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기부는 마케팅일까?

브랜드의 기부는 마케팅일까?

큐레터
@qletter
읽음 33

🍀 마케터를 위한 뉴스레터, 큐레터의 05월 28일 아티클이에요!


이번 인터뷰이의 여정은 출발점부터 조금 독특합니다. 위기 청소년들을 돌보며 8년간 사회복지사로 헌신했던 이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녀는 일회성 원조의 명확한 한계를 절감하며, 사람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동정이 아닌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실질적인 기반'임을 현장에서 깨달았다고 해요. 비록 지금은 복지 현장을 떠나 뷰티 브랜드를 이끌고 있지만, 사람의 자립을 돕겠다는 그 시절의 부채의식은 고스란히 지금의 사업 철학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제 마음 한편에는 삐딱한 의문이 먼저 고개를 들었어요. 자고로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며 돈 없이 자란 배경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업이 궤도에 올랐을 때 누구보다 돈과 숫자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니까요. 드디어 자본을 쥐었으니 더 공격적으로 외형을 키우고 이윤을 극대화할 법도 한데, 도리어 파트너 원장님들의 커뮤니티를 챙기고 소외계층에 돈을 더 효과적으로 쓸 방법만 고민하는 그녀의 행보는 비즈니스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었습니다.

그 '이해 안 가는 지점'이 오히려 이번 인터뷰를 끝까지 붙잡게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지독하게 냉정한 시장 논리 속에서, 결핍의 터널을 지나온 한 인간이 어떻게 돈의 유혹에 매몰되지 않고 이타적인 철학을 비즈니스 구조로 안착시켰는지 그 날것의 계산법이 궁금했거든요. 나아가 리더의 확고한 소신이 눈앞의 손익계산서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추가 되어주는 과정도 제게는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에스테인 이선영 대표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독특한 인사이트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독자분들 역시 '뷰티 브랜드의 화려한 대박 스토리' 같은 예측 가능한 프레임은 잠시 내려놓으셔도 좋습니다. 대신 '결핍을 통과한 창업가가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과 '돈보다 더 단단한 목적지를 품은 비즈니스의 생존기'에 주목해 보시길 권합니다.

매일 손익계산서 앞에서 치열하게 흔들리는 수많은 리더들에게, 이 고집스러운 경영자의 이야기가 담백하면서도 묵직한 환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Q. 8년간 청소년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다가 에스테틱 분야로 발을 들이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저는 원래 8년 동안 위기 청소년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키던 사회복지사였습니다. 가출이나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아이들을 상담하며 늘 가슴이 아팠지만, 동시에 사회복지사로서의 역할과 책임만으로는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데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절감했어요. 일시적인 후원이나 감정적인 위로만으로는 아이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없었거든요.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복지의 수혜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편견에 맞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과 '지속 가능한 구조'였습니다.

"아이들이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전문 기술을 배워 자립하게 할 시스템은 없을까?" 이 갈증이 저를 비즈니스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경영 메커니즘을 알아야 생존 가능한 자립 기반을 만들 수 있었기에 창업 컨설팅 회사에 뛰어들었고, 시장의 현실을 밑바닥부터 배웠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에스테틱 브랜드 인큐베이팅 업무를 맡으며 강력한 확신을 얻었습니다. 에스테틱이야말로 학벌이나 배경이 없어도 정교한 손기술 하나만 제대로 익히면 전문가로 당당히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제가 찾아 헤맨 '최고의 자립 기술'이었던 거죠.

그래서 저에게 에스테틱 사업은 전혀 다른 길로의 외도가 아닙니다. 복지사 시절의 사명을 '비즈니스'라는 가장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무기를 통해 현실로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에요. 사회복지사 시절 뼈에 새긴 '사람에 대한 책임감'은, 지금의 사업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뿌리이고요.

사회복지활동 중 독거노인 가정 주거환경 개선(청소) 봉사 (사진 : 인터뷰이 제공)

Q. 첫 매장을 인수하실 때, 당시로선 적지 않은 모험이었을 것 같습니다. 무엇이 대표님을 그토록 거침없이 움직이게 했나요?

사실 그때 제가 그렇게 거침없을 수 있었던 건, 화려한 자신감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에요. 당시 저는 이혼이라는 인생의 큰 변곡점을 지나며, 누구의 도움 없이 오직 제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독립시켜야 한다는 막막함과 마주하고 있었어요. 생존을 위한 나만의 기반이 절실하던 시기에 마침 좋은 상권의 매장 운영 제안이 들어왔고, 저에게는 그것이 유일한 돌파구처럼 느껴졌죠.

