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패딩 똑똑하게 구매하는 방법: 확인해야 할 건 충전재? 필파워? 우모량?
작성자 솔티라이프
생활의 지혜
겨울 패딩 똑똑하게 구매하는 방법: 확인해야 할 건 충전재? 필파워? 우모량?
Point #1: 패딩의 따뜻함을 결정하는 건 ‘깃털’ 아닌 ‘솜털’
‘겨울 필수템’ 패딩이 따뜻한 이유는, 단순히 두꺼워서가 아니라 안에 들어 있는 충전재가 공기를 잔뜩 끌어안고 있기 때문이에요. 패딩 속에 만들어진 공기층이 밖의 찬 공기로부터 우리 체온을 막아주는 것. 그래서 패딩을 고를 때는 ‘충전재가 얼마나 많은 공기를 잘 잡아둘 수 있는지’가 핵심이에요.

천연 충전재 🪶: 오리털? 거위털? 뭐가 좋아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다운 패딩’의 다운(down)은 오리나 거위의 솜털을 뜻해요. 이 솜털을 현미경으로 보면, 작은 공 모양의 중심에서 가는 섬유가 사방으로 뻗어나간 구조를 하고 있는데, 이 사이사이에 공기가 꽉 끼어 들어가서 단열층을 만들어줘요. 여기서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가 덕다운(오리 솜털)과 구스다운(거위 솜털)인데요. 거위 솜털은 대체로 크기가 크고, 하나당 품을 수 있는 공기량이 더 많아요. 따라서 같은 무게를 넣었을 때 구스다운이 덕다운보다 더 가볍고 따뜻해요. 다만 거위털은 천연 충전재 중 가장 비싼 소재라, 상대적으로 오리털이 훨씬 대중적이에요.
하지만 종류보다 더 중요한 게 하나 있어요. 바로 솜털과 깃털의 비율이에요. 패딩 안에는 부드러운 솜털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좀 더 단단한 깃털이 섞여 들어가요. 깃털은 촘촘하게 공기를 붙잡기보다는 형태를 잡아주는 역할에 가깝기 때문에, 보온성 측면에서는 솜털이 훨씬 중요해요. 그래서 라벨에 적힌 ‘솜털 80% / 깃털 20%’와 같은 표기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요. 솜털 비율이 70% 이상이면 일상용으로는 충분히 따뜻한 편이고, 솜털과 깃털의 비율이 90:10 정도면 한겨울에도 따뜻해요.
합성 충전재 👍: 요즘 ‘비건 패딩’이 뜨는 이유
예전에는 ‘다운이 최고, 나머지는 다 싸구려 솜’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요. 요즘은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어요. 합성섬유로 만든 충전재도 엄청 발전했거든요. 대표적으로 3M의 신슐레이트(Thinsulate), 프리마로프트(PrimaLoft), 국내 브랜드들이 많이 쓰는 웰론(Wellon) 같은 것들이 있어요.
합성 충전재는 천연 충전재만큼 가볍거나 보온성이 높진 않지만, 방수·습기에 강해 관리가 훨씬 편해요. 젖었을 때에도 따뜻함을 더 잘 유지하고, 마르는 속도도 빠른 데다, 무엇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요. 동물성 소재를 쓰지 않아 ‘비건 패딩’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기도 해요. 그래서 요즘은 ‘동물성 소재 안 쓰고 싶다’, ‘눈·비 많이 맞는 환경에서 입는다’, ‘세탁과 관리가 편한 게 좋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합성 충전재를 사용한 비건 패딩이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고.
Point #2: 패딩 구매 전 꼭 봐야할 건 ‘필파워’와 ‘우모량’
충전재의 종류를 이해했다면, 이제는 ‘그 충전재가 얼마나 좋은지’를 숫자로 읽는 단계예요. 패딩을 보다 보면 손목 라벨이나 상품 설명에 600FP, 700FP, 800FP 같은 숫자가 적혀 있을 텐데요. 이게 바로 필파워(Fill Power)예요.

