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옹GOING’은 무엇인가?

60세 이상의 시니어 배송원이 전문적으로 정기 배송을 대행하는 서비스다. 시니어 직원에게는 기존 노인 일자리 대비 2배~4배에 달하는 임금을 제공한다. 정규직 고용이다. 고객 사에는 최대 30% 저렴한 배송비와 안정성을 극대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2021년 11월 29일 서비스를 런칭하여 4개월 만에 월 40,000인 분의 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 20대 청년이 시니어의 일자리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창업한 계기가 궁금하다.

슈바이처를 동경했다. 아프리카에 아무런 의료지원이 없어 매일 수많은 사람이 죽고 있으나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현장에 뛰어들어서 그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다.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었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 벤처에 관심이 많았다. 시니어 일자리는 심각한 사회문제이나, 나서는 사람이 적은 분야다. 그래서 시니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을 만들기로 했다.

직원 중 한전에서 40년 일했던 분이 있다. 구직기관에 등록한 지 수개월이나 지나서야 우리 회사와 처음으로 매칭됐다고 했다. 1명의 시니어 배송원 채용 공고에도 수십 건의 전화가 온다. 지금 대기자도 매우 많다. 일할 능력은 있는데 일할 수 있는 곳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매일 느낀다.

| ‘옹GOING’ 서비스와 기존 시니어 배송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첫 번째는 고정 물량을 바탕으로 한 정규직 고용 형태다. 기존의 시니어 배송 서비스로 가장 유명한 것이 지하철 택배, 아파트 택배다.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배송 주문이 들어오면 새벽부터 대기하다가 선착순으로 본인이 콜을 잡는다. 따라서 업무 시간과 장소가 매일 불규칙하다. ‘옹GOING’은 배송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여 정기 배송, 고정 물량을 제공한다. 따라서 근로 환경이 안정적이다. 매일 같은 곳으로 일정한 물량을 배송하기에 어렵거나 힘들지 않다.

두 번째로 시니어 특화 UX/UI를 제공한다. 지하철 택배와 아파트 택배는 일반인들이 기존에 쓰던 휴대폰 앱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앱을 잘 못 쓰는 분은 주변 사람에게 위치를 물어 힘들게 배송지로 간다. 시간이 지체되고 물량 효율이 나오지 않는다. 최저 시급을 보장받기 힘든 구조다. 반면에 ‘옹GOING’은 수많은 연속 배송 건도 쉽게 배송할 수 있도록 돕는 UX/UI를 자체개발했다. 많은 물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 시니어 배송원의 평균 근로 시간과 수입은 어떤가?

근로 시간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하루에 3시간~6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 월수입은 70만 원~160만 원 정도다. 청년 직장인의 시선에선 수입이 적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내이루리의 시니어 배송원은 평균 70세고,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이 가장 많다. 이 연령대의 기존 노인 일자리 임금인 월평균 33만 원 대비 굉장히 높은 편이다.

| 시니어가 길 찾기의 측면, 체력적인 측면에서 일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정기 배송 특성상 신문 배달, 우유 배달처럼 매일 같은 곳을 반복해서 가는 구조다. 따라서 길 찾기의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차량으로 이동하고, 무겁지 않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분은 없었다. 매일 같은 주소로 가다 보니 3일만 지나면 내비게이션을 보지 않고도 간다. 본인이 여유롭게 주위를 살피며 운전할 수 있고, 오토바이 배달보다 사고 위험도 낮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 취약계층 시니어가 아닌 중간 소득 지대의 시니어를 해결하려는 문제 해결의 타깃으로 설정했다. 왜 이 타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일은 모두에게 필요하다. 취약계층 시니어는 공공 일자리 등을 통해 부족하나마 구직의 기회를 가진다. 고학력자나 전문 기술자는 재취업과 창업의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다수의 중간 소득 계층의 시니어는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한다. 일할 기회가 없다. 중소기업에서 근무한 후 퇴직했거나, 전문적인 기술이 없는 분들이 대다수다. 이들은 배우는데 습득이 쉬운 난이도의 업무, 짧게는 3시간 많게는 6시간 정도의 근로 시간, 적어도 생계에 보탬이 될 수 있을 만한 정도의 수입. 이 3가지가 충족되는 일을 원한다. 내이루리는 이 3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일을 제공한다.

| 시니어에게 일이 주는 가치란 무엇인가?

일은 소득의 적고 많음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시간을 보내는 가장 생산적인 방법이다. 다수 시니어가 오늘 하루 무엇을 하며 보낼까 고민한다. 취미 생활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데 왜 하필 일이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 약간의 강제성과 일정한 스케줄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시니어 배송원이 같은 동네에서 일하면서 그들 사이의 커뮤니티가 생기는 것도 일이 주는 가치다. 다들 사회적인 관계에서 오는 존중, 공감, 유대를 원한다. 같은 배송지를 가면 말씀도 자주 나누고, 서로 인사하고, 연락하고, 만난다고 들었다.

| 창업자로서 이 일을 지속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 순간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행동인 것 같다. 가끔 일하다가 힘들 때도 있다. 그때마다 항상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를 떠올린다.

| ‘옹GOING’을 통해 어떤 변화를 꿈꾸나?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옹GOING은 비상식적인 꿈을 꾼다. 노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노인 일자리 문제는 몇십 년간 풀리지 않는 고질적인 사회 문제다. 역설적으로 비상식적인 꿈을 꾸고, 비상식적으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하고, 솔루션을 도출하고자 한다. 많은 시간을 투입해서 일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 시장을 혁신하기 위해서 매년 하나의 단계를 설정한다. 우리가 매년 무엇을 이뤄야 하고, 그때마다 뭘 배워야 하고, 산출물/결과물은 무엇일지를 정리한다. 올해는 1단계로, 실버 정기배송/수거 서비스를 공고히 하여 기업가치 100억 이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노인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노인을 채용할 때 어떤 방식이 효과적인지, 어떤 교육 매뉴얼을 제공해야 할지 등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고 있다.

내년은 2단계로, 일자리 알선 온라인화를 통해 실버 배송 인력 중개 서비스를 만들어 기업가치 500억 이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매년 1단계씩 8년 동안 문제를 부수고 해결해 나갈 것이다. 8년 뒤에는 수많은 노인이 적어도 본인이 일할 곳이 없다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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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ㅣ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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