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2 코이의 줄기세포 수다가 왔수다 🧪
작성자 Koi
코이의 생물학 수다가 왔수다
ep. 2 코이의 줄기세포 수다가 왔수다 🧪
줄기세포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왠지 배아나 수정란을 가지고 비밀스럽게 실험하는 장면이 생각나지 않나요? 🧪 저도 어릴 때 동네에 줄기세포 클리닉이 있었어요. 뭔가 신비롭고, 심지어 비밀조직(?) 같은 분위기였달까요. 근데 사실 우리 몸 대부분이 줄기세포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줄기세포가 뭔지 차근차근 얘기해볼게요. 🚀
오늘의 컨텐츠 ZOOM IN🔬
줄기세포란? 🤔
2023년 발표된 '인간배아줄기세포의 최근 연구동향 및 전망' 레포트에서는 줄기세포를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조직에서 1. 자기 자신을 복제하거나 2. 다른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자기 복제(Self-renew)는 손상되거나 없어진 세포를 채우기 위해 똑같이 복사해서 새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의미해요. 그러니 엄연히 얘기하면 머리카락, 혀, 피부… 모두 줄기세포인거죠. 😎 우리 몸의 대부분의 세포들이 사실은 줄기세포라는 것! 너무 흔해서 이게 뭐야 싶었다면, 잠깐! 줄기세포엔 또 다른 능력이 있어요. 바로 분화(Differentiation)인데요.
분화는 세포가 다른 종류의 세포로 변신하는 것을 말해요. 비유를 해보자면 과학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유전학, 생화학, 미생물학, 분자생물학 등 다양한 전공 중 하나를 골라 졸업하는 거랑 비슷해요. 처음엔 전공이 없지만, 졸업할 때는 딱! 정해지죠. 세포도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분화해요.
줄기 세포는 아래와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형태형성물질 기울기 🌊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분화 과정은 마치 '전공'을 골라 졸업하는 것과 비슷한데요. 그렇다면 이 전공은 도대체 어떻게 선택되는 걸까요? 한 마디로, 이 세포가 어떤 세포가 될지, 그건 누가 정해주는 걸까요?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형태형성물질 기울기(morphogen gradient)예요.
형태형성물질(morphogen)은 주변 세포의 운명을 정해주는 단백질이에요. 이 물질이 퍼져 있는 농도 차이(=기울기)가 세포한테 위치 정보를 알려주고, “너는 이쪽 세포로 분화해!” 하고 방향까지 잡아줍니다. 🧭
저한테도 조금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이긴 한데, 초파리의 경우 bicoid라는 단백질이 머리 형성을 담당하는데요. 이게 바로 몸통은 여기! 머리는 여기! 다리는 여기! 이런식으로 마치 교통통제중인 경찰관분들처럼 세포들이 맞는 위치에 적절한 세포를 생성하도록 도와주는 거죠. 조금은 쉽게 이해되셨나요?
세포 분화 능력 4단계 🔍
줄기세포마다 변신할 수 있는 범위가 다 달라요. 이걸 세포 분화능(cell potency)이라고 불러요. 이 분화능은 크게 네 종류가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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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성(Totipotent) 🌟
모든 세포 + 태반 같은 배아 외 조직까지 만들 수 있는 전지전능한 친구라고 생각하면 돼요.수정란이 분열해 상실배(morula)가 되면, 이 세포들이 우리 몸의 모든 장기·조직을 만들 수 있어요. -
만능성(Pluripotent) 🌈
몸 전체는 못 만들지만, 여전히 다양한 세포로 변신 가능해요. 포배(blastocyst) 단계에서 세포가 내배엽·외배엽·중배엽 세 층으로 나뉘는데, 각 층은 서로 다른 장기를 만들지만 혼자서는 완전체를 못 만들죠. 예시를 들자면, 레스토랑에 치킨·소고기·채식 메뉴 세 가지가 있다고 하면 전부 합쳐야 전체 메뉴판이 완성되는 것과 유사해요. -
다능성(Multipotent) 🎯
서로 연관된 세포끼리만 변신 가능해요. 예를 들어 골수세포는 적혈구나 백혈구와 같은 여러 혈액세포가 돼죠. 따라서 백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골수이식을 받죠! 여담이지만 면역세포인 B cells도 'Bone Marrow'에서 성숙되기에 B cells라는 이름을 갖고 있어요. -
단능성(Unipotent) 🔒
한 가지 세포로만 변신 가능하지만, 자기 복제는 가능해요. 예를 들어보자면 간세포나 모발 세포가 있어요. 간 이식의 경우 살아있는 기증자가 기증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간의 경우 절제해도 다시 양쪽에서 다시 자라기 때문에 가능해요.
