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디 메크르디의 쿠팡 입점이 말해주는 것들

마르디 메크르디의 쿠팡 입점이 말해주는 것들

작성자 트렌드라이트

트렌드라이트

마르디 메크르디의 쿠팡 입점이 말해주는 것들

트렌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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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l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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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6년 4월 22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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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상장을 앞두고 실적 정체를 돌파해야 했던 마르디 메크르디는, 결국 ‘멋’보다 ‘숫자’를 증명하기 위해 그간 꺼려왔던 쿠팡 입점이라는 전략적 선택을 내렸습니다.

2. 이는 감도와 취향이 핵심인 패션 브랜드가 조 단위 매출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성장과 정체성’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3. 또한 이 문제는 브랜드만의 과제가 아닌데, 무신사는 생태계 내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야 하고, 쿠팡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등 플랫폼 역시 각자의 숙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멋없는 건, 안 한다고 했잖아요

"저희는 원하는 무드로 관리 가능한 매장이 아니면 안 늘려요."

"(쿠팡 입점 제안에 대해) 짝퉁 관리도 못하는데 어떻게 우리가 입점하느냐고 화를 낸 적도 있습니다."

2023년 10월,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를 운영하는 피스피스스튜디오의 박화목 대표가 아웃스탠딩 인터뷰에서 남긴 말입니다. 당시 이 발언은 브랜드가 정체성과 성장 사이에서 겪는 고민을 매우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죠.

그때까지만 해도 마르디 메크르디의 기준은 분명했습니다. ‘멋없는 건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유통을 무작정 늘리는 것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판단했던 겁니다.

그리고 약 2년 반이 지난 지금, 마르디 메크르디가 쿠팡에 공식 입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과연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그리고 이 변화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요.


상장하려면 해야 했습니다

사실 이보다 앞서 전해진 또 하나의 소식이 있었습니다. 피스피스스튜디오가 올해 6월 초를 목표로 코스닥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한때 1조 원까지 거론되던 기업 가치가 약 3천억 원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배경에는 실적 둔화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재작년 마르디 메크르디는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했지만, 작년에는 그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179억 원으로 성장률이 3.6%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1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8% 감소했습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애슬레저, 키즈, 슈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해외 진출도 시도했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핵심인 여성 라인마저 역성장했다는 점이 치명적이었고요. 기존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운 구조에 도달한 것이죠.

결국 숫자로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르디 메크르디는 그간 꺼려왔던 쿠팡 입점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외형 성장을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이 사례는 K-패션이 왜 K-뷰티처럼 빠르게 확장되기 어려운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뷰티가 반복 구매와 장기 히트 상품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구조라면, 패션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흥행 산업'에 가깝습니다. 성패가 ‘감도’라는 측정하기 어려운 요소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인데요.

더욱이 이러한 감도를 유지하면서 매출을 수천억, 나아가 조 단위로 키우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과제입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연매출 1조 원에 근접한 브랜드들은 유니클로처럼 베이직한 콘셉트를 지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진출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습니다. 국내 소비자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해외 소비자를 설득하고 팬으로 만드는 일은 훨씬 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죠.


플랫폼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은, 이러한 어려움이 브랜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브랜드와 동반 성장을 지향하는 플랫폼 역시 같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성장하지 못하는 플랫폼은 결국 스스로도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우선 무신사로 대표되는 패션 플랫폼은 자사 생태계 안에서도 브랜드가 연매출 수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마르디 메크르디의 쿠팡 입점이나 마뗑킴의 네이버 진출과 같은 이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해외 매장 개설 등 글로벌 확장을 지원하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지만요. 무엇보다 빠른 성공 사례가 필요해 보입니다.

반대로 쿠팡, 네이버와 같은 종합 플랫폼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초기 마르디 메크르디가 우려했던 것처럼, 입점 과정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흔들린다면 대안 채널로서의 의미도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번 쿠팡 입점 소식 이후 브랜드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인식이 굳어진다면, 이들은 앞으로도 패션처럼 트렌드 민감도가 높은 카테고리에서 의미 있는 영향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겁니다.

다시 마르디 메크르디로 돌아가 볼까요? 지금이 가장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쿠팡 입점을 통해 성장 속도를 회복하면서도 브랜드 가치를 지켜낼 수 있다면, 다시 1조 원 기업을 향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요. 반대로 균형을 잃는다면 브랜드의 생명력은 오히려 더 빠르게 약화될 수 있습니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와 함께 이른바 ‘3마 브랜드’로 불리며 K-패션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혀 왔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의 다음 선택은 개별 브랜드를 넘어 업계 전반에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전략 전환이 또 하나의 성공 사례로 이어질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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