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컬리가 쿠팡과 반대로 가는 이유
작성자 트렌드라이트
트렌드라이트
오아시스, 컬리가 쿠팡과 반대로 가는 이유
아래 글은 2026년 4월 1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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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오아시스와 컬리는 무료 배송 기준을 낮추며 확대하는 반면, 쿠팡은 기준을 높이며 축소하는 상반된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2. 이러한 차이는 결국 ‘배송 밀도’에서 비롯되며, 물량을 늘려 밀도를 확보해야 하는 기업은 무료 배송을 확대하고, 이미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 기업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게 됩니다.
3.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고객을 반복 구매 구조에 묶어둘 수 있는 멤버십 구조를 갖춘 기업만이 배송 효율과 손익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무료 배송 확대 vs 축소
오아시스마켓이 무료 배송 기준을 기존 3만 원에서 9,900원으로 낮췄습니다. 사실상 ‘거의 무료 배송’에 가까운 수준인데요. 이런 움직임은 오아시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컬리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이미 2024년부터 컬리는 컬리 멤버스 회원을 대상으로 2만 원 이상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요. 작년 네이버와 협업해 선보인 컬리N마트에서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동일한 조건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멤버십 한정이긴 하지만, 사실상 무료 배송을 확대하는 흐름이라 볼 수 있죠.
반면 쿠팡은 정반대의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와우 비회원 대상 무료 배송 기준을 ‘할인 전 금액’에서 ‘할인 적용 후 실결제 금액 19,800원 이상’으로 변경했는데요. 겉보기에는 작은 변화지만, 실제로는 무료 배송 문턱을 높이는 방향의 조정이었죠.
결과적으로 같은 커머스 기업이지만, 한쪽은 무료 배송을 확대하고, 다른 한쪽은 오히려 축소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상반된 전략이 나타나는 걸까요? 그 배경에는 ‘배송 밀도’라는 개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밀도가 품질도 손익도 결정합니다
배송의 효율은 결국 얼마나 물량이 밀집되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에서 10개의 박스를 각각 다른 동에 나눠 배송하는 경우와, 한 동에서 10개를 한 번에 처리하는 경우를 비교해 보면 차이는 분명합니다. 후자가 훨씬 빠르고, 배송 건당 비용을 낮추기도 유리합니다. 이처럼 ‘배송의 밀도’가 커질수록 배송 품질과 수익성은 동시에 개선됩니다.
쿠팡 와우 멤버십이 등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초기 월 회비 2,900원은 당시 평균 배송비인 3천 원보다도 낮아, 사실상 손해를 감수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이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멤버십 가입자가 늘고 주문이 집중되면서 상황이 바뀝니다. 배송 밀도가 올라가자 물류 효율이 개선됐고, 그 결과 비용 구조가 빠르게 안정되며 흑자 전환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컬리 역시 비슷한 흐름을 겪었습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배송 밀도가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된 점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오아시스의 선택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무료 배송 기준을 크게 낮춘 것은, 물량 증가 속도가 둔화된 상황에서 다시 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중장기적인 손익 개선의 출발점을 ‘물량 확대’에 둔 셈입니다.
한편 쿠팡은 이미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무리한 성장보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여지가 생겼고요. 아예 배송 속도를 일부 조정하더라도 합배송을 확대해 밀도를 더 끌어올리는 방식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승전' 멤버십'이 될 수밖에요
이러한 배송 밀도를 만들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문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객을 묶어 두고 주문 빈도를 높이는 유료 멤버십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됩니다. 최근 SSG닷컴과 G마켓이 유료 멤버십에 다시 도전하고, 네이버와 컬리가 멤버십 확장에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핵심은 구조입니다. 멤버십은 단기적으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배송 밀도를 높여 이익으로 이어지는 구조여야 합니다. 직접 배송망을 보유하지 않은 SSG닷컴과 G마켓이 멤버십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비용 구조를 개선하지 못한 채 혜택만 확대하게 되면, 결국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또 하나의 과제는 지속성입니다. 오아시스처럼 전체 고객에게 무료 배송 혜택을 확대하는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고객을 묶어두는 힘은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조건이 바뀌면 언제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멤버십이든 그에 준하는 장치든, 고객을 반복 구매 구조 안에 묶어두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배송 밀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의도한 손익 구조도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