인수 자금은 없었지만 평소 제 열정을 눈여겨봐 주셨던 아버지 지인분이 떠올랐어요. 무작정 찾아가서 "도와달라"고 한 게 아니라, 이 매장이 예전에 얼마의 매출을 찍었는지, 제가 운영하면 어떻게 수익을 내서 은행보다 높은 이자와 함께 원금을 갚을 건지 구체적인 숫자로 설득했죠. 돌이켜보면 참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무대뽀' 정신이었는데, 거절에 대한 두려움보다 자립을 향한 간절함이 훨씬 컸던 것 같아요. 그때의 제 눈빛에서 그분도 어떤 진심이나 당찬 가능성을 보셨던 게 아닐까요?

그때의 선택은 저에게 단순한 창업 그 이상의 의미였어요. 내 인생의 경영권을 타인이 아닌 나 스스로 쥐겠다는 처절하고도 당당한 선언이었으니까요. 가장 초라하고 막막했던 순간에 마주한 그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던 용기가, 결국 오늘날 에스테인이라는 브랜드를 시작하는 첫 단추가 됐어요.

사진 : 인터뷰이 제공

Q. 외형적인 변화를 가장 중시하는 에스테틱 업계에 계시면서도 평소 '내면의 가치'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유독 강조하시곤 합니다. 뷰티 전문가로서 아름다움의 기준을 어디에 두고 계신지 궁금해요.

사실 제 당당한 모습 뒤에는, 가난을 죽기보다 싫어했던 어린 시절의 깊은 상처가 숨어 있어요. IMF로 집안이 무너지면서 딸 다섯인 저희 가족의 형편은 급격히 주저앉았어요. 밤에 자다가 천장에서 쥐가 툭 떨어지는 건 일상이었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는 하수구가 터져 온갖 오물들이 집 안으로 떠내려왔어요. 재래식 화장실의 오물까지 역류해 방 안을 가득 채우던 그 비참하고 냄새나던 풍경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때의 저는 제 처지가 너무나 구질구질하다고 느꼈고, 남들에게 그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20대 내내 외적인 포장에 누구보다 집착하며 살았어요.

가난해 보이기 싫어서 억지로 저를 세련되게 꾸몄지만, 그렇게 애써서 타인의 인정을 받아도 정작 집에 돌아오면 견딜 수 없는 공허함이 밀려왔어요. 외형은 그럴싸하게 포장했을지 몰라도, 그 장막 안에 있는 진짜 내 모습은 나조차 사랑하지 않았으니까요. 매일 밤 화장을 지우고 거울 앞에 설 때마다 느껴지던 막막한 허무함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어요. 결국 중요한 건 남들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는 사실을요.

소설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상처는 빛이 당신에게로 들어오는 통로다"라고 했어요. 저에게 유년 시절의 처절했던 결핍과 상처는 외면해야 할 부끄러움이 아니라, 타인의 아픔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사람을 귀하게 대접하는 뷰티 철학을 깨닫게 해준 가장 눈부신 통로가 돼주었어요.

그래서 저는 우리 원장님들과 고객들이 단순히 '예뻐지는 결과'에만 매몰되지 않기를 바라요. 억지로 꾸며낸 모습 뒤로 숨는 대신, 거울 속의 나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보듬어주는 내면의 회복이 선행되었으면 좋겠어요.

결국 뷰티라는 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치장이 아니라, 그동안 모진 세상을 견디며 고생한 내 몸과 마음을 정성껏 대접하는 '치유의 과정'이어야 해요.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아껴주는 그 작은 변화가 삶을 얼마나 단단하게 만드는지 잘 알기에, 그 여정을 돕는 것이 제가 에스테인을 통해 전하고 싶은 가장 진솔한 가치입니다.

Q. 10년 넘게 함께하는 파트너와 직원들이 있을 만큼 관계가 견고하다고 들었습니다. 리더로서 권위를 내려놓고 이토록 오랜 시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시는 대표님만의 소통 비결이 궁금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직원들에게 "나를 너무 높게 보지도 말고, 원장이라고 해서 완벽할 거라 기대하지도 말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요. 저 역시 부족함과 결핍이 있는 한 인간일 뿐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조직의 구조를 수직적인 상하 관계가 아니라, 각자의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능적 공동체'로 정의해요. 저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잡고 파트너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고, 임직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죠. 역할의 차이가 있을 뿐, 사람 대 사람으로서는 모두가 동등하게 귀한 존재라는 것이 저의 철칙 이에요.

