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가 나간 자리에 무신사가 들어온 이유
작성자 트렌드라이트
트렌드라이트
유니클로가 나간 자리에 무신사가 들어온 이유
아래 글은 2026년 4월 15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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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유니클로는 ‘스크랩 앤 빌드’ 전략을 통해 비효율 매장은 정리하고 대형 복합몰과 로드사이드 매장에 집중하며 실적 반등과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습니다.
2. 그 사이 무신사 스탠다드는 유니클로가 철수한 도심 핵심 상권의 자리를 빠르게 선점하며, 오프라인을 브랜드 각인을 위한 미디어로 활용해 영토를 확장 중입니다.
3. 이에 유니클로가 명동에 최대 규모 매장 오픈을 예고하며 맞대응에 나서면서, 핵심 상권의 주도권을 둘러싼 두 브랜드의 정면 승부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다시 달리기 시작한 유니클로
요즘 패션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적표를 보여주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연 유니클로입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글로벌 연매출 32조 원을 기록하며 4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였고요. 올해 역시 그 무서운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국내 시장의 변화는 더욱 극적입니다. 지난 2020년, 일본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으며 1조 원을 웃돌던 매출이 반토막 나는 부침을 겪었지만, 불과 3년 만에 다시 '1조 클럽' 복귀에 성공했거든요. 그리고 이러한 재기의 중심에는 단순한 버티기가 아닌, 완전히 달라진 ‘매장 전략’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침체기에 접어든 2020년부터 약 2년 동안, 유니클로는 한때 190개에 달하던 매장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60여 개를 과감히 정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명동점과 1호점인 롯데마트 잠실점 등 브랜드를 상징하던 핵심 매장들마저 문을 닫으며 몸집을 줄였었죠.
그리고 2023년부터 유니클로는 다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만 이전처럼 무작정 양적 확장에만 매몰되진 않았습니다. 비효율은 도려내고(Scrap), 성장성 있는 곳에 집중하는(Build) 이른바 ‘스크랩 앤 빌드(Scrap & Build)’ 전략을 택한 건데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 생긴 매장과 사라진 매장의 궤적을 쫓아가 보면, 유니클로가 그리고 있는 빅픽처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새로운 트렌드, 완벽히 탔습니다
유니클로의 폐점과 출점 리스트가 흥미로운 건, 이를 통해 한국 오프라인 리테일의 트렌드 변화까지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1년 홈플러스 내 약 10여 개 매장을 동시에 철수한 결정입니다. 대형마트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집객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을 짚어낸 과감한 결단이었는데요. 이후 대형마트 전체가 침체기에 빠진 데다, 홈플러스의 위기론마저 대두되는 현시점에서 돌아보면 당시 유니클로의 판단은 매우 정확했습니다.
그 빈자리를 채운 곳은 스타필드나 타임빌라스 같은 대형 복합 쇼핑몰, 그리고 외곽 도로변에 위치한 로드사이드(교외형) 매장이었습니다. 최근 오프라인 리테일은 여가를 대체할 만큼 강력한 경험을 주는 ‘초대형 복합몰’이거나, 일상적으로 쉽게 접근 가능한 ‘근거리 매장’으로 양극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유니클로는 이 양극화의 지점을 정확히 파고들었습니다. 어중간한 입지의 매장은 과감히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가족 단위 고객이 하루를 온전히 소비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목적지형’ 쇼핑 공간에 승부수를 던진 겁니다. 그 결과 매장 수는 줄었지만 개별 매장의 효율은 극대화되었고, 자연스레 수익성까지 개선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명동으로의 귀환,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철저히 효율 중심의 행보를 보이던 유니클로가 올해 명동 상권에 국내 최대 규모의 신규 매장 오픈을 준비하며 다시 도심 한복판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입니다. 과거 플래그십 전략으로의 회귀처럼 보이는 이 결정의 이면에는, 새롭게 재편된 경쟁 구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요 상권을 다니다 보면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체감하게 됩니다.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을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니라,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광고판’이자 ‘미디어’로 적극 활용하며 여성과 신규 고객층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죠.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의 출점 위치입니다. 도심 상권에 들어선 신규 매장 중 상당수는 과거 유니클로가 자리했던 곳이거나, 심지어 유니클로가 철수한 자리를 그대로 이어받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복합 쇼핑몰에서는 유니클로 바로 옆에서 무신사 스탠다드를 마주하는 장면도 이제는 낯설지 않고요. 이는 단순한 확장을 넘어, 유니클로가 오랫동안 구축해 온 오프라인 브랜드 기반을 정면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에 가깝습니다.
이처럼 무신사가 도심 핵심 상권을 빠르게 선점하며 존재감을 키우자, 유니클로 역시 더 이상 수비에 머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번 명동 재입성은 규모를 앞세워 도심 한복판에서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적극적인 맞대응으로 볼 수 있죠.
유니클로가 비워둔 자리를 파고든 무신사와, 다시 그 상징적인 공간을 되찾으려는 유니클로. 두 브랜드의 경쟁은 이제 같은 공간에서 정면으로 맞붙는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당분간은 하나의 상권 안에서 두 브랜드가 밀착해 경쟁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될 것으로 보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