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2. Persepolis: 영어시간에 배운 세계 3대 그래픽 노블
작성자 Koi
IB 생존일기
ep 2. Persepolis: 영어시간에 배운 세계 3대 그래픽 노블
제가 연재하는 아티클이 길기도 하고 지식 전달이 주요한 목적이다 보니, 평어로 적는 것이 더 친근하고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 첫 에피소드와 다르게 모든 문장을 평어로 바꿨습니다 :)
국제 바칼로레아 과정에서 영어란
내가 공부하는 과정이 국제 바칼로레아인만큼, 영어는 IB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목이야. 국제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 영어가 필수인 만큼!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거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중 (보통 EAL - English as additional languge 이라고 불러.)한 명인 내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해. IB 영어는 총 3가지 과목으로 나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흔히 선택하는 과목이 바로 Language and Literature, 일명 랭릿이라 불리는 과목이야.
랭릿에서는 무엇을 배울까
Language and literature, 말 그대로 언어와 문학을 배워. 따라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문학의 틀에서 벗어난 비문학적인 요소가 포함된 자료들도 커리큘럼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대표적으로 영화, 현대미술, 만화, 연설, 광고, 그래픽 노블 등등이 있지. 국내에서도 화법과 작문, 비문학을 통해 문학적인 것 이외의 어떠한 언어로서 한국어를 다각도로 이해하는 교육을 제공하지만, 결국 시험 문제를 받았을 때 보이는 건 '글자'잖아. 하지만 한국의 교육과정과 다르게, IB 랭릿에서는 글자의 비중이 매우 적거나 (구어를 제외한 문어는) 없는 작품을 다루기도 해. 또한 이러한 작품들이 시험에 출제되기도 해.
랭릿시간에 배운 그래픽 노블, Persepolis
국제 바칼로레아가 규정하는 언어의 폭과 한국의 국어 교육과정이 규정하는 언어의 폭은 또 다른 에피소드로 다음에 다뤄보도록 하고, 오늘은 나의 경험에 비추어 조금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이야기를 써보려 해. 오늘은 랭릿 시간에 배운 그래픽 노블인 Persepolis를 소개하며, 내가 왜 이 작품을 좋아하고 추천하는지, 그리고 국제 바칼로레아 학생이 읽는 작품이 어떤식으로 한국과정과 다른지에 대해 얘기해볼게!
Persepolis라는 작품은 이란 출신 작가 Marjane Satrapi가 출간한 그래픽 노블이야. 작가는 본인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어 다시 이란을 떠나기까지의 이야기를 이란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연결지어 친근한 만화 형식으로 풀어내. 또한 특유의 풍자와 날카로운 지적으로 1980년대 이란에 존재했던 역설을 비판하기도 하지. 처음엔 '그저 350페이지의 두꺼운 만화책 아닌가?' 라고 생각하면서 읽었지만 읽을수록 그 깊이에 놀라게 되는 책이었어.
IB가 생각하는 이 책을 주목하는 이유

사진 출처: 시사IN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04
IB 영어 시간에서 다루는 상당 수의 작품들은 'Global issue'를 이야기해. 글로벌 이슈라.. 정의가 참 어렵긴 하지만, 간단 명료하게 말해보자면 전세계적으로 회자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문제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글로벌 이슈의 대표적인 예시 몇 개를 들어볼게.
인종차별
성평등
빈부격차
기술적 발전에 의한 문화 소실
식민지배의 영향
전쟁
기후변화
글로벌 이슈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본다면, IB가 왜 이 책을 골랐는지 감이 올 거야. Persepolis라는 책은 표면적으로는 Marjane이라는 사람의 성장소설이지만, 동시에 주인공은 전쟁, 문화 충격, 빈부격차, 자유의 억압, 성평등,... 등 본인이 경험한 이란에 대해 서술하거든. 이 부분이 IB가 추구하는 글로벌 이슈와 맞닿아 있다는거지. 주인공이 겪은 일들이 단순히 이란이라는 한 나라에만 국한되어있지 않아. 최근까지도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라든지, 빈부격차, 자유의 억압, 성평등.. 등등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이란이라는 지리적 배경 너머 존재하는 문제들까지도 주목해.
이 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그럼 이번엔 내가 왜 이 작품을 추천하는지 이야기해볼게. 내가 이 작품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용기' 때문이야. 이 책이 처음 출간 되고선 이란에서는 금서로 지정되었대. 물론 지금에서야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책이 되었지만, 작가의 반정부 성향이 강하게 담긴 책이라고 이란에서는 이를 금지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직면했을 수많은 순간들, 그리고 용기. 난 그 점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어. 만약 나도 나의 주변인이 데모로 고문받고, 처형당하고, 전쟁 폭격으로 인해 모든 게 다 사라지는 장면을 보고서도 꿋꿋이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었거든.

사진 출처: 오마이 뉴스 https://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647166
TMI를 하나 덧붙이자면, 이 책이 영화로도 제작되어 2007년에 개봉했는데 (위의 포스터를 참고해줘!) 이란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칸영화제에서 무려 심사위원상을 받는 영광을 누렸어. 모노톤의 색채와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마냥 어린 아이들보단 어린 Marjane이 겪어야 했던 괴리와 혼돈을 이해할 수 있는 어른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거든. 또한 그러한 감동이 흑백 에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응집되어 폭발하듯 터져나오는 것 같기도 해. 책과는 굉장히 다른 이야기지만, 봐두면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로 추천할게 :)
혹시 이 책을 읽어본 메이트 있다면 댓글로 자유롭게 의견 남겨줘! 다음에도 재미있는 아티클로 국제 바칼로레아를 소개할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