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브랜드가 쿠팡에? 의외네요..
마르디 메크르디가 쿠팡에 입점했습니다. 패션·뷰티까지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패션과 다소 거리가 있는 플랫폼 '쿠팡'에 입점했다는 사실 자체도 놀라웠지만요. 마르디 메크르디라는 브랜드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의아한 선택이었어요.
마르디 메크르디는 과거에 "원하는 무드로 관리 가능한 매장이 아니면 늘리지 않는다"고 언급한 적이 있지만요. 6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외형 성장을 위한 선택지로 '쿠팡'을 선택했다는 거예요.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다는 게 아니라, 국내 패션 생태계의 한계점이 분명 존재한다는 거죠.
마르디 메크르디가 쿠팡에 입점했다는 말을 듣고, 에디터들끼리 대화를 나눴는데요. "패션 브랜드가 쿠팡에 입점하면 괜히 구매가 꺼려진다"는 내용이 공통적이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겨요. "빠른배송, 무료반품. 오히려 쿠팡에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입점하면 좋은 거 아닐까요?"

왜 쿠팡에 입점하면 구매가 꺼려질까요? 그리고 또,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다는 우려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성장이 주춤한 건 사실이에요. 마르디 메크르디의 지난해 매출은 1025억 원으로 전년(1087억 원) 대비 5.6% 감소했어요. 영업이익도 153억 원으로 전년(326억 원) 대비 53.1% 줄었죠. 결국 1조 원까지 거론되던 기업가치는 3천억 원 수준으로 낮아졌어요.
"경제 불황이라서 그런 게 아니냐" 할 수 있지만요. 지금 한국에서 MZ를 등에 업은 '3마(마르디 메크르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뗑킴)' 브랜드 중에서 마르디 메크르디만 성장이 멈췄어요.
그 이유로는 '자사몰 중심의 개편'이 꼽혀요. 마르디 메크르디는 몇몇 유통 채널에서 철수하고, 자사몰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거든요. 심지어 2021년 무신사의 투자를 받았음에도, 2023년 무신사에서 철수했다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입니다.

지금은 쿠팡을 제외하면 KREAM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무신사도, W컨셉도, 에이블리도, 지그재그도 아닌 쿠팡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왜 쿠팡을 선택했을까?
가장 큰 목적은 앞서 말한 상장이죠. 6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규모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에요. 가장 잘 팔리는 매대에 우리 브랜드 상품을 깔아두는 건, 당연한 거죠.
그리고 그 외에도 크게 3가지 이유를 추측해봤어요.
그럼에도 왜 우려할까?
네이버는? 에이블리, 지그재그는? 카카오톡은?
자연스럽게 쿠팡만 문제냐는 질문이 떠오릅니다. 앞서 말한 3마 브랜드 중에서 '마뗑킴'도 네이버에 입점했고요. 우영미, 포터리 등도 있죠. 원래는 동대문 보세 옷을 판매하던 에이블리·지그재그에도 이제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있고,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도 마르디 메크르디를 살 수 있어요. 그런데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 않죠.
하나하나 짚어보면 차이가 있어요.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종합몰이지만, 브랜드를 만나는 맥락이 달라요. 콘텐츠·AI 추천을 통해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고 있어요. '노크잇'이라는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패션 카테고리를 따로 큐레이션했고요.
그리고 에이블리·지그재그는 '패션'을 목적으로 접속하고,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선물'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하지만 쿠팡은 "얼른 사고, 빠르게 배송받아야지"라는 목적으로 들어오니까 패션과는 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거예요.
물론, 에이블리와 지그재그도 소비자들 입장에서 "어? 여기 보세 옷 파는 곳 아닌가?"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패션 소비자'를 만나게 되는 환경이에요. 결국 소비자가 그 플랫폼을 어떤 이유로 들어왔고, 어떤 경험을 기대하느냐죠. 쿠팡은 그 출발점이 달라요.
버티컬의 증명 vs 종합몰의 지배
나이키가 대표적인 사례예요. 나이키의 D2C(자사몰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전략은 아쉬운 결과를 낳았어요. 유통 채널 입점을 줄이고 자체 판매 채널에 집중했으나, 소비자 접점이 줄어들게 된 거예요. 판매처가 줄어드니 재고가 쌓였고요. 이를 줄이기 위해 할인을 계속 하니, 오히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 거죠.
동시에 패션 버티컬 커머스도 정답이 아니게 됐어요.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1조 467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8.1% 성장하고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는데요. 이마저도 지속 성장을 담보하진 못해요. 일단 무신사 스탠다드가 지난해 기준 매출(4520억 원)이 34% 성장하면서 가파르게 크면서 무신사 내부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어요. 광고 경쟁도 동반되겠죠. 브랜드 입장에서는 채널 의존도는 커지는데,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기대할 수 없게 된 거죠.
그래서 오히려 기회일 수 있어요. 무신사, 올리브영 등 버티컬 커머스는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고요. 종합몰은 패션, 뷰티로 진출하고 있죠. 플랫폼들은 더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카테고리에 적합한 서비스, 정책 등으로 브랜드들을 맞이할 거예요. 쿠팡은 패션 브랜드들이 브랜드 가치 훼손을 우려하지 않게 노력하겠죠.
브랜드도 마찬가지예요. 무신사 스탠다드가 편의점에서 1년 만에 매출 2배를 기록한 것처럼 브랜드와 채널이 잘 맞을 때 시너지는 더욱 커져요. "어느 채널에 누가 입점했다"는 짧은 기간 관심을 끌겠지만요.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채널 안에서 어떤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지가 더 중요할 거예요.
※ 이 글은 박승준 큐레터 에디터가 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