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5천 원짜리 팔아 5조 법니다
작성자 트렌드라이트
트렌드라이트
다이소, 5천 원짜리 팔아 5조 법니다
아래 글은 2026년 4월 15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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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다이소는 5000원 상품 비중을 높여 객단가를 올리는 전략을 통해 2025년 매출 4.5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2. 이러한 성장은 단순히 가격을 올린 결과가 아니라, 뷰티와 패션 등 고관여 카테고리로 영역을 넓혀 브랜드 정체성을 '합리적인 가치 소비 채널'로 성공적으로 전환했기에 가능했습니다.
3. 다만 연매출 5조 원을 넘어선 성장을 위해서는 일본 다이소처럼 서브 브랜드를 도입하거나 가격 상한선을 깨는 등, 기존의 '저가 프레임'이 주는 확장성의 한계를 돌파하는 것이 향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5조 원 고지가 눈앞입니다
지속되는 고물가와 소비 심리 위축 속에서도 다이소의 성장세는 여전히 가파릅니다. 최근 발표된 2025년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4조 5,364억 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4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약 4,424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한번 경신했고요.
흔히 다이소를 두고 '천 원짜리를 팔아 조 단위 매출을 만드는 회사'라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박정부 다이소 회장의 책 제목도 『천 원을 경영하라』일 정도죠.
다만 최근 들어 다이소의 전략에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됩니다. 여전히 1,000원 상품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5,000원 상품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이소에 따르면 2024년 10%였던 비중이 지난해에는 15%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최근의 성장을 이끈 것도 점포 수 확대보다 점포당 매출 증가였습니다. 물론 대형 점포 비중 확대의 영향도 있었겠지만요. 결국 핵심은 객단가 상승입니다. 5,000원 상품을 중심으로 평균 구매 금액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제대로 작동한 셈입니다.
정체성을 완전히 뒤바꾸는 중입니다
다이소가 판매 단가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건, 단순히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 아닙니다. ‘초저가 생필품 매장’에서 ‘기대 이상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곳’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바꾸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가 외국인 매출의 급성장입니다. 과거 다이소는 생활필수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천 원 숍’ 이미지가 강해 내국인 중심의 채널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2024년 해외 카드 매출이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고, 2026년 1월에는 80%까지 성장하며, 이제는 관광객들이 ‘K-기념품’을 쓸어 담는 쇼핑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까지 확보한 것이죠.
이 변화의 배경에는 고관여 카테고리로의 확장이 있습니다. 특히 뷰티 카테고리는 대형 제조사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2024년에만 144%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요. 이어서 패션 역시 5,000원 이하의 플리스와 바람막이를 앞세워 지난해 약 70% 성장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이소는 단순한 유통망을 넘어, 하나의 마케팅 채널로 기능하기 시작했습니다. ‘VT 리들샷’ 품절 사례처럼, 브랜드들은 낮은 단가와 마진을 감수하더라도 전국 1,500개 이상의 매장을 인지도 확보를 위한 테스트베드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다이소의 상품 구성은 더욱 빠르게 다양해지고 있고요.
이러한 변화의 결과는 꽤 명확합니다. 다이소는 더 이상 단순히 ‘저렴한 곳’이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경험할 수 있는 채널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덕분에 테무나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중국 C커머스의 공세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고요. 이런 흐름이라면 연 매출 5조 원 달성 역시 자연스러운 수순에 가까워 보입니다.
간판을 유지하고도 가능할까요?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한국만의 사례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일본 다이소 역시 ‘100엔 숍’이라는 정체성을 넘어, 최근 서브 브랜드를 론칭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300엔 중심의 ‘쓰리피’, 500엔대의 ‘스탠다드 프로덕트’가 대표적이죠.
이는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더 넓은 가격대의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입니다. 저가 이미지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는 무인양품처럼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앞세운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흐름을 감안하면 한국 다이소 역시 같은 고민에 직면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는 선을 긋고 있지만, 카테고리 확장과 상품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결국 5,000원 이상의 가격대 확대는 피하기 어려운 선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다이소=저가’라는 강한 인식입니다. 단일 브랜드 체제에서 가격을 끌어올릴 경우 소비자 저항이 커질 수밖에 없고, 반대로 이를 미루면 추가적인 성장 여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다이소가 5조 원을 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선택이 필요합니다. 일본처럼 서브 브랜드를 도입해 가격 저항을 낮출 것인지, 아니면 단일 브랜드 안에서 새로운 가성비 기준을 설득할 것인지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