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쇼핑도 GPT가 더 잘하다니.. 분하다
작성자 큐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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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쇼핑도 GPT가 더 잘하다니.. 분하다
🍀 마케터를 위한 뉴스레터, 큐레터의 10월 20일 아티클이에요!
챗GPT와 대화하다가 자연스럽게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즉시결제(Instant Checkout)’ 기능이 공개됐어요. 미국의 챗GPT Plus / Pro / Free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로, 아직은 미국의 엣시(Etsy), 월마트 등과 제한적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는 단일 제품만 구매할 수 있는데, 이후에는 장바구니 기능을 추가하고 판매자(Shopify 등)와 지역도 늘릴 계획이에요.
작동 방식
쇼핑과 관련한 질문을 하면 챗GPT가 웹에서 상품을 찾아 보여줘요.

여기서 노출되는 결과 중 ‘즉시 결제’를 지원하는 상품을 사용자가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건데요. 이 상품 순위는 광고가 아니며, 사용자와의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해져요. 또한 즉시 결제 상품을 우선적으로 표시하지 않고, 만일 동일한 상품이 있다면 재고, 가격, 품질, 즉시 결제 가능 여부 등을 파악하여 노출되는 방식이에요.
주문, 배송, 결제 등의 과정을 챗GPT를 나가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인데요. 챗GPT는 AI 에이전트 역할로, 판매자와 사용자 간의 정보를 안전하게 전달하지만 실제 주문, 결제, 이행 등은 판매자가 기존의 시스템을 사용해 처리하는 형태예요. 결제는 구독하고 있는 카드로 지불할 수도 있고 다른 옵션도 가능하고요.
판매자는 구매가 완료되면 수수료를 지불하고, 사용자는 무료예요. 여기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상품 가격에 붙지 않아요. 이번에 발표된 기능은 미국의 핀테크 기업 stripe와 협업하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판매자가 이미 stripe를 쓰고 있었다면 코드 한 줄 만으로도 즉시 결제 연동이 가능하다고 해요.
한국에 온다면 어떨까?
그런데 지금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발견형’ 쇼핑의 시대가 왔다는 소식이 들려요. 목적이 있어서 이커머스 앱에 접속하는 것보다는, 다른 상품을 보다가 또는 SNS(유튜브 포함 등)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다가 구매로 이어지는 쇼핑법이 트렌드라는 거죠.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4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성인 중 26.1%는 쇼핑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고 응답했어요. 그리고 SNS 이용자 중 63.7%는 광고를 클릭한 경험이 있고, 28.2%는 광고를 통한 상품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어요.
콘텐츠에서 쇼핑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자리 잡은 듯 보이죠. 이러한 수요를 위해 SNS 플랫폼은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나, 외부 사이트로 이어지는 광고 상품 등도 강화하고 있어요. 우리 앱이나 웹에 오래 머물게 하고, 여기다 AI를 더해 개인화된 상품을 추천해 주면서 더 많은 매출을 만들죠.