보통 고용 관계가 성립되면 단기적인 리소스 투입 대비 산출물, 즉 '생산성'에만 집착하여 무리하게 밀어붙이기 쉬워요. 하지만 저는 과한 기대감으로 상대를 구속하기보다, 안정적인 환경 안에서 각자의 책임을 다하며 주도적으로 일하기를 바라요. 제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도 있겠지만, 직원들도 제가 부족하다는 걸 아니까 오히려 "우리 원장님은 이런 건 좀 서투르지" 하면서 이해해 줘요. 저 역시 그들의 실수를 문책하기보다 그 배경과 진심을 먼저 보려 노력하고요. 이처럼 서로의 취약성을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되니, 억지로 권위를 세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상호 존중의 공기가 형성되더라고요.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고 했어요. 저는 조직과 결이 맞지 않아 독립을 선택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위해 떠나는 구성원들에게도 결코 모진 말을 하지 않아요. 오히려 "너의 성장을 더 밀어줄 수 있는 무대로 가서 꿈을 펼치라"고 진심으로 응원하며 박수를 보내죠. 제가 경계하는 것은 조직 내의 무례함이나 이기적인 행동이지, 개인의 발전을 위한 도약은 리더로서 축하해 줄 일이니까요.

그렇게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다 보니,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연락하고 응원하는 든든한 사이로 남게 된 것 같아요.

사진 : 인터뷰이 제공

Q. 크림 하나를 만드는 데 4년이 걸리고, 제조사가 포기할 정도로 150번 넘게 샘플링을 거치셨다고 들었습니다. 효율성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무엇이 대표님을 그토록 고집스럽게 만들었나요?

사실 화장품 업계의 생리를 아시는 분들은 제 행보를 보고 '미련하다'고들 하세요. 보통은 제조사가 제안하는 적당한 포뮬러에 성분 몇 개를 더해 빠르게 출시하는 게 이득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10년 넘게 현장에서 고객들의 간절한 눈빛을 직접 마주해온 사람입니다. 피부과에서도 포기한 분들이 마지막 희망을 품고 에스테틱 샵을 찾을 때, 그들에게 "그냥 그런 제품"을 내놓을 수는 없었어요. 전문가들이 만든 크림이라면, 바르는 순간 사용자가 그 가치를 온몸으로 납득할 수 있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 감동이 없으면 저는 이 제품을 세상에 내놓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죠.

그 과정은 정말 고독하고 치열했어요. 제조사 10군데 이상을 돌았고, 연구원들은 나중에 "대표님, 화장품으로는 피부를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바꿀 수 없어요.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라며 혀를 내둘렀죠. 하지만 제 예민한 피부가 먼저 반응하지 않고, 제 눈에 변화가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멈출 수 있겠어요. 제조사에서 못 하겠다고 손을 떼면 또 다른 곳을 찾아가 제 데이터를 보여주며 다시 설득하기를 반복했습니다. 150번 넘는 샘플링은 제 고집의 흔적이기도 하지만,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증명이기도 했어요.

제가 이토록 지독하게 매달린 건, 이 제품이 우리 에스테인 원장님들의 '자부심'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 제품이 단순히 이선영 혼자 만든 결과물이 아니라, 현장에서 산전수전 겪은 우리 원장님들의 지혜가 녹아든 '공동의 자산'이길 바랐어요. 그래서 100명의 원장님께 샘플을 보내고 단 한 명이라도 "이건 좀 아쉬워요"라고 하면 지체 없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어요. "이 제품은 원장님들이 직접 임상에 참여해 완성한, 원장님들의 전문성을 지켜줄 가장 강력한 증명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해주고 싶었거든요.

사진 : 인터뷰이 제공

결국 그 4년이라는 시간은 단순히 액체 내용물을 만드는 시간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단단한 신뢰를 빚어내는 과정이었어요. 덕분에 이제 우리 원장님들은 제품을 팔기 위해 애쓰지 않아요. 본인들이 직접 기획과 제작 과정에 참여했기에, 그 자부심만으로도 고객에게 가장 큰 확신을 전할 수 있게 된 거죠. 미련해 보였던 그 고집이 결국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 가장 큰 자산이 됐어요.

Q. 유통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에스테틱 샵이라는 '전문가의 손길'을 통해서만 제품이 전달되도록 고집하고 계십니다. 수익만 생각하면 손해일 수도 있을 텐데, 이런 유통 원칙을 고수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주변에서 그런 말씀을 참 많이 하세요. 온라인에 제품을 풀면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벌 텐데 왜 그렇게 힘든 길을 가느냐고요. 글로벌 초일류 명품 브랜드들이 전 세계 매장 수를 극도로 제한하고 엄격한 유통 채널 관리를 고수하는 이유가 있어요. 눈앞의 대량 판매보다 '브랜드의 독보적인 가치와 헤리티지'를 지키는 게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에스테인은 단순히 화장품을 파는 장사가 아니라, 에스테틱이라는 '직업적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 에스테인의 제품은 전문가의 정교한 핸드 테크닉과 결합했을 때 비로소 설계된 효과를 100% 발휘하도록 메커니즘이 짜여 있어요. 요즘 시장을 보면 일반 소비자용 화장품들도 에스테틱 샵 한두 곳에 유통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에스테틱 화장품'이라는 타이틀을 쉽게 남발하곤 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에스테틱 화장품은 피부관리사 국가자격증을 보유한 숙련된 전문가의 정밀한 진단과 손길이 더해지지 않으면, 현장 수준의 드라마틱한 전후(Before & After) 임상을 기대하기 힘들어요. 아무리 에스테인의 제품력이 뛰어나 홈케어만으로도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고 한들, 전문가가 피부 생태계를 분석해 밀착 케어하는 현장의 깊이를 온전히 대체할 수는 없으니까요.