필파워 💪: 솜털의 ‘복원력’이자, 공기를 품는 능력
필파워는 압축된 1온스(약 28g)의 다운(솜털)이 실험용 실린더 안에서 얼마나 부풀어 오르는지를 측정한 숫자예요. 숫자가 클수록 같은 무게의 솜털이 더 크게 부풀고, 그만큼 더 많은 공기를 잡아 둘 수 있다는 뜻인데요. 여러 아웃도어 브랜드와 가이드에서 흔히 제시하는 기준을 정리하면:
- 550FP 전후: 보통 수준, 가벼운 겨울용 또는 간절기용이에요.
- 600~700FP: 일상적인 겨울(영하권 포함)에서 쓰기 좋은 ‘데일리 겨울 패딩’ 수준이에요.
- 750~850FP: 가볍고 매우 따뜻한 고급 라인, 추운 지방 여행·등산용이에요.
- 900FP 이상: 극지·고산 등 특수 환경용에 자주 쓰이는 용도예요.
필파워는 솜털의 ‘질(quality)’에 해당하는 지표인데요. 솜털이 얼마나 들었는지 ‘충전량’을 함께 체크해야 해요.

우모량(=충전량) 😶🌫️: 아무리 좋은 솜털이어도 ‘양’이 적으면 추워요
따뜻함은 결국 ‘질 × 양’ = ‘필파워 × 우모량’의 조합으로 결정돼요. 800FP 솜털을 100g만 넣은 가벼운 패딩보다 650FP 솜털을 230g 넣은 패딩이 더 따뜻할 가능성이 큰 것. 공기층을 만들어내는 전체 솜털의 양이 더 많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패딩을 구매하기 전 가능하면 필파워와 우모량이 함께 표기된 제품을 고르는 게 좋아요. 우리나라 기준 필파워 600~700FP + 우모량 200g 안팎이면 출퇴근·일상용으로 꽤 든든한 조합이라고 보면 돼요.
합성 충전재(비건 패딩)는 필파워 대신 ‘충전재 중량(g)’이나 ‘g/㎡(제곱미터당 그램 수)’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때도 같은 브랜드·같은 라인 안에서는 숫자가 클수록 더 두껍고 따뜻하다고 이해하면 돼요.
Point #3: 마지막으로 체크할 건 겉감과 라벨

겉감 😮💨: 아무리 좋은 다운도 겉감이 부실하면…
패딩은 겨울에 가장 많이 입는 아우터라 눈·비·바람을 제일 먼저 맞는 옷이기도 하잖아요. 특히 찬바람이 강한 날에는, 겉감이 바람을 막지 못하면 아무리 높은 필파워를 자랑해도 속에서 자꾸 열을 빼앗기기 때문에 체감 온도가 확 떨어져요. 겉감이 허약하면 좋은 충전재도 제 역할을 못 하고, 눈을 조금만 맞아도 축축해지거나, 바람을 숭숭 통과시키면서 체온을 빼앗아 갈 수 있는 것. 그래서 겉감에서 크게 네 가지 포인트를 체크하는 걸 추천해요:
- 방풍성: 원단이 어느 정도 두께와 밀도를 가지고 있는지
- 발수·방수: 생활 방수 코팅 또는 발수 처리(DWR)가 되어 있는지
- 바느질(봉제) 간격: 스티치가 촘촘하고 일정한지, 실밥이 많이 튀어나와 있지는 않은지
- 다운 빠짐 여부: 새 제품인데도 밖으로 솜털이 자꾸 삐져나온다면, 겉감이 너무 얇거나 봉제 마감이 아쉬울 수 있어요.

RDS 🤗: ‘책임 있는 다운 생산 기준’도 체크하기
요즘 패딩 얘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키워드가 바로 ‘RDS(Responsible Down Standard)’예요. RDS는 말 그대로 ‘책임 있는 다운 생산 기준’이라는 뜻인데요. 오리·거위가 어떻게 사육됐는지, 털은 어떤 방식으로 채취됐는지, 도축·가공·제품 생산까지의 전 과정을 추적 관리하면서 동물 학대(산 채로 털 뽑기, 강제 비만 조성 등)가 없는지를 확인하고 인증해주는 제도예요.
따라서 다운 패딩을 사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라벨이나 상품 설명에서 ‘RDS 인증 다운 사용’, ‘Responsible Down Standard’ 같은 문구를 한 번 확인해 보는 것만으로도 “이 브랜드는 최소한 다운의 출처와 동물복지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하는구나”를 확인할 수 있어요. 물론 “RDS 제품이라도 괜찮은 거 맞아?”하는 질문도 있어요. 동물권 단체 사이에서는 “어떤 방식이든 털을 뽑아 쓰는 이상 완전히 윤리적일 수 없어!” 지적도 나오는 것. 그래서 아예 동물성 소재를 쓰지 않는 비건 패딩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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