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을 보면 기후리스크 대응 성공 여부 보인다
작성자 빅웨이브
큰손들의 기후투자
‘조직’을 보면 기후리스크 대응 성공 여부 보인다

ESG 세 축 중 하나인 거버넌스(G)는 기업 조직의 의사결정 체계과 책임 구조를 말합니다. 풀어서 설명하면 경영진이 주주와 이해관계자를 위해 얼마나 책임감 있게 의사결정을 하는지 감시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이라는 뜻이에요.
우리는 투자자들이 대부분 재무 수치를 본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중장기적 주가를 결정하는 기업 가치 핵심 동력은 거버넌스입니다.
결국 기업은 사람이 하는 일이잖아요. 아무리 좋은 기술을 발명하고 돈을 잘 벌어도, 의사결정자가 분명한 방향성과 의지를 가지고 원칙과 보상체계를 마련해주지 않으면 절대 그 성과를 지속할 수 없어요.
기후위기 같은 장기적이고 변동성 높은 리스크에 직면할수록, 투자자들이 기업에게 가장 원하는 건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뢰예요. 이 신뢰 구축에는 거버넌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ISS (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서는 글로벌 기업의 거버넌스와 수익률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상위 10% 기업은 산업 평균 대비 5년 수익률이 7.91% 높은 반면, 하위 10% 기업은 3.95%가 낮았어요. 거버넌스 최상위 기업과 최하위 기업 간에 11.86%라는 수익률 차이가 있었던 거죠.
대부분의 재무지표는 단기 실적 중심인데 반해, 지속가능성 목표는 그 성격이 장기적이기 때문에, ESG 지표와 임원 보상을 연계해서 기업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기후리스크를 기업이 얼마나 능동적으로 관리하는지, 임직원 성과와 보상에 기후 목표 연계했는지 여부로 판단할 수 있는거죠.
드라마 '미생'에서 원인터내셔널 사장이 오 차장을 승진시키며 한 말 (출처 : 디글 클래식 유튜브)
✅ 레고
💰 전직원 보너스 기후 목표와 연계
블록 장난감으로 유명한 레고는 전 직원 보너스를 탄소 배출 감소 목표와 연계했어요. 이사회 같은 임원진 보너스를 연계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전 직원 보너스까지 적용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합니다.
📌 전직원 성과지표에 스코프 3 연계
보통 기후 목표를 세울 때는 '스코프 1, 2, 3'이라는 것을 사용해요.
스코프 1 : 회사가 직접 발생시키는 탄소 배출량
스코프 2 : 회사가 사용하는 전기, 열, 증기 등 간접 탄소 배출량
스코프 3 : 공급망, 비즈니스 여행 등에서 발생하는 기타 간접 탄소 배출량
그런데 스코프 3은 회사 외부 공급망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그 범위가 커서 통제와 측정이 어려워요. 그래서 이 수치를 기후공시에 포함하네 마네 공방이 치열했죠. 하지만 스코프 3 배출량이 1, 2를 합친 것보다 큰 경우가 많기 때문에(레고 그룹은 탄소 배출량 99%가 스코프 3) 기후목표 실효성을 위해서 포함해야 한다는 쪽으로 합의가 모아지고 있어요.
레고 그룹도 이 스코프 3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원자재, 기계,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달하는 협력업체에게 감축 보고서를 요구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 배출 진행 상황을 전직원 KPI(핵심 성과 지표)에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 경영진 보너스 기후 목표와 연계
마이크로소프트도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배출된 탄소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제거하는 것) 달성 목표를 세우고나서 한 일은 이사회에 ESG 감독 체계를 구축하고, 경영진 보너스 약 2.5%를 ESG 목표와 연계한 거였어요. 레고 그룹처럼 경영진 보상 체계와 목표 연계로 기후 전략 실행력을 높인 사례죠.
✅SK그룹
💰 환경경영 성과 C레벨 인센티브에 반영
SK그룹은 환경경영 목표와 성과를 전 계열사 CEO 평가와 인센티브에 반영하고 있어요.
물론 보상만이 기후 거버넌스를 판단하는 기준의 전부는 아니에요.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목표가 객관적이고 세분화되어있으며 실효성이 있는지 함께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CEO가 실제 성과에 대한 책임이 거의 없이 그저 보수를 부풀리는 데 악용될 수 있거든요.
✅ 기후 전문성을 갖춘 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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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내 기후변화 전문가 포함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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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에 대한 이사회의 정기적인 검토 및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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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위원회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담 조직 운영
이사회는 기업 운영 최상위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분야 등 기후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이사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이사회 산하에 탄소중립 전략을 담당하는 위원회를 두는 것도 필요해요. 이러한 위원회는 기업의 기후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감독합니다. 명확한 구조는 실행력을 높이고 책임감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 CEO의 기후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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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CEO의 책임과 권한
✅ 탄소중립 전략 실행을 위한 조직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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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사적 조직 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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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관련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명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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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간 협력 및 정보 공유 체계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이를 감독할 의사결정 기구(이사회, 위원회 등)와 개인의 역할 및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이들은 적절한 기량과 역량을 갖추었는지 확인하고, 정기적으로 정보를 제공받아 기업 전략, 주요 거래, 위험 관리 프로세스에서 기후 관련 요소를 고려합니다. 또한, 경영진은 이러한 감독을 지원하기 위한 통제와 절차를 수립하고, 이를 다른 내부 기능과 통합하여 실행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 국제 기준 준수 및 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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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FD 등 국제 기준에 따른 기후 관련 정보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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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량 등 주요 지표의 정기적 모니터링 및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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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검증을 통한 데이터의 신뢰성 확보
✅ 장기적 가치 창출 중심의 의사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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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실적과 장기 기후 목표 간 균형 있는 의사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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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리스크를 고려한 투자 및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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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 및 협력
글로벌 탈탄소 컨설팅 기업 엔지 임팩트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탄소배출 감소 목표 달성에 대한 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 구조 상의 문제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기후리스크 대응에 내부 거버넌스(특히 이사회와 고위 경영진)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역설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