사진 : 인터뷰이 제공

또 다른 이유는 저를 믿고 함께 가는 원장님들과의 '신뢰'예요. 원장님들이 정성을 다해 고객을 관리해 놓았는데, 정작 그 고객이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해 버린다면 원장님들의 기술과 헌신은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겠어요. 저는 원장님들을 단순한 판매처가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를 함께 완성하는 '공동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비공식 유통 채널과 무분별한 가격 덤핑을 제가 직접 모니터링하며 철저히 대응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파트너들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자부심을 지켜주는 것은 본사가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니까요.

어떤 이들은 '상생'을 마케팅 수단으로 쓰기도 하지만, 저에게 상생은 현장의 원장님들이 떳떳하게 제값을 받고 전문가로 대접받게 만드는 실천입니다. 당장 눈앞의 큰 매출보다, 원장님들이 "에스테인을 만나 샵의 위상이 올라갔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됐다"고 말씀해 주시는 것이 저에게는 훨씬 더 가치 있는 성공입니다. 혼자 빨리 가기보다 원장님들을 보호하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멀리 가는 것, 이 원칙을 지켜야 에스테인이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명작으로 남을 수 있다고 믿어요.

Q. 최근 'K-뷰티' 열풍으로 피부 관리를 위해 방한하는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체감하시기에 이들이 기대하는 '한국식 에스테틱'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요즘 명동이나 강남샵들을 보면 외국인 고객분들이 정말 눈에 띄게 늘었어요. 그런데 제가 현장에서 직접 이분들을 만나며 느끼는 건, 이들이 기대하는 한국식 에스테틱의 핵심이 단순히 '유행하는 시술'이나 '좋은 화장품'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에요.

해외의 스킨케어는 보통 정해진 코스나 제품 매뉴얼에 따라 기계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반면에 한국의 에스테틱은 고객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달라요. 그날 고객의 피부 상태는 물론이고 열감, 붉음, 건조함, 얼굴의 부종, 심지어 그날의 컨디션과 생활 습관까지 아주 세밀하게 들여다보죠. 그리고 그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오직 그 한 사람만을 위한 맞춤형 관리를 현장에서 바로 조합해 냅니다. 저는 이 '유연하고 정교한 맞춤 관리'가 해외 어디서도 흉내 낼 수 없는 우리만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외국인 고객분들이 샵에 와서 가장 놀라는 부분도 바로 이 '소름 돋을 정도의 섬세함'이에요. 우리는 클렌징 하나를 하더라도 그냥 닦아내는 게 아니라, 피부결을 손 끝으로 느끼고 관찰하는 첫 단계로 보잖아요. 앰플을 바를 때도 피부가 흡수하는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속도를 조절하죠. 게다가 우리 원장님들의 손기술은 단순히 얼굴을 강하게 문지르는 게 아니에요. 림프의 흐름을 읽고, 근육의 긴장을 풀고, 피부의 열감까지 다 다독여가며 정교하게 만지니까 고객들이 "내 얼굴을 이렇게까지 세심하게 봐주는 관리는 태어나서 처음"이라며 감탄을 쏟아내시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 흥미로운 건, 관리가 다 끝난 뒤에 이분들이 느끼는 변화에요. 보통 외국인들은 처음에 화려하고 즉각적인 변화만 기대하고 오거든요? 그런데 막상 베드에서 일어날 때는 피부가 맑아지고 붉은 기가 싹 가라앉은 것은 물론이고, 얼굴 전체가 말할 수 없이 편안하고 가벼워진 느낌에 더 크게 반응하세요.

