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의 철학 - 너도나도 달리기를 하는 이유

러닝의 철학 - 너도나도 달리기를 하는 이유

작성자 초희

출근길에 만난 문장

러닝의 철학 - 너도나도 달리기를 하는 이유

초희
초희
@shooin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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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작가의 '지지 않는다는 말'이라는 산문집, '달리기는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글 중에서(2018년 마음의숲에서 발행)

요즘 달리기에 흠뻑 빠져 있어요. 저녁을 먹은 후면 꼭 산책을 나가는 오랜 습관이 있는데요. 언제부턴가 종종걸음으로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나도 뛰어볼까' 알량한 호기심이 집요함으로 바뀌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어요.

처음 뛸 때는 정말 말 그대로 '죽는줄' 알았어요. 땅은 안그래도 무거운 발을 아래로 잡아당기고, 턱끝까지 차오르는 숨에 목은 따끔따끔 아팠죠. 그럼에도 지금 한걸음, 이 한걸음만, 하면서 뛰다 보면 어느새 관성의 축복이 찾아 오더라고요. 뇌가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몸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경지에 이르는 거죠. 하지만 그 경지는 찰나에 지나지 않았어요. 다시금 온몸은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졌죠.

그렇게나 힘든 달리기를 계속하는 이유는 30분, 그 짧은 시간 속에서 다양한 감각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김연수 작가의 말대로 신기하게도 달리기의 결말은 늘상 '기쁨'이었죠.

바로 이 점에서 저는 달리기가 마치 인생의 '예선'과도 같다고 생각했어요. 인생이 그렇잖아요. 늘상 편하고 행복했으면 하는데 절대 그럴리가 없죠. 오히려 7에서 8할 정도는 예상치 못한 고통으로 범벅되어 있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짓궂잖아요. 그럼에도 참 신기한 건 그런 순간순간들이 모여 궁극에는 어떤 기쁨을 준다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달리기를 하며 수없이 속으로 되뇌어요. 인생도 달리기처럼 마지막엔 모든 순간들이 찬란해질거야, 라고요.

달리며 본 한강

이기려고 들지 말고,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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