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왜 닭다리가..?
지하철을 타면 항상 머리를 때리는 게 있죠. 바로 손잡이인데요.
앞으로는 손잡이를 보다가 광고와 눈이 마주칠지도 몰라요! 8년 만에 지하철 손잡이 광고가 다시 등장하거든요. 저는 손잡이에 광고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해봐서 문득 궁금해졌어요.
예전에는 어떤 손잡이 광고들이 있었을까요?
이번에는 손잡이 광고의 귀환을 맞이하는 겸, "이런 광고도 있었다고?" 싶은 과거 지하철 손잡이 광고들을 모아봤어요!
① 지하철 손잡이에 닭다리가 매달렸다
2017년 여름, 배달통은 복날 시즌을 맞아 서울 지하철 2호선 손잡이에 닭다리 모형을 달았어요. 손잡이 위에는 배달통을 상징하는 철가방도 함께 달아, 손을 뻗으면 마치 철가방에서 닭다리를 꺼내 잡는 듯한 모습이 됐죠.
특히 복날에 주문이 몰리는 치킨과 '배달'이라는 서비스의 특징을 손잡이 하나에 그대로 담은 아이디어였어요. 승객이 실제로 닭다리를 손에 쥐게 만든 거예요.
반응도 빨랐는데요. 광고가 시작된 지 하루 만에 인스타그램에 100건 이상의 인증 사진이 올라왔고, 약 2주 뒤에는 '#치킨손잡이' 게시물이 350건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해요.
② 손잡이에 손을 넣었더니 시계를 차고 있다

제가 느끼기에 제일 신박 했던 사례에요. 2006년 IWC는 버스 손잡이를 자사의 '빅 파일럿 워치'처럼 만들었어요. 승객이 손잡이를 잡기 위해 손을 넣으면 시계 다이얼이 자연스럽게 손목 위에 놓이면서, 실제 IWC 시계를 찬 것처럼 보이게 했죠.
특히 이 광고가 설치된 곳은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였어요. '파일럿 워치'라는 제품 이름과 공항으로 이동하는 상황까지 연결한 거예요. 손잡이에는 "Try it here. The Big Pilot’s Watch."라는 문구도 넣어, 매장에 가지 않고도 이동 중에 제품을 착용해보는 경험을 만들었어요.
③ 퇴근길 손잡이에 신라면컵을 달았어요

2012년, 농심은 중국 버스 손잡이 안에 실제 신라면컵 용기를 통째로 넣었어요. 손잡이를 잡으면 바로 눈앞에 빨간 신라면컵이 보이는 구조였죠.
특히 이 광고는 퇴근길 승객의 허기를 노렸다는 점이 포인트에요. Campaign Asia에 따르면 집으로 돌아가는 승객에게 신라면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기획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배가 고파질 시간에 매일 잡아야 하는 손잡이를 신라면으로 바꿔놓은 거예요.
④ 머리카락을 잡고 가는 지하철

2009년 인도네시아의 헤어 살롱 브랜드 Johnny Andrean은 열차 손잡이를 진짜 머리카락처럼 보이는 긴 땋은 머리로 바꿨어요. 새롭게 선보인 모발 강화 제품을 알리기 위해서였죠.
승객들은 이동하는 동안 평범한 손잡이 대신 머리카락을 직접 움켜쥐고 몸을 지탱해야 했어요. 사람이 매달려도 끊어지지 않는 모습을 통해 '튼튼한 머릿결'이라는 제품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 거예요. 광고대행사는 Fortune Indonesia였고, 당시 적은 예산으로 모발 강화 효과를 강하게 전달하는 것을 핵심으로 두었다고 해요.
다시 돌아온 손잡이, 이번에는 어떻게 쓰일까요?
사례들을 보다 보면 공통점이 있어요. 손잡이의 특징을 광고 아이디어에 그대로 활용했다는 거예요.
닭다리를 잡게 하고, 시계를 차게 하고, 머리카락의 튼튼함을 직접 느끼게 했죠. 사람들이 손잡이를 '잡는다'는 당연한 행동에 제품의 특징을 연결했어요.
그래서 손잡이는 재미있는 광고 공간이 될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손잡이를 잡는 행동 자체를 브랜드 경험으로 바꿨으니까요.
이런 아이디어는 꼭 지하철 손잡이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에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횡단보도 앞에 서고, 카페에서 컵을 들고, 출퇴근길에 같은 풍경을 반복해서 보는 것처럼 우리 일상에는 무심코 반복하는 행동과 접점이 많아요.
어쩌면 새로운 광고 매체를 찾는 것보다 중요한 건 이미 사람들이 매일 보고, 만지고, 사용하는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 아닐까요? 익숙한 행동에 브랜드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면 광고라는 느낌은 줄이고, 기억에는 더 오래 남길 수 있으니까요.
8년 만에 다시 돌아오는 지하철 손잡이 광고에서도 이런 익숙함을 비트는 신박한 아이디어가 등장할지 기대해 봐도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