사진 : 인터뷰이 제공

Q. 박람회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거나 자립 준비 청년들을 후원하는 등, 사업 초기부터 나눔에 참 적극적이십니다. 사실 사업이 안정된 후에도 쉽지 않은 일인데, 대표님께 '나눔'은 어떤 의미인가요? 단순히 '좋은 일'을 한다는 뿌듯함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돈이 "고여 있으면 썩고, 흘러가야 생명이 산다"고 믿어요.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시절부터 제 마음속 가장 아픈 손가락은 늘 '자립'이 필요한 친구들이었어요. 부모의 보살핌 없이 세상에 던져진 아이들에게는 단순히 밥 한 끼보다,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단단한 기반과 그들을 믿어주는 어른 한 명이 절실하거든요. 제가 겪었던 그 지독한 가난과 막막함을 알기에, 이제는 제가 그 친구들에게 "너희 뒤엔 우리가 있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기부를 할 때도 우리 원장님들과 늘 함께해요. 박람회에서 얻은 수익을 제 이름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이유는, 우리 원장님들이 이 일에 대해 느끼는 자부심을 키워드리고 싶기 때문이에요. "내가 가진 기술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씨앗이 되는구나"라는 걸 깨닫는 순간, 이 직업은 단순히 피부를 케어하는 일을 넘어 사람을 살리는 숭고한 업으로 격상되거든요. 나눔을 통해 원장님들의 눈빛과 직업적 자부심이 더 깊어지는 것을 목격할 때가 경영자로서 가장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입니다.

사진 : 인터뷰이 제공

사실 뷰티 업계에는 이러한 사회적 환원을 통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위대한 선례가 있습니다. 바로 '더바디샵(The Body Shop)'인데요. 창업자 아니타 로딕은 대규모 광고를 하는 대신, 환경 보호와 지역 사회 자립을 돕는 '공정 무역'에 수익을 환원하며 전 세계 고객과 파트너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어 글로벌 기업을 키워냈죠. 그녀는 "기업의 비즈니스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에스테인을 통해 그 위대한 선순환을 증명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저에게 나눔은 제가 가진 것을 떼어주는 시혜가 아니라, 오히려 제가 더 큰 힘을 얻는 '선순환'의 과정이에요. 우리가 번 돈이 세상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데 쓰일 때, 업의 생명력은 더 길어지고 단단해진다고 믿어요. 화려한 뷰티 산업의 정점에서 가장 본질적인 '인간 존중의 돌봄'을 완성하는 것, 그것이 제가 에스테인을 통해 세상에 증명해 보이고 싶은 진짜 동력입니다.

Q. 최근 에스테틱 업계에서도 피부과 시술 못지않은 드라마틱한 결과를 내는 프로그램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에스테틱이 단순한 힐링을 넘어 하나의 ‘전문적인 영역’으로 인정받게 하려는 대표님의 비전이 궁금합니다.

에스테틱이 그저 '기분 전환을 위해 마사지받는 곳'으로 치부되는 게 늘 안타까웠어요. 우리 원장님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임상 데이터와 손기술은 사실 그 어떤 기계보다 섬세하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피부과 레이저처럼 강력한 효과를 내면서도, 에스테틱만의 강점인 '안전함'과 '회복력'을 극대화한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어요. 인위적인 자극 없이 활성 성분을 통해 피부 스스로 재생 프로세스를 가동하게 만드는 기술, 이것이 제가 정의하는 에스테틱의 미래 가치입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표피를 깎아내거나 강한 자극을 주는 방식은 단기적인 효과는 빠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피부 본연의 장벽을 약화시킬 수 있어요. 반면 저희는 피부 생태계가 스스로 건강해질 수 있도록 메커니즘의 근본을 바로잡는 데 집중해요. 저는 현장의 원장님들이 단순한 시술 시전자가 아니라, 고객의 피부 구조를 완벽하게 진단하고 처방하는 '스킨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랍니다. 메디컬 케어를 고민하던 고객이 "에스테틱 샵에서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고 찾아올 수 있도록, 산업 전반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것이 저의 궁극적인 목표에요.

결국 제가 기술의 완성도에 집착하는 이유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우리 원장님들의 삶을 지켜드리고 싶기 때문이에요. 무분별한 가격 경쟁에 내몰려 몸과 마음이 축나는 방식으로는 이 소중한 일을 오래 지속할 수 없거든요. 원장님 스스로가 내 기술에 확신이 있고 그 결과가 눈으로 증명될 때, 비로소 고객에게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어요.

에스테틱은 단순히 시술의 대안이 아닙니다. 정교한 맞춤형 케어와 과학적인 변화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독자적인 영역이죠. 고객이 "이곳은 전문성이 다르다"며 깊은 신뢰를 보낼 때, 원장님들 역시 직업적 소명과 보람을 체감하십니다. 파트너들이 전문가로서 온전히 존중받으며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 그것이 에스테인이 시장에서 증명해 보이고 싶은 진짜 자부심이자 경쟁력입니다

Q. 제품 개발 단계부터 현장의 원장님 100명을 참여시키고 임상을 투명하게 공유하십니다. 본사가 주도해서 빠르게 개발하는 방식에 비해 의견을 조율하기도 훨씬 까다로울 텐데, 굳이 이런 집단지성의 방식을 고수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연구실 안에서 박사님들이 데이터만 보고 만든 화장품과, 매일 수십 명의 피부를 직접 만지는 원장님들이 검증한 화장품은 현장에서 발휘하는 힘이 완전히 달라요. 현장에는 교과서나 수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가 있거든요. 고객의 그날 컨디션, 날씨, 심지어 원장님의 손기술에 따라서도 제품의 반응이 달라지죠. 저는 그런 현장의 생생한 지혜를 제품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100명의 원장님이 각기 다른 피부 타입의 고객들에게 직접 써보고 내린 임상만큼 확실한 보증수표는 없으니까요.

