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십 적립, 사실은 임대료에 가깝습니다
아래 글은 2026년 5월 0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 보러가기
아티클 3문장 요약
1. 온라인에서는 멤버십 적립률이 오프라인의 ‘좋은 입지’처럼 작동하며 고객을 끌어들이는 핵심 수단이 되었지만, 그만큼 비용 부담이 커 장기적으로는 가격과 수수료 구조에 반영될 수밖에 있습니다.
2. 이 때문에 쿠팡이나 네이버처럼 물류·콘텐츠 등과 결합해 사용할수록 효율이 높아지는 구조를 만들지 못한다면, 적립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3. 결국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한 할인이나 적립을 넘어, 고객이 굳이 찾아오게 만드는 ‘독점적인 경험’을 얼마나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높은 적립률 = 좋은 입지’입니다
혹시 좋은 입지의 기준을 아시나요? 글로우서울의 유정수 대표는 유튜브 영상에서 매장의 입지를 S급, A급, B급, C급으로 나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기준은 꽤 직관적인데요.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 앞은 S급, 이와 자연스럽게 연결된 동선은 A급, 한 번 꺾어 들어가야 하는 위치는 B급, 그 외는 C급이라는 식입니다.
이처럼 입지의 급을 구분하는 이유는 결국 유동 인구의 차이를 반영하기 위함입니다. 주요 교통수단과 연결된 곳일수록 자연스럽게 사람이 몰리고, 반대로 멀어질수록 고객을 만날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그대로 매출의 차이로 이어지죠.
반면 온라인은 이러한 입지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고객은 언제든지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었고요. 대신 가만히 있어서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한 디지털 광고가 필수였습니다.
이 경쟁 구도를 바꾼 것이 쿠팡이었습니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을 기반으로,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도 고객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트래픽이 몰리는 ‘입지’를 돈으로 사는 대신, 멤버십으로 만들어낸 셈입니다.
이후 경쟁자들도 멤버십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할인 중심의 접근이었습니다. 멤버십 가입자에게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이는 무료 배송이라는 쿠팡의 강력한 혜택을 넘어서기에는 부족했습니다. 그나마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사례는 최대 5% 적립을 내세운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정도였고요.
결국 최근 유료 멤버십들은 다시 ‘적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SSG닷컴의 쓱세븐클럽(최대 7%)과 G마켓의 꼭 멤버십(최대 5%)처럼, 높은 적립률을 전면에 내세우는 사례들이 대표적입니다. 적립을 통해 고객을 플랫폼 안에 묶어두려는 전략인 셈이죠. 다시 말해 지금의 멤버십 적립은, 사실상 온라인에서 ‘좋은 입지’를 사는 비용에 가깝습니다.
좋은 입지는 비싸기 마련입니다
만약 우리가 창업을 한다면 누구나 좋은 입지에 매장을 내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대부분 B급 이하의 입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입지의 급이 좋아질수록 임대료가 가파르게 올라가기 때문이죠.
멤버십 적립률도 같은 구조를 가집니다. 높은 적립률은 분명 고객을 끌어오는 강력한 유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구매가 발생할 때마다 비용이 함께 늘어나는 구조이기도 하죠. 단기적으로는 투자로 감당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수수료나 상품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임대료를 고려해 가격을 책정하듯, 높은 적립률 역시 결국 비용 구조로 귀결된다는 뜻입니다. 즉 적립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배송이나 OTT처럼, 많이 사용할수록 단위당 비용이 낮아지는 구조의 혜택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물량이 늘어날수록 박스당 단가가 낮아지고, 쿠팡플레이 역시 콘텐츠 제작비는 고정된 상태에서 이용자가 늘수록 효율이 개선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멤버십의 성장이 곧 비즈니스 전체의 효율 개선으로 이어지는 셈이죠.
이런 맥락에서 네이버 역시 멤버십 전략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적립 중심 구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멤버십과 연계한 ‘무제한 무료 배송’ 같은 혜택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멤버십과 핵심 사업을 더 긴밀하게 연결해 구조적인 약점을 보완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적립이 무의미해진 것은 아닙니다. 쿠팡이나 네이버처럼 물류나 콘텐츠까지 결합한 혜택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적립은 가장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유인책이기도 하고요.
다만 문제는 이 전략이 지나치게 보편화되었다는 점입니다. 모두가 적립을 제공하는 상황에서는 결국 비슷한 조건 안에서 경쟁하게 됩니다. 이제는 적립을 기본값으로 두고, 그 위에 어떤 추가적인 차별화를 만들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독점적인 경험을 줘야 합니다
다시 오프라인 입지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유정수 대표는 모든 매장이 반드시 S급이나 A급 입지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특히 F&B 매장은 테이블 수에 따라 매출의 상한이 정해지기 때문에, 임대료가 높은 곳은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건데요. 이 경우 B급 이하 입지를 선택하되, 대신 공간 경험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경험이 충분히 뛰어나다면, 다소 불편한 위치라도 고객은 기꺼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이 논리는 온라인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장보기나 생필품처럼 반복 구매가 잦은 카테고리는 멤버십 적립을 통해 수익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구매 빈도가 높기 때문에 적립이 실제 체감 혜택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죠.
하지만 패션이나 뷰티처럼 구매 주기가 긴 카테고리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적립을 제공하더라도 체감이 느리고, 차별화 요소로 작동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오히려 경험이 더 강력한 경쟁력이 됩니다. 단독 브랜드, 단독 상품, 신상품 선공개처럼 ‘여기에서만 가능한 것’이 있어야 고객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결국 할인 중심 경쟁의 시대는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적립은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제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고객에게 독점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곳만이 선택받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