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하이, 잘하는 거에 더 집중해야 성공할 겁니다
작성자 트렌드라이트
트렌드라이트
더현대 하이, 잘하는 거에 더 집중해야 성공할 겁니다
아래 글은 2026년 4월 8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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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큐레이션몰을 표방한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하이’ 출시는 반복되어 온 백화점 온라인몰 부진을 돌파하려는 시도지만, 뚜렷한 차별점 없이 또 한 번의 ‘간판 교체’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2. 백화점은 공간 비즈니스로 성장해 온 만큼 상품 단위의 큐레이션 역량과 데이터가 부족하며, 이는 오랜 기간 이를 축적해 온 온라인 편집숍 대비 구조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죠.
3. 결국 백화점 온라인은 독립적인 큐레이션 몰을 지향하기보다, 오히려 강점인 오프라인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때 비로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다시 간판을 다시 바꿔 답니다
현대백화점이 온라인몰 ‘더현대닷컴’과 식품 전문몰 ‘현대식품관 투홈’을 통합한 새로운 큐레이션몰, 더현대 하이를 선보입니다. 2016년 더현대닷컴, 2020년 현대식품관 투홈을 야심 차게 오픈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다시 간판을 바꿔 단 셈인데요. 왠지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도 듭니다.
기억을 되돌려 보면, 비슷한 사례는 이미 있었습니다. 지난해 8월 신세계백화점은 SSG닷컴이 있음에도 ‘비욘드신세계’를 새롭게 선보였고요. 그보다 앞선 2023년에는 롯데백화점 역시 롯데온과 별도로 백화점 앱을 개편하며 쇼핑 기능을 강화하는 등, 온라인 전략을 다시 짜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결국 이런 변화가 반복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음에도, 백화점 온라인몰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온라인을 포기할 수는 없기에, 반등을 기대하며 또 한 번 새로운 시도에 나선 셈입니다.
못하던 걸 갑자기 잘할 순 없습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키워드는 ‘큐레이션’입니다. 다른 곳에 없는 프리미엄 상품을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제안하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이 자체는 전혀 새로운 전략이 아닙니다. 이미 29CM 같은 온라인 편집숍들이 십여 년 전부터 해오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백화점이 가진 본래의 경쟁력이 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입니다. 국내 백화점은 좋은 입지에 매장을 만들고 브랜드를 유치하는, 일종의 ‘공간 비즈니스’에 가까운 방식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품 단위의 큐레이션 역량을 축적해 왔다고 보긴 어렵고, 이를 뒷받침할 구매 데이터 역시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큐레이션이 결국 데이터의 싸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백화점은 출발선부터 불리한 포지션이었던 거죠.
여기에 환경도 달라졌습니다. 과거처럼 유망 브랜드를 독점적으로 확보하는 구조는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온라인에서 먼저 성장한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가 되었고, 인기 브랜드일수록 이미 다양한 채널에 풀려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백화점은 더 이상 브랜드를 ‘발굴’하는 채널이 아니라 검증된 것을 가져오는 곳이 되었기에, 큐레이션을 핵심으로 삼기에 뭔가 애매합니다.
결국 백화점이 온라인에서 내세우는 큐레이션만으로는 차별성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오프라인에서는 경험을 더하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독 온라인에서는 기대가 낮게 형성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히려 잘하는 걸 접목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백화점이 오프라인 위기 속에서도 선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경험’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지금도 매장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모이고 있고요.
그렇기에 이 강점을 온라인과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최근 VIP 실적 산정 범위를 온라인까지 확대하거나, VIP 전용 온라인몰을 통해 고객 경험을 이어가려는 시도는 그런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이제는 이를 한 단계 더 확장해야 합니다. 오프라인에서 만들어낸 경험을 매장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연결하고 축적하는 구조까지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백화점의 강점이 온라인에서도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앞으로 백화점의 온라인은 독립적인 채널이 아니라, 오프라인 경험을 확장하는 장치로 설계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향일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