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버려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작성자 트렌드라이트
트렌드라이트
SSG닷컴, 버려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아래 글은 2026년 1월 14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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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전보다는 나아졌습니다
베일을 벗은 쓱세븐클럽은 기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대비 분명한 개선이 보입니다. 최대 7% 적립이라는 직관적인 혜택, 월 단위 결제 방식, 2,900원이라는 낮은 구독료까지. 그간 지적받아 왔던 진입 장벽과 복잡한 혜택 구조는 상당 부분 정리된 모습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합니다. 배송 혜택이 아예 빠졌다는 점은 ‘장보기 멤버십’을 표방하는 서비스로서는 치명적이고요. 상대적 강점이었던 그룹 차원의 제휴 혜택 역시 대부분 사라지면서, 경쟁사 대비 차별화 포인트가 흐릿해졌습니다.
물론 이런 변화가 어느 정도는 불가피했던 선택이기도 합니다.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에서 계열사별 멤버십으로 전환되며, 각 서비스가 독립적인 구조를 가져가야 했기 때문이죠. 실제로 지마켓 역시 별도 멤버십 론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제대로 쪼개야 합니다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를 가진 쿠팡과의 경쟁에서 전선을 나누는 전략 자체는 합리적입니다. 전면전으로 이기기 어렵다면, 영역을 나눠 비교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맞기 때문이죠.
문제는 ‘어설프게’ 쪼갰을 때입니다. 쓱세븐클럽은 장보기 멤버십을 표방하지만, 정작 SSG닷컴이 장보기 플랫폼으로서 얼마나 뾰족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지는 선뜻 답하기 어렵습니다. 컬리나 롯데마트 제타처럼 명확한 전문성을 떠올리기 힘들다는 점에서, 쿠팡 로켓프레시와의 경쟁 구도 역시 애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혼선은 SSG닷컴의 태생적 구조에서 비롯된 측면이 큽니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로 출발한 만큼, 모든 계열사의 상품을 담아야 했고, 그 결과 어느 한 영역에 집중된 정체성을 만들기 어려웠던 거죠.
더욱이 신세계백화점이 가진 패션·뷰티 역량을 쉽게 내려놓기 어렵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영역은 SSG닷컴이 가진 몇 안 되는 차별화 자산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이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멤버십과 전략만 분리한다면, 분리는 해법이 아니라 또 다른 혼선을 낳을 가능성이 큽니다.
확실히 떼어내는 편이 나을지도요
그런 점에서 보면, 패션과 뷰티를 과감히 분리하거나 최소한 비중을 크게 줄이는 선택이 더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SSG닷컴을 ‘장보기 채널’로 명확히 인식시키고, 앱 UI와 사용자 경험 역시 이에 맞춰 전면 재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마트몰 채널을 정리하고 하나로 합치는 선택 역시 충분히 검토해볼 만하고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전략이 그간 난항을 겪어온 이유는 결국 모든 것을 끌어안은 채 선택과 집중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G마켓을 인수하고도 리소스를 한쪽에 집중하지 못하고 SSG닷컴과 분산시킨 결과, 두 플랫폼 모두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됐죠.
이번 멤버십 분리는 다시 한 번 방향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번만큼은 무엇을 가져가고, 무엇을 내려놓을지 분명히 정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래야만 SSG닷컴이 ‘그룹의 온라인 채널’이 아니라, 독립적인 서비스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