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옴니채널 구현을 위한 3가지 요건
작성자 트렌드라이트
트렌드라이트
성공적인 옴니채널 구현을 위한 3가지 요건
아래 글은 2025년 12월 17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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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적으론 완벽한데
옴니채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더 큰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개념입니다. 알리바바가 이야기한 ‘신유통’부터, 최근 국내 무신사와 올리브영까지 둘을 잇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이어져 왔죠. 이론만 놓고 보면 두 채널의 결합은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경험의 밀도가 높은 오프라인과, 확장성과 편의성이 뛰어난 온라인이 만나면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문제는 현실입니다. 개념적으로는 시너지가 분명한데, 실제로 고객이 옴니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기업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도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올리브영은 스마트 전자라벨을 도입해 매장 내 정보 접근성을 높이려 했고, 무신사는 QR코드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몰을 연결하려는 시도를 해왔죠.
기술적으로 보면 분명 인상적인 지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올리브영이나 무신사 매장을 둘러보면, 전자라벨이나 QR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쇼핑하는 고객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왜 이런 간극이 생기는지, 그리고 옴니채널을 ‘이론’이 아니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환경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옴니채널 구현이 생각보다 어려운 이유는 결국 고객의 행동을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매장에서 QR코드를 찍고, 전자라벨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는 행동은 결코 자연스럽지 않죠. 그래서 옴니채널을 제대로 작동시키려면, 매장 경험 전반에서 온라인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만드는 장치와 맥락이 먼저 마련돼야 합니다.
① 필요성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변화에는 항상 계기가 필요합니다. 특히 고객의 불편에서 출발하거나, 추가적인 편리함을 분명하게 체감할 수 있어야 행동이 바뀝니다. 대형 서점에서 앱이나 웹으로 책 위치를 찾는 일이 자연스러운 것도, 그 방식이 훨씬 편하기 때문이죠.
무신사 역시 비슷한 시도를 했습니다. 상품별 회원 혜택가를 QR코드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게 만든 건데요. 회원 등급이나 쿠폰에 따라 가격이 달라 인쇄 자체가 어려운 구조이기도 했고, 이를 통해 매장에서 자연스럽게 앱에 접속하게 하려는 의도였죠. 다만 실제 매장에서 이를 활용하는 고객이 많지 않았다는 점은, 반대로 말하면 그 필요성이 충분히 강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② 과정을 단순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필요성을 느끼더라도 과정이 복잡하면 고객은 쉽게 포기합니다. 온·오프라인 전환 자체가 또 다른 불편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옴니채널은 무엇보다 최대한 단순하게 오갈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합니다.
이 점에서 올리브영의 스마트 전자라벨은 인상적이었습니다. QR코드를 찍는 대신,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기만 하면 되니까요. 다만 문제는 역시 ‘왜 써야 하는지’였습니다. 굳이 사용할 이유를 찾기 어려우니 이용률이 높아지기 힘들었던 거죠. 여기에 잦은 오류 역시 계속 개선이 필요한 지점으로 보였습니다.

③ 넛지를 줘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초기 사용 경험을 만들기 위해선 분명한 보상이 필요합니다. 고객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꺼리기 때문에, 행동을 바꾸려면 그에 상응하는 유인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오프라인 매장에서 앱 설치나 마케팅 수신 동의를 받을 때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게 되실 텐데요.
이때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계산대에서 조건을 달성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겁니다. 나이키가 국내에서 공식 앱을 처음 선보일 당시, 매장에서 앱 다운로드 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1만 원 쿠폰을 제공하며 경쟁 브랜드를 압도하는 초기 지표를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었죠.
그런 점에서 앱 다운로드 이후, 실제 ‘앱 사용’에 대한 넛지가 거의 없는 현재의 구조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고객이 한 번 행동할 때마다 명확한 보상을 제공한다면, 허들은 훨씬 낮아지고 옴니채널 구현에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겁니다.
직접 손에 쥐어 줘야 변합니다
다만 앞선 환경을 갖춰도, 결국 고객이 그걸 알아야 행동이 바뀝니다. 매장 내 안내물이나 사인으로 알리고 유도할 수도 있지만, 그 방식엔 분명 한계가 있죠. 그래서 더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고객의 변화를 가장 쉽게 만드는 건 결국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점입니다. 매장 직원이 먼저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지금 해보시겠어요?” 하고 유도하는 것만큼 강력한 방법은 없습니다. 이를 위해 매뉴얼은 물론, 인센티브까지 설계해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이유를 만들어야 하고요.
사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전자기기나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경험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매장보다도 박물관·미술관이 더 먼저였습니다. 저는 한때 이 주제에 대해 연구하며, “가장 앞서 있다”는 미국의 기관들을 직접 찾아가 본 적이 있는데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앱을 실제로 쓰는 관람객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가장 잘 작동하던 곳은 의외로 한국의 대림미술관이었습니다. 차이를 만든 요인은 단순했습니다. 미술관 입구에서 직원들이 관람객에게 직접 앱 다운로드와 사용법을 짧게 안내하고, 바로 실행까지 유도하고 있었던 겁니다. ‘단순히 안내가 있다’와 ‘직접 손에 쥐어 준다’는 건 결과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 거죠.
앞서 오프라인의 강점은 경험의 밀도라고 했는데요. 그 밀도는 결국 응대와 휴먼 터치에서 나옵니다. 이 강점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옴니채널 구현은 결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닐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