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주 7일 배송' 게임에 참여합니다

CJ대한통운, '주 7일 배송' 게임에 참여합니다

작성자 트렌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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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주 7일 배송' 게임에 참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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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5년 01월 08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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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타깃은 쿠팡입니다

 CJ대한통운이 새해부터 주 7일 배송 서비스인 ‘매일 오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택배노조와 대리점 연합과의 협상을 빠르게 마무리하며 노사 문제를 해결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유통물류 전문 미디어 커넥터스의 보도에 따르면, 초기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배송 물량의 성장세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셀러들 역시 새로운 선택지로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이번 서비스가 쿠팡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하는데요.

 최근 쿠팡은 배송 기사와 단가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여러 잡음이 발생했을 뿐 아니라, 높은 수수료로 인해 셀러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적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셀러들이 판매 채널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번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 서비스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거죠.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을 도입한 이유 역시 쿠팡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의도와 맞닿아 있습니다. 쿠팡은 자체 물류망을 통해 막대한 배송 물량을 소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배송 기사 확보를 두고도 CJ대한통운과 경쟁 중인데요. 이에 CJ대한통운은 초기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동일한 단가로 주말 배송을 지원하며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서고 있습니다.


고객은 딱히 얻을 게 없습니다

 다만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 서비스가 초기 긍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지는 불확실합니다. 셀러와 배송 기사들에게는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로 보이지만, 정작 고객 입장에서는 쿠팡에서 이탈할 이유가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물론 주말에도 상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고객에게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말 배송 증가분 대부분이 기존 주중 배송 물량이 주말로 이동하는 자기 잠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쿠팡의 점유율을 빼앗아오는 것만이 CJ대한통운의 서비스에 경쟁력을 부여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기존 물량을 재배치하는 수준 이상의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죠.

아무리 배송 서비스 수준이 비슷해도, 살 수 있는 상품 수 차이가 너무 크다면 이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더욱이 단순히 배송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쿠팡을 견제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가격과 구색이라는 중요한 측면에서 쿠팡을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쿠팡은 이미 600만 개가 넘는 로켓배송 상품을 보유한 반면, G마켓 스타배송 상품은 15만 개 수준에 불과합니다. 또한 쿠팡은 시장 점유율 1위라는 강점을 활용해 셀러들에게 최저가 정책을 강제하며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죠. 이런 조건이 바뀌지 않는 한, 고객뿐 아니라 셀러와 배송 기사들 역시 쿠팡을 최우선 채널로 인식하는 상황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가격, 구색, 편의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 중, CJ대한통운은 이제야 편의성에서 쿠팡에 가까워졌을 뿐입니다. 남은 두 축을 보완하지 않는다면, 주 7일 배송 서비스는 시장 판도를 바꾸기는커녕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실제 물건을 판매하는 커머스 플랫폼들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고요.


대대적인 이벤트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쿠팡을 겨냥한 ‘반쿠팡 연대’가 연초부터 본격화되고 있지만,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작년부터 이어진 쿠팡의 점유율 확대가 2025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죠.

 다만,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이 예상보다 빠르게 도입된 만큼, 속도를 내고 적절한 전략을 실행한다면 반전을 만들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우선 분기점이 되기 위해 상품 구색 확대가 필수인데요. 현재 구조상 직매입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단기적이라도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으로 셀러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소비자 인식 변화도 필요합니다. 업계에서는 화제가 되었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초기 쿠팡이 TV 광고로 로켓배송을 빠르게 알렸던 것처럼, CJ대한통운도 대규모 캠페인을 통해 주 7일 배송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네이버, G마켓 등 협력 플랫폼들과 공동 캠페인을 추진하거나, CJ대한통운이 직접 고객 대상 캠페인을 펼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실행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셀러와 소비자 모두에게 CJ대한통운의 서비스를 명확히 각인시키고, 시장의 판도를 흔들 강력한 마케팅과 전략적 결단이 승부를 가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