물론 과정은 상상 이상으로 고됐습니다. 단 한 명의 원장님이라도 "대표님, 이 제품 사용감은 좀 아쉬워요", "어떤 고객은 트러블이 올라왔어요"라고 하시면, 아무리 아까워도 그 포뮬러를 과감히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으니까요. 의견을 취합하고 조율하느라 개발 기간은 몇 배로 늘어났지만, 저는 이 과정이 에스테인을 가장 안전하고 강력한 브랜드로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 믿었습니다. 100명의 전문가가 까다롭게 검증해서 통과한 제품이라면, 세상 어떤 피부를 가진 고객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이 집단지성의 개발 방식은 우리 원장님들에게 '내가 직접 만든 우리 브랜드'라는 주인의식을 심어주었어요. 본사가 일방적으로 만든 물건을 가져다 파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치열하게 고민해서 완성한 결실이니까요. 그렇게 쌓인 현장의 데이터와 신뢰는 그 어떤 대기업의 마케팅으로도 흉내 낼 수 없는 에스테인만의 가장 강력한 자산입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을지 몰라도, 이렇게 100명의 원장님과 손을 잡고 가기에 우리는 흔들리지 않고 가장 멀리 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사진 : 인터뷰이 제공

Q. 파트너 원장님이 일정 성과를 거두시면 매장 간판과 인테리어 리뉴얼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셨다고 들었습니다. 본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재무적 부담이 따르는 일인데, 이토록 파격적인 상생 정책을 고수하시는 진짜 이유가 궁금합니다.

많은 분이 본사 마진을 그렇게 재투자해서 남는 게 있느냐고 걱정 섞인 질문을 하세요. 하지만 저는 우리 원장님들을 단순히 제품을 사 가는 거래처나 소비자로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치열한 에스테틱 시장에서 다른 수많은 대안을 제쳐두고 오직 에스테인의 가치를 믿고 선택해 주신 분들이잖아요. 그 신뢰의 무게를 잘 알기에, 원장님들이 현장에서 증명해 내신 성과는 고스란히 그분들의 일터로 돌려드려야 마땅하다고 생각해요.

인테리어를 개선하고 간판을 새로 교체해 드리는 것은 단순히 매장을 미화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원장님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에스테인 본사가 늘 당신의 비즈니스 오퍼레이션을 든든하게 서포트하고 있다"는 시각적인 신뢰를 증명하는 것이죠.

스타벅스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낸 하워드 슐츠는 "파트너들의 자부심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고객을 감동시키는 브랜드는 결코 탄생할 수 없다"고 했어요. 매장 환경이 쾌적해지면 방문하는 고객들의 신뢰도 동반 상승하지만, 무엇보다 그 공간을 책임지는 원장님 스스로의 직업적 자부심이 몰라보게 달라집니다. 내 일터가 자랑스러워질 때 전문가로서의 당당함이 생기고, 그 당당함이 결국 고객을 자석처럼 끌어당겨 더 큰 매출 성장을 만들어내니까요. 즉, 이 지원은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브랜드의 펀더멘탈을 강화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결국 제가 지향하는 에스테인은 본사만 비대하게 성장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내를 넘어 전 세계 곳곳에서 에스테인을 믿고 사용하시는 모든 에스테틱 원장님들이 주인공이 되는 것, 그리하여 우리 파트너들의 매장이 해당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독보적인 공간으로 우뚝 서는 것이 제 진짜 목표입니다.

Q. 에스테인의 철학과 임상 데이터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통할지 궁금합니다. 현재 에스테인의 구체적인 수출 현황과 앞으로의 글로벌 시장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사실 에스테인은 처음부터 글로벌 스탠다드를 염두에 두고 지독하게 준비해 온 브랜드예요. 그 끈질긴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보아, 최근 전 세계 프리미엄 뷰티의 본고장인 프랑스의 상징, 쁘렝땅(Printemps) 백화점에 성공적으로 입점하고 현지 메인 스트림으로의 공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이번 진출은 지난 3월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돌체리조트 팝업 뷰티 행사가 결정적인 모멘텀이 되었어요. 당시 현지에서 단순히 제품의 외형만 보여준 게 아니라, 국내 에스테틱 전문가 100명과 함께 치열하게 쌓아온 방대한 임상 데이터와 정교한 테크니컬 프로세스를 통째로 선보였죠. 프랑스 현지의 하이엔드 스파 환경에 즉각 도입할 수 있는 독보적인 오퍼레이션 모델로서 엄격한 검증을 통과한 거죠. 까다로운 유럽의 바이어들과 현지 뷰티 관계자들이 에스테인만의 메커니즘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이던 순간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여기에 더해, 아시아권에서는 정교한 관리를 선호하는 뷰티 강국인 일본 시장과도 현재 구체적인 진출을 논의 중에 있고,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미국) 진입을 위한 고도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사진 : 인터뷰이 제공