‘어필리에이트 마케팅’ 시장의 성장도 궤를 같이해요. 개인이 크리에이터가 돼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고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마케팅이죠. 포브스는 이미 전 세계 이커머스 매출의 16%가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쿠팡 파트너스, 네이버 쇼핑 커넥트 등 기업들은 ‘발견형 쇼핑’ 수요에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어요
👉 요즘 이커머스는 다 한다는 마케팅
유통기업들이 아예 자체적으로 또는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늘리려는 움직임도 보여요. 특히 숏폼 형태로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숏폼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발견’ 탭을 만들었고요. CJ온스타일은 티빙과 협업해 ‘쇼핑 쇼츠’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는데, 도입 이후인 4월부터 7월까지 월평균 주문액이 174% 증가했다고 해요. 티빙 앱에서 쇼츠를 보고, CJ온스타일로 이동하는 방식이었어요.
쿠팡 천하에 무신사.. 컬리..
자주 구매해야 하거나 당장 필요한 경우 즉, 목적형 쇼핑에 적합한 생필품, 기능성 위주의 상품들은 적합할 수 있어요.
그런데 현 시점에서는 챗GPT에 뜨는, 즉시 결제가 가능한 상품들이 경쟁력이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워요. 발견형 쇼핑 외에 한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2가지 이커머스 쇼핑 패턴은요. ① 멤버십을 가입한 곳 또는 각 품목마다 평소에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에서 쇼핑하거나 ② 플랫폼을 넘나들며 최저가 또는 혜택이 있는 곳에서 쇼핑하는 거예요.
만일 챗GPT에 뜨는 상품들이 그다지 저렴하지도 않고, 메리트가 없다면요. 즉시 결제로 이어지기보다는 상품을 찾는 하나의 채널 역할 정도가 된다는 거죠. (그마저도 훌륭한 비교 사이트가 되지만요.) 지금 한국의 소비자들은 생필품은 쿠팡, 패션은 무신사, 식품은 컬리 등 각자가 선호하는 플랫폼이 있고 멤버십과 혜택이라는 나름의 이해관계(?)가 있어요. 플랫폼마다의 강점도 명확한 상황이고요.
에이전틱 커머스의 일환
다만, 챗GPT의 즉시 결제 기능은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시대가 가까이 왔음을 의미해요. AI가 비서 역할을 하며, 소비자를 대신해서 상품을 찾고 구매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걸 에이전틱 커머스라고 하는데요. 카테고리 필터 적용, 비교, 클릭 등 소비자가 기존 커머스 경험에서 했어야 할 과정을 줄이는 거예요. 트렌드코리아 2026의 키워드 ‘제로클릭’과도 맞물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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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틱 커머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커머스에 도입된 AI보다 조금 더 넓은 개념이에요. 그동안 이커머스에 주로 도입되는 형태는 소비자가 과거에 구매했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하거나, 이러한 행동 데이터들을 종합해 번들, 할인 등 다음 행동을 제안하는 ‘개인화 추천’에 가까웠다면요. 이제는 AI가 권한을 받아 능동적으로 쇼핑을 대신하는 거예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결국 챗GPT의 즉시 결제 서비스가 한국에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당장 큰 변화가 예상되지는 않아요. 만일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상품을 연동한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요. 대부분 체류시간을 중점으로 광고 노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 쉽지는 않아 보이죠. 자체 앱, 웹 트래픽을 감소시킬 테니까요.
더군다나 이커머스의 AI가 무서운 이유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인데요. 챗GPT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만큼 많은 양의 데이터가 있겠지만, 쇼핑 영역에서의 데이터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을 따라올 수 없겠죠.
다만, 속도나 형태의 차이만 있을 뿐 에이전틱 커머스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에요. 검색 시장의 변화만 보더라도 AI 요약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고, 생성형 AI의 검색 결과에 노출되기 위하여 GEO, AEO라는 개념도 등장했잖아요.
이와 비슷하게 구매 여정의 첫 접점이 ‘AI 대화’라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이커머스 기업들도 이 생태계로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AI는 직접적인 경쟁이 아니라 구매의 관문 역할을 하며, 커머스 기업들을 종속시킬 수 있겠죠. 이커머스는 AI가 연결해 주는 하위 채널로 바뀔 수도 있다는 거예요.
동시에 지금은 광고가 아니지만 이후에는 검색 플랫폼들처럼 광고로 상품을 노출하게 될 가능성도 있어요. 퍼플렉시티는 검색 시 나오는 연관 질문에 광고를 넣었고, 오픈AI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생성형 AI의 검색, 커머스 영역에서도 광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어요.

사실 아직 에이전틱 커머스의 시작 단계이니, 그동안 우리를 놀라게 한 만큼 어떤 AI 기술이 공개될지 궁금해지는데요. 나중에도 이커머스는 여전히 거래의 중심에 있을 확률이 크겠지만, 에이전틱 커머스가 더 확장될수록 구매의 주도권은 AI에게로 옮겨갈지도 몰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