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8 EE가 끝난 후

ep. 8 EE가 끝난 후

작성자 Koi

IB 생존일기

ep. 8 EE가 끝난 후

Koi
Koi
@soyk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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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말에 드디어 IB 졸업을 했구요! 지금은 예비 대학생 신분으로 공부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곧 생존일기 외전이 올라올 예정입니다 :)

졸업을 위한 4000단어

IB 학생들이 꼭 거치는 관문은 바로 EE인데요. 직역하면 심화 확장 에세이지만 간혹 소논문이라고 칭하기도 해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EE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대해서 작성하는 약 4000단어의 보고서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그 안에서도 주제를 선택해서 적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엄청나게 개인적인 과제죠. 또 그만큼 학생 본인이 원하는 걸 완전히 몰입하여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EE 작업 순서

EE 작업은 크게 이런 방식으로 진행돼요.

  1. 원하는 과목 & 주제 선정

  2. 지도교사와 매칭

  3. 초판 작성

  4. 지도교사에게 피드백 요청

  5. 지도교사와 피드백 세션 & 퇴고하기

  6. 최종본 IB 본사로 제출

추가로 EE는 AI나 표절 문제에 엄청 엄격합니다. 하나라도 걸리면 A-E중 E를 받는데, 이렇게 되면 학위 수여 자체가 불가능해요. 2년동안 공부한 게 다 날아가기 때문에 항상 조심!


그래서 전 뭘 했냐면요...

정말 놀랍게도 50명 학생 중에 저만 혼자! 유일하게 저만! 생물학을 선택했습니다.

(다들 생물이 그렇게 싫나.....??????//ㅠㅠ)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Investigating the effect of oxybenzone on coral bleaching이라는 주제 아래에서 To what extent does the increasing concentration of oxybenzone (benzophenone-3) cause zooxanthellae expulsion in corals based on research done between 2008 and 2021? 라는 연구질문을 바탕으로 이것저것 찾아서 리뷰 아티클을 적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이런 느낌일 것 같아요: 2008년~2021년 연구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옥시벤존 농도 증가가 산호의 공생 조류 방출 및 백화 현상에 미치는 영향 범위에 관한 고찰

제가 간과한 점은 리뷰 아티클을 적을 때 정말 방대한 양의 논문을 읽어야 한다는 거예요. 실제로 참고 문헌에 들어가든 아니든 일단은 읽어 봐야 레포트에 포함할만한 주제를 다루는지, 어떤 부분을 인용했을 때 가장 좋을지, 방법적인 부분이나 데이터의 퀄리티는 어느정도 되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데이터의 양이 많다보니 30페이지를 훌쩍 넘겼어요.. 토탈 32페이지....참고문헌만 빽빽하게 4페이지... 분량만 봐도 아시겠지만 이 레포트는 저에겐 아주 긴 여정이었어요. 누군가는 이런 거 저런 거 다 챙기는 와중에 EE까지 챙겨야 하냐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전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았어요. 논문 찾고 데이터 해석하는 것들이 정말 재밌었거든요!

여러 선생님들께 평가 부탁했을 때 평가가 좋았어서, 그래도 정말 기쁘고 힘이 많이 났답니다. 대학 졸업 논문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지만, 그래도 병아리로서 대학 수준의 레포트를 아주 조금 맛 본 느낌이라 신기하고 또 놀라웠어요!


Post-EE Depression

다만 이 과정이 너무 즐거웠어서, 사실 EE가 끝나고 제출을 다 마쳤을 때 되게 허했어요. 하나를 향해 정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진짜 내 새꾸같은 레포트를 썼는데 그게 내 품에서 떠난 기분이랄까요? 제 일기에 정확하게 이렇게 써뒀었네요.

학업 생활의 절반이 날아간 기분

(????????/ 너 왜 이렇게 진지했니)

지금보면 그정도까지야?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만 해도 기분이 정말 이상했어요. 나름 티는 안 냈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이런 말도 하더라구요.

너 EE 끝나고 좀 우울해보여

(???????????)

그래서 EE가 제 인생에 대략적으로 미친 영향이 뭐냐고 물어보신다면, 포스트 EE 디프레션을 아주 제대로 겪게 해준 것... 그리고 생물학 전공으로 완전히 쐐기를 박은 계기가 된 것 정도...같네요. 아직까지는 논문이 문학보다 좋은 사람이라서, 아무래도 이쪽이 좀 더 잘 맞을 것 같더라구요. 지금도 전 논문 / 새로운 연구 관련된 글을 읽는 걸 정말 좋아한답니다.


Epilogue

이걸 적었을 때는 제가 고등학생이었어서요.. 한참 IB에서 생존하려고 노력중이었거든요 ㅎㅎ 그때의 제가 남긴 짤막한 글로 마무리해볼게요!

여튼 IB 생존은 잘 되어가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열심히 살고 .. 또 열심히 살고 있지만. 여튼 쉽지는 않네요. 점점 하나 하나 끝날때마다 끝이 다가오는 것만 같아 기분이 이상합니다. 졸업이 좋기도 하지만, 저는 학교 생활이 너무 재밌어서 졸업하고 싶지가 않네요.. 이래서 사람은 좋아하는 걸 해야한다고 하나봅니다.

다음에는 제가 도대체 어떻게 되었는지, 정말 IB에서 생존했는지에 대한 외전을 들고 올게요!


배경 사진: UnsplashGlenn Carstens-Pe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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