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푸드페스타, 작년보다 나아진 비결은

컬리푸드페스타, 작년보다 나아진 비결은

작성자 트렌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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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푸드페스타, 작년보다 나아진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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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5년 12월 24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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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본으로 돌아갔습니다

“뭐를 마이 맥여야지 뭐”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리더십의 비결을 묻자, 촌장은 이렇게 답합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결국, 그들이 원하는 걸 제대로 채워줄 때 생긴다는 의미인데요. 단순하지만 본질을 찌르기에, 이 한마디는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죠.

어느덧 3회차를 맞은 컬리푸드페스타는 이 기본 원칙을 꽤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한 행사처럼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푸드페스타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인지했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했거든요. 이번 행사는 ‘누구나 배부르게, 그리고 양손은 무겁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그 결과 현장 반응은 물론, 온라인 후기에서도 작년보다 확실히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졌고요.

개인적으로는 이 변화가 더 또렷하게 느껴졌습니다. 컬리푸드페스타를 1회부터 3회까지 모두 직접 방문해 본 입장이었기 때문입니다. 1회차는 뷰티페스타의 문법을 식품으로 가져온 최초의 대형 행사라는 점에서, 열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 있었고, 자연스럽게 많은 지지를 받았죠.

하지만 2회차는 솔직히 아쉬움이 컸습니다. 규모는 더 커지고 연출도 화려해졌지만, 지나치게 많은 방문객과 시식에 집중하기 어려운 동선과 배치로 인해 경험의 만족도가 떨어졌거든요. 이른바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표현이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컬리는 어떤 변화를 통해 푸드페스타를 다시 매력적인 행사로 되돌려 놓았을까요?


없애고, 줄이고, 강화하고, 더한 것

고객에게 다시 환호를 받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뺄 건 빼고, 더할 건 확실히 더하는 것. 이를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프레임워크가 블루오션 전략의 ERRC입니다. 이번 컬리푸드페스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이 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ERRC: Eliminate(제거), Reduce(축소), Raise(강화), Create(창조)의 네 가지 축으로 전략을 점검하는 방식

제거: 이벤트 참여 허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지점은, 불필요하게 복잡한 미션이 거의 사라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상품 ‘좋아요’를 누르는 정도만으로도 증정품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컬리 측에 따르면, 푸드페스타는 뷰티 행사보다 관람객 연령대가 높고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까다롭게 굴지 말고, 최대한 드리자”는 기조로 파트너사와 소통하며 준비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고요.

축소: 티켓 수와 부스 수
가장 먼저 체감된 변화는 내부 공간의 쾌적함이었습니다. 티켓 수를 약 3만 장에서 2만 3천 장으로 줄였고, 브랜드 큐레이션 역시 작년 230개에서 올해는 160개로 한 번 더 압축했다고 합니다. 티켓과 부스 수는 곧바로 수익과 연결되는 요소인 만큼,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요. 그럼에도 이번에는 매출보다 ‘경험’을 우선한 선택으로 보였습니다.

올해 컬리푸드페스타는 고객의 경험 측면에서 확실히 여러모로 진일보한 행사였습니다

강화: 시식과 샘플
반대로 시식과 샘플은 전년 대비 확실히 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아낌없이 주자”는 기조로 운영했다는 게 현장에서 그대로 느껴졌고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참여 방식이 단순해지다 보니, 체감 만족도는 더 크게 올라갔을 겁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증정품이 가득 찬 가방을 바닥에 끌고 다니는 방문객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였죠.

창조: 도슨트 프로그램
컬리의 핵심 가치인 ‘큐레이션’을 경험으로 풀어낸 도슨트 프로그램도 눈에 띄었습니다. 작년에도 유사한 시도가 있었지만, 올해는 훨씬 전문적이고 정교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쌀 도슨트’가 라이스 테이블 부스에서 각자의 쌀 취향을 찾아주는 경험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결국 하나의 방향을 가리킵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컬리만이 할 수 있는 방식을 보여주자는 선택이었죠. 그 결과 방문객들은 만족감을 안고 돌아갔고, 동시에 “컬리는 역시 다르다”는 인식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기능보단 취향, 확산보단 밀도

컬리의 변화는 사실 지난 컬리뷰티페스타에서도 이미 한 번 감지됐습니다. 티켓 수와 부스 수를 먼저 줄이면서 현장 경험의 질을 끌어올렸고요. 덕분인지 작년 푸드페스타에 실망했던 사람들조차 “이번 뷰티페스타가 너무 좋았다”며, 올해 푸드페스타도 다시 도전하겠다는 후기가 유독 많이 보였습니다.

현장 경험뿐 아니라, 컬리가 바라보는 방향 자체도 비슷하게 읽혔습니다. 뷰티페스타에서 컬리는 ‘프리미엄’이라는 기능적 메시지보다 ‘취향’을 전면에 내세웠는데요. 이번 푸드페스타에서도 취향을 ‘더 넓게 확장’하기보다는, ‘더 깊게 밀도 있게’ 쌓아가겠다는 의지가 더 분명해 보였습니다. 무작정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좋은 경험을 반복해서 만들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팬덤을 늘리겠다는 전략에 가까웠던 거죠.

이 변화는 컬리N마트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네이버라는 큰 플랫폼과 손을 잡은 이상, 컬리 본연의 색과 입지를 지키려면 더 또렷한 차별화가 필요하니까요. 더 많은 고객을 만나고 성장을 만드는 일은 외부 채널의 힘을 빌리되, ‘컬리다운 경험’은 오히려 더 진하게 만들어 존재감을 지키겠다는 선택인 거죠. 이번 컬리푸드페스타는 그 방향성을 현장에서 직접 보여준 사례처럼 느껴졌습니다.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