고요. 실제로 교보문고 전주점은 쇼핑몰 리뉴얼 과정에서 한때 퇴점했다가 고객 발길이 크게 줄어들면서 다시 입점 제안을 받기도 했습니다. 합정점 역시 입점한 상권 자체를 살렸다는 평가를 들었을 정도고요.

하지만 정작 교보문고의 매장들은 이러한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어느 지역을 가도 비슷한 분위기와 구성을 유지하는 데 더 가까웠는데요. 그러다 보니 일본의 츠타야 서점이나 대만의 청핀서점처럼 공간 자체가 목적지가 되는 사례와 비교하면, 리테일 공간으로서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죠.

무엇보다 독서 인구 감소와 온라인 구매 확대가 이어지면서, 교보문고 역시 서점의 기능만으로는 예전 같은 집객력을 유지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도 사람들을 계속 불러 모으기 위해서는,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교보문고만의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내야 하는 시점이 된 겁니다.


방향은 잘 잡았는데, 아쉬웠던 디테일

이러한 아쉬움을 느끼던 와중에, 최근 교보문고가 흥미로운 시도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바로 '교보문고 로컬 큐레이션 프로젝트'인데요. 부산의 셀렉트숍 발란사와 협업한 이번 프로젝트는 대구와 울산을 첫 번째 지역으로 선정했습니다. 각 지역의 음식점과 카페, 상점, 문화 공간, 숨은 명소 등을 지도 형태로 소개하고 한정판 굿즈도 함께 선보였죠.

사실 책만큼 큐레이션과 잘 어울리는 상품도 드뭅니다. 사람들은 원래부터 교보문고에 추천과 발견의 역할을 기대해 왔고요. 여기에 로컬이라는 키워드를 결합했다는 점에서 방향성 자체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했습니다.

물론 시작부터 완벽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직은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았죠. 무엇보다 협업 공간의 규모가 크지 않았고요. 교보문고의 큐레이션보다는 '반란서점'이라는 이름을 앞세운 발란사의 존재감이 오히려 더 강하게 느껴졌거든요.

또 한편으로는 로컬의 색이 충분히 살아났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브랜드와 손잡고 대구와 울산을 소개한다는 설정 자체가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인데요. 예컨대 올리브영이 올리브영N 성수를 선보이며 성수 기반 브랜드인 오롤리데이와 협업했던 것처럼, 지역성과 연결성이 더 높은 파트너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교보문고 직원들이 직접 추천한 '교보 갔다 가볼지도'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한 관광 정보를 넘어, 매거진에서 기사로 다뤘을 정도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다만 이미지 지도 한 장으로 끝나기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무신사가 서울숲 일대 24개 브랜드와 협업해 도시 전체를 하나의 캠페인으로 만들었던 것처럼, 교보문고 역시 매장 안의 큐레이션을 실제 지역 상권과 더 적극적으로 연결했다면 훨씬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지역을 소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지역을 경험하게 만드는 단계까지 나아갔다면 더욱 좋았을 테고요.


더욱 로컬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교보문고는 어떤 방식으로 개별 매장마다 더 짙은 로컬의 색을 입힐 수 있을까요?

예전에 '녹기 전에' 아이스크림 가게를 방문했다가 인상 깊었던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염리동에 위치한 '녹기 전에' 1호점은 근처 대학별 전용 메뉴를 만들 정도로 지역 사회에 진심이었는데요. 성북동에 위치한 2호점 '낱점' 역시 비슷했습니다. 동네와 관련된 책들로 채운 작은 서가 하나만으로도, 그 공간만의 개성과 로컬의 색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었거든요.

사실 로컬의 힘은 거창한 데서 나오지 않습니다. 그 지역에 사는 사람만 알 수 있는 이야기와 취향, 그리고 맥락이 쌓일 때 비로소 만들어지죠. 그런 점에서 교보문고 역시 매장마다 조금씩 달라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역과 관련된 서가를 만들고, 연관된 큐레이션 코너를 운영하는 식으로 말이죠. 나아가 지역 기반 브랜드나 창작자들을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법도 충분히 고민해 볼 만하고요.

지금껏 교보문고는 대형 서점이라는 존재만으로도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할지도 모릅니다. 온라인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경험, 그리고 그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야기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커지고 있으니까요.

만약 교보문고가 여기에 로컬의 특색까지 더할 수 있다면, 단순히 책을 사러 오는 곳을 넘어 일부러 찾아오는 목적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를 발견하고 경험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는다면, 교보문고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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