인간배아줄기세포 🫀
여러가지 줄기세포 중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줄기세포는 바로 전능성·만능성 줄기세포인데요. 이들은 연구 면에서도 실제 활용 면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거든요! 최근에는 오가노이드(Organoid)라 하여 줄기세포를 이용한 인공장기나,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질환 치료법과 같은 줄기세포의 의과학적 적용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거든요.
근데… 문제는 이 세포들이 일반적으로는 배아 단계에서만 나온다는 것이에요. 국내에서는 현재 연구를 위한 배아는 대게 시험관 수정에서 발생된 다중 배아 중 환자에게 사용되지 않은 남아있는 배아를 기증자에게 동의를 구하고 사용하는데요. 윤리적 문제로 인해 구할 수 있는 배아의 수가 현저히 적을 뿐 아니라, 실제 치료에 옮겼을 때 직면할 면역반응 문제도 해결해야 하죠. 또한,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사용할 경우 내세포괴(Inner cell mass)라 하여 포배 안에 존재하는 세포들의 집합을 분리하여 사용하게 되는데요. 실질적으로 이 내세포괴를 전체 포배로부터 정밀하게 분리해내는 것도 쉽지 않고요.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배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자와 정자를 사용하지 않고도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는 배아와 유사한 구조를 만드는 연구가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어요. 2023년 4월, 중국 과학원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고 그해 9월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에서 인간 배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인간 배아와 유사한 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하였죠. 난자와 정자가 없어도 배아가 만들어지는 이 개념.. 어색하지면 신기하지 않나요?! 아직은 유도만능줄기세포를 가지고 배아 유사 구조를 만드는 기술까진 당도하진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쩌면 나와 똑같은 정보를 가진 배아가 만들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미키17의 현실판?!) 생각해봅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 iPS 🧪
물론 인간배아줄기세포에 얽힌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윤리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줄기세포를 배아를 통해 추출해내는 게 아닌, 다른 방법으로 만드는 것이죠. 우리가 배아단계로 돌아갈 순 없지만, 성인의 체세포를 유전자 편집으로 “만능 모드”로 되돌린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PS)가 이 문제를 정곡으로 해결했어요. 이 연구로 야마나카 신야와 존 거던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했죠.🏆
여기서 잠깐! 배아와는 전~혀 관련 없어보이는 성체 세포가 어떻게 만능줄기세포가 되냐고요? Long words short, 세포를 배아 상태로 “타임리버스” 하는 거예요.
1️⃣ 환자로부터 세포를 분리 (피부세포나 섬유아세포) → 배양 접시에서 배양
2️⃣ 세포에 ‘리프로그래밍 인자(reprogramming factors)’ 처리
3️⃣ 몇 주 동안 기다림
4️⃣ 만능성 줄기세포 (Pluripotent stem cells) 생성
5️⃣ 배양 조건을 변화시켜 다양한 세포 유형으로 분화 유도

유도만능줄기세포 만드는 과정
맺음말 💬
줄기세포는 흔하지만, 동시에 엄청 특별한 존재예요. 우리 몸을 구성하는 기본 재료이자, 미래 의학의 핵심 열쇠 🔑이죠. 이번 아티클은 줄기세포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설명하는 데 너무 많은 글을 써서 실제 줄기세포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 깊게 이야기하진 못했지만, 이번 아티클이 줄기세포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