제가 해외 무대에 직접 부딪치며 매번 절감하는 사실이 있어요. 단순히 "한국 화장품이 유행이라 좋다"는 식의 일시적인 트렌드나 마케팅에만 기댄 접근은 절대 롱런할 수 없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철저하게 현지 프리미엄 유통을 책임질 핵심 파트너들과 소통하면서, 단순히 물건만 많이 넘기는 단기적 밀어내기식 수출은 철저히 지양합니다. 그 대신, 에스테인이 가진 '독보적인 에스테틱 기술과 교육 시스템'을 현지에 그대로 이식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어요. 국경을 넘어 현지의 문제성 피부를 가진 고객들에게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피부 관리 솔루션'을 전파하는 것이 저희의 핵심 전략입니다.

Q. 기업의 제1목표는 결국 ‘이윤 추구’일 텐데요. 간혹 기업 규모에 비해 기부를 적극 하는 것에 대해 일종의 ‘마케팅’이나 자원 낭비가 아니냐는 냉정한 시선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경영자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업이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는 현실을 절대 부정하지 않아요. 재무적 안정성이 단단하게 받쳐줘야 직원들을 책임지고, R&D에 투자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며, 결과적으로 더 큰 사회적 가치를 도모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오직 단기적인 이윤만을 쫓는다면 그것은 사업이 아니라 단순한 '장사'에 그친다고 생각해요. 주변에서는 "그 재원으로 마케팅에 더 집중하라"는 조언도 하지만, 저는 우리가 창출한 결실이 사회에 어떤 실질적인 발자국을 남길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공익이라는 명분만으로 무조건 뛰어드는 게 정답은 아니라는 걸, 저도 뼈저린 실패를 통해 배웠어요. 예전에 소외층 건강관리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요. 에스테인의 제품은 고부가가치의 전문 고기능성 라인인데, 당시 일부 수혜자분들에게는 피부 관리보다 당장의 즉각적인 생계 지원이 더 시급했던 거죠. 선의로 기부한 고가의 제품들이 본래 목적에 맞게 쓰이지 못하고 일부 온라인 채널 등에서 현금화되는 현상을 목격하며 깊이 반성했어요. 아무리 동기가 순수해도 수혜자의 진짜 현실과 필요를 정확히 읽지 못하면, 지원의 유효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말이죠.

결국 기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 선의도 오래가지 못하며, 현장의 맥락과 맞지 않는 원조는 본래의 취지를 잃기 쉬워요. 그래서 저희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포기하는 대신 기부 프로세스를 더 실질적이고 고도화된 방식으로 전환했죠. 제품 현물 기부에서 현금성 기부로 방식을 전면 수정하여, 현재는 국내외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자립을 돕는 지원을 이어가고 있어요. 그 일환으로 지구 반대편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월드비전 탄자니아 마을 조성 사업의 '밥피어스아너클럽' 주요 후원자로도 동참하고 있어요.

사진 : 인터뷰이 제공

흥미로운 점은, 당장의 손익 계산 없이 진심으로 실행한 활동들이 결국에는 브랜드 자산이라는 더 큰 가치로 회수된다는 거예요. 당장 눈앞의 매출이나 마케팅 정량 지표로 집계되지 않더라도, 이것이 브랜드의 확고한 존립 목적이 되고 함께하는 파트너 원장님들과 임직원들의 깊은 자부심으로 내재화되니까요.

실제로 에스테인에는 영업사원이 단 한 명도 없어요. 대규모 영업 인력 배치나 공격적인 판촉 마케팅 없이도, 오직 현장의 깊은 신뢰와 상생 파트너십만으로 이만큼 견고하게 성장해 온 진짜 비결이 바로 이 담백한 진정성에 있다고 확신합니다.

