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저 막으실 수 있으시겠어요?

신세계백화점, 저 막으실 수 있으시겠어요?

작성자 트렌드라이트

트렌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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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6년 1월 7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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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 잘된다면서요?

최근 오프라인 유통 업계의 온도차는 극명합니다. 오랜 침체 끝에 존폐 위기에 몰린 홈플러스를 비롯해 대형마트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고, 한때 성장 산업으로 꼽히던 편의점마저 최근에는 역성장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반면 백화점은 비교적 뚜렷한 반등에 성공했죠. 그러다 보니 백화점 관련 주식에 매수 의견이 나올 정도입니다.

다만 모든 백화점의 성적표가 훌륭한 건 아닙니다. 최근 공개된 2025년 국내 5대 백화점 점포별 매출 실적을 보면요. 이 흐름을 사실상 이끌고 있는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라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이 +7.8%로, 롯데백화점(+4.8%), 현대백화점(+6.8%)을 앞섰고요. 9년 연속 1위를 지켜온 신세계 강남점을 비롯해, 연 매출 1조 원 이상 점포 13곳 중 무려 5곳이 신세계 소속이기도 합니다.


가장 상징적인 두 가지 지표는

이번 신세계백화점의 성과가 더 인상적인 이유는 단순히 매출이 잘 나왔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경쟁사와의 격차를 오히려 더 벌렸다는 점이 핵심이죠.

신세계백화점이 지금처럼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른바 ‘지역 1번점’ 전략이 있습니다. 백화점을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접근법이었죠.

우선 경쟁사 대비 더 큰 영업 면적을 확보하고, 고객을 끌어올 집객 콘텐츠를 채웁니다. 이렇게 트래픽이 쌓이면, 이를 기반으로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켜 압도적인 격차를 만들어냅니다. 명품 브랜드는 점포 수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구조가 작동하면 경쟁사 대비 확고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경쟁사들도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을 전략적으로 키우며 서울 지역 1번점 자리를 신세계 강남점으로부터 가져오려 했고, 현대백화점은 규모 경쟁 대신 다른 국면을 택했습니다. 팝업스토어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앞세운 ‘더현대’ DNA를 확산시키는 방식이었죠.

실제로 재작년까지는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습니다. 롯데 잠실점은 신세계 강남점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추격했고, 더현대 대구 역시 리뉴얼 이후 매출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흐름이 다시 뒤집혔습니다. 신세계 강남점은 전년 대비 10.4% 성장하며, 8.0% 성장에 그친 롯데 잠실점을 다시 앞섰고요. 신세계 대구점이 5.6% 성장하는 동안, 더현대 대구는 오히려 매출이 2.5% 감소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이 서울과 지방 모두에서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다시 만들기 시작한 겁니다.

이러한 배경엔 당연히 여러 노력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신세계는 기존 강점이던 고급화·명품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동시에, 더현대의 무기로 평가받던 국내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 구성까지 보완했습니다. 경쟁사들이 던진 카드를 하나씩 흡수하면서도, 판의 중심은 끝까지 내주지 않은 셈인 거죠.


높은 명품 의존도와 온라인은 과제

물론 신세계에게도 고민은 남아 있습니다. 현재의 경쟁력이 명품 라인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리스크입니다. 명품 브랜드들이 전략을 바꾸거나 이탈할 경우, 점포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죠. 과거 신세계가 롯데와 현대를 상대로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며 판을 뒤집은 전례가 있는 만큼, 이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온라인 채널 역시 장기적인 과제입니다. 이마트 계열의 SSG닷컴이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왔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고, 계열분리 이슈로 인해 장기적인 활용에도 제약이 생겼습니다. 지난해 대안으로 ‘비욘드 신세계’를 론칭하긴 했지만, 아직은 실험 단계에 가깝고요.

그래서 앞으로의 관건은 이미 확보한 VIP 고객을 어떻게 레버리지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백화점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은 결국 이 고객층이니까요. 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공급하고, 경험과 관계를 더 단단히 묶어둘 수 있다면 신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반대로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현재의 주도권 역시 언제든 흔들릴 수 있겠죠.

다만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의 ‘하우스 오브 신세계’, ‘더 헤리티지’, ‘트웰브’ 등 프리미엄 경험 공간을 잇따라 선보이며 이 숙제를 비교적 성실하게 풀어가고 있습니다. 명품을 넘어 ‘왜 굳이 이 백화점에 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공간과 경험으로 제시하고 있는 셈이죠.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적어도 백화점 영역에서만큼은 신세계백화점의 우위가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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