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초콜릿의 축복이 끊이질 않네
작성자 큐레터
큐레터
두바이 초콜릿의 축복이 끊이질 않네
🍀 마케터를 위한 뉴스레터, 큐레터의 12월 22일 아티클이에요!
얼마 전에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를 사려고 줄을 섰어요. 찬바람을 맞으며 약 40분간 기다린 결과, 찹쌀떡 정도 크기의 두쫀쿠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가격은 개당 5,200원으로 1인당 2개까지 구매 가능했습니다.

맛있었습니다. 겉은 쫀득한데 안에는 두바이 초콜릿이 가득 들어 있어서 새로운 식감이었어요. 그리고 이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은 이곳의 몫만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는데요.
서울에 위치한 개인 카페들부터 시작해서 편의점까지 비슷한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어요. 저렴하게는 3천 원대부터 8천 원대에 이르기까지 크기에 비해 꽤 비싼 데도 없어서 못 살 정도예요.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11월 9일~12월7일 ‘두바이 쫀득쿠키’가 인기 검색어 상위 10위권에 등장한 것만 27일에 달해요. 실제로 배달앱에서 두쫀쿠를 검색해 보면 인당 구매 제한, 반드시 다른 상품과 함께 구매해야 하는 조건 등이 있음에도 구하기 쉽지 않아요.

이번 두쫀쿠의 유행은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으로 알려져 있어요. 두바이 초콜릿 애호가로 알려진 장원영이 인스타그램에 두쫀쿠 사진을 올렸거든요. 장원영이 직접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브랜드 ‘팔레트 디저트’는 지금 오픈런, 웨이팅 성지가 됐어요.

사실 연예인이 무언가를 쓴다, 먹는다는 말에 유행이 되는 건 흔한 패턴인데요. 두바이 쫀득쿠키에 더 관심이 가는 건, 이미 한차례 휩쓸고 간 ‘두바이 초콜릿’의 유행이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에요.
두바이 초콜릿 유행 간단 요약
두바이의 디저트 브랜드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가 선보인 초콜릿 “Can’t Get Knafeh fo It”이 우리가 아는 두바이 초콜릿의 원조격이에요. 안에는 피스타치오 크림과 카다이프(중동 지역에서 먹는 얇은 국수)가 들어가 있어요. 먹는 순간 피스타치오 크림과 초코가 섞이고, 카다이프가 씹혀 경험해 보지 못한 식감을 느낄 수 있죠.

본격적인 유행은 2023년 틱톡 인플루언서의 먹방에서 시작됐어요. 당시에 처음 보는 초콜릿의 형태이기도 했고, 안에서 국수가 바삭하게 씹히는 게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죠.
여기다 국내 인플루언서들도 두바이 초콜릿을 구해오거나, 직접 만들어 먹었어요. 유튜브와 SNS에서는 두바이 초콜릿 먹방, 레시피 등이 활발히 공유됐죠. 가격도 비싼데, 일반인들은 구하기도 어려우니까 나름 프리미엄 디저트의 이미지가 생겼고요. ‘꼭 먹어보고 싶은 초콜릿’이 됐어요.
대표 재료인 카다이프의 수입량은 2023년 24톤에서 2024년 304톤으로 약 12배 증가했고,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는 83톤에서 233톤으로 3배 늘었어요.
SNS에서 유행했는데 스테디가 되는 법
두바이 초콜릿도 이번 제2의 전성기라고 불리는, 두쫀쿠의 유행이 있기 전에는 반짝 유행에 그치는 듯 보였어요. 실제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을 얹어서 판매되기도 했던 두바이 초콜릿의 유행도 오래 가지 못했거든요.
최근의 디저트 유행 문화를 보면 해외 SNS에서 등장해 국내에 바이럴되고, 편의점에서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요. 그리고 그 기간이 짧아졌다는 게 큰 변화죠.
그렇게 죽은 줄 알았던 두바이 초콜릿은 두쫀쿠로 돌아왔어요. 이 안에는 장원영이 마침 두바이 초콜릿을 좋아했던 것 외에도 이유가 있어요.
두바이 초콜릿은 SNS에서 유행이 시작됐지만 오랜 시간 그 인기를 유지하는 사례예요. 앞으로도 두바이 시리즈가 계속 나올 거고,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전망은 하기 어렵지만요. 또 다른 형태로 모습을 바꾸어 나간다면 땅콩버터맛, 초코바나나맛처럼 원재료에서 약간씩 변형된, 클래식한 맛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어 보여요.
SNS로부터 트렌드가 시작되는 게 기본값이 된 요즘, 분야가 다르더라도 마케터가 참고해보면 좋을 사례라고 생각해요.
※ 이 글은 박승준 큐레터 에디터가 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