Q. 경영부터 글로벌 기부까지, 늘 누군가를 돌보고 채워주는 삶을 살고 계시잖아요. 모든 일과가 끝나고 홀로 남았을 때 마주하는 '인간 이선영'은 어떤 모습인가요?

제 내면을 가장 깊숙이 들여다보게 만드는 질문이네요. 맞아요, 밖에서는 완벽한 임상을 위해 150번 넘게 샘플링을 거치며 지독하게 제품을 만들고, 파트너들 앞에서는 "우리는 상생하는 하나의 공동체"라며 당당하게 비전을 외치지만, 홀로 남은 '인간 이선영'은 참 작고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제가 가장 초라해지거나 스스로가 미울 때는, 비즈니스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느라 정작 제 자신의 케어를 방치하고 있음을 깨달을 때예요. 규칙적인 운동이나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보다 일하는 게 더 편하다는 이유로 미뤄두고, 하루의 피로를 자극적인 음식으로 보상받으려 하곤 해요. 그렇게 자기관리를 소홀히 하다가 정작 중요한 순간에 체력적 한계에 부딪혀 역량을 100% 발휘하지 못할 때 깊은 자괴감이 밀려오죠. "사람들에게 건강한 아름다움을 준다고 공언하면서, 정작 내 육체 하나 건강하게 유지하지 못하고 있구나"라는 모순을 마주할 때,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장 큰 공허함이 찾아와요.

하지만 이 내면의 그림자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처음에 품었던 초심과 사명감을 다시 한번 단단하게 붙잡아요. 그 중심에는 늘 '사람을 살리고 돕는 일을 하겠다'는 확고한 이정표가 있어요. 제 힘으로 도저히 상황을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은 한계의 순간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스스로에게 말해요. "이선영, 너는 지금 단순한 화장품 장사를 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는 통로가 되는 과정에 있는 거야. 모든 걸 혼자서 통제하려 하지 마"라며 마음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거죠.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불완전할 용기'를 말했어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타인과 진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뜻이죠. 저 역시 예전에는 경영자니까 늘 강한 모습만 보여야 한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파트너 원장님들께 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해요. 그러면 도리어 원장님들이 저를 진심으로 위로해 주시고 든든하게 제 뒤를 받쳐주세요.

사진 : 인터뷰이 제공

Q. 그렇게 치열한 내면의 중심을 지키며 달리고 계시는데, 그렇다면 경영자로서, 또 인간 이선영으로서 가닿고 싶은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앞선 모든 고민의 끝에 닿아있는, 제 인생의 이정표 같은 질문이네요. 가끔 제가 걸어온 길을 가만히 되돌아보곤 합니다. 사회복지사로 시작해 에스테틱 경영자가 되기까지 커리어의 외형은 많이 변했을지 몰라도, 제가 추구해 온 업의 본질은 늘 동일했습니다. 바로 '사람을 귀하게 대접하고 살려내는 것'이었죠. 샵에서 원장님들이 고객의 피부를 정성껏 어루만지는 그 손길도, 제가 우리 파트너 원장님들과 자립 청년들을 울타리처럼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도 결국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것입니다.

비즈니스를 공동체 치유의 도구로 사용해 글로벌 기업을 일군 벤앤제리스의 창업자 벤 코헨은 "기업은 커뮤니티에 진 빚을 갚아야 할 의무가 있으며, 비즈니스의 심장은 이윤이 아닌 인간 중심의 가치에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꿈꾸는 최종 종착지는 거창한 외형적 매출 성장이 아니에요. 소외된 이들과 우리 상생 공동체가 다 함께 모여 상생할 수 있는 '웰니스 타운'을 건립하는 것이 저의 진짜 꿈입니다. 홀로 남겨진 시설 퇴소 청년들이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나아갈 자립 교육을 받고, 삶의 마지막 여정에 있는 분들이 존엄하게 쉴 수 있는 그런 따뜻한 마을이요.

특히 평생 타인의 피부를 돌보며 헌신해 온 우리 원장님들이 은퇴한 후, 그곳에 함께 모여 서로를 돌보고 우리가 가진 전문 기술로 사회에 다시 기여하며 평온하게 나이 들어가는 풍경을 매일 상상합니다. 화려한 뷰티 산업의 끝에서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종국에는 그런 따뜻한 상생의 공동체를 완성하는 것. 그것이 제가 지치지 않고 달리는 진짜 원동력입니다.

어떤 분들은 뷰티 사업가가 하기엔 너무 먼 이상주의적인 이야기 아니냐고 묻기도 하세요. 하지만 저는 피부를 치유하는 정성이 결국 마음을 치유하고, 나아가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고 굳게 믿습니다. 에스테인을 통해 얻는 모든 재무적 결실은 결국 그 복지 마을을 짓기 위한 벽돌 한 장 한 장이 될 것입니다.

제가 먼 훗날 이 세상에 없더라도 "이선영이라는 사람이 만든 울타리 덕분에 참 따뜻했다"라고 기억될 수 있다면, 경영자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제 소임은 충분히 다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간절하고도 따뜻한 완성을 향해, 저는 오늘도 기쁘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사진 : 인터뷰이 제공

※ 오늘의 큐터뷰는 조인후 작가님이 작성하고, 큐레터가 편집했어요.

관련 태그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