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의 현상황 간단 정리
작성자 큐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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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의 현상황 간단 정리
🍀 마케터를 위한 뉴스레터, 큐레터의 9월 29일 아티클이에요!
“카카오톡 바뀐 거 보셨어요? 안 궁금한 게 자꾸 보여요!”
점심시간에 나눈 대화예요. 얼마 전, 카카오톡이 15년 만에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어요. 사실상 전 국민이 쓰는 ‘국민 메신저’이니 만큼 주목 받고 있죠.
그런데 실제로 카카오톡이 바뀐 이후, 온라인에서 보이는 반응을 살펴보면 생각보다도 심각한데요.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카카오톡의 변화를 쉽게 소개할게요!
인스타그램’처럼' 되고픈 카카오
마치 전화번호부 같았던 카카오톡의 ‘친구 탭'이 인스타그램처럼 피드 형태가 됐고, 카카오톡 친구의 근황 사진을 스크롤을 내리며 보게 됐어요. 프로필 사진 변경 내역, 게시물 이미지가 화면을 크게 차지해요. SNS처럼 좋아요, 댓글 기능도 있고요.

개편 이후 카카오톡 친구 목록 형태 (사진: 직접 캡처)
이번 개편 중 가장 반발이 커요. 카카오톡은 업무용으로 쓰이는 경우도 많아 이러한 변화가 특히 불편하다는 거예요. 직장 동료, 거래처 관계자에게 나의 커플 사진이 갑자기 크게 뜨기도 하고, 상사의 셀카가 화면 가득 차게 보이기도 하니까요.
사용자가 직접 프로필 내 게시물의 공개 범위, 댓글 허용 여부 등을 설정할 수 있으며, 친구의 소식을 보고 싶지 않으면 숨길 수 있는데요. 결국 사용자가 원치 않았던 기능임에도 별도로 설정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고, 나의 사진도 이렇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프로필 사진 변경도 머뭇거리게 됐어요.
카카오톡도 숏폼 도입
오픈채팅방을 모아뒀던 탭이 ‘지금 탭’으로 바뀌었어요. 탭을 누르면 숏폼이 먼저 재생되며, 알고리즘 기반의 개인화 추천, 스크롤을 내리면서 짧은 영상을 보고 좋아요와 댓글을 남길 수 있는 형태로 다른 플랫폼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한편, 폐쇄 형태인 기존 오픈채팅방 말고도, 대화 내용이 90일까지 저장되고, 모두에게 공개되는 ‘커뮤니티 오픈채팅’ 기능도 만들었어요.

사진: 카카오
카카오는 숏폼 탭과 카카오톡 채팅의 연결성이 차별점이라고 말해요. 기존에는 카카오톡으로 대화할 때, 다른 플랫폼에서 링크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채팅방에서 이탈하는 형태였다면요. 카카오톡의 숏폼을 채팅방에서 공유하면 말풍선으로 미리보기가 재생돼 바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거죠.
숏폼 + 커머스
커머스도 연계할 계획이에요. 크리에이터가 맞춤 광고 설정을 켜면, 콘텐츠와 가장 적합해 보이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광고를 연결하고요. 콘텐츠로 제품이나 브랜드를 소개한 다음 발생한 수익을 나누는 ‘어필리에이트’ 프로그램도 개발한다고 해요.
여기다 틱톡의 캡컷, 인스타그램의 에디트처럼 카카오톡의 독자적인 숏폼 제작 툴과 콘텐츠 및 통계를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도입해 숏폼 크리에이터를 지원해요. 이후에는 카카오의 AI 카나나를 활용해 숏폼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도 나올 예정이에요.
카카오톡 앱 안에서 콘텐츠·커머스·수익화가 가능한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만들고, 채팅방에서 활발하게 공유해 확산되는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에요. 오픈 시점에 이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유명한 크리에이터들을 데려와 콘텐츠를 업로드한 것으로 보이는데, 몇몇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1차 리워드 프로그램을 시험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메신저인데, 채팅은?
‘채팅 탭’은 이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았지만, 편의성이 높아졌어요. 먼저 채팅방을 카테고리 별로 10개까지 분류(폴더마다 최대 100개의 채팅방)할 수 있는 ‘채팅방 폴더’ 기능이 생겼으며, 지난 8월 업데이트했던, 24시간 이내 메시지 ‘삭제’ 기능에 이어 ‘수정(수정됨 표시)’도 가능해졌어요.
재밌는 포인트는 ‘안읽씹(채팅을 읽지 않고, 답장하지 않는 경우)’이 쉬워졌다는 건데요. 먼저 읽지 않은 채팅방이 모인 ‘안읽음’ 폴더가 있고, 이 메시지를 미리 볼 수 있는 기능, AI가 요약해 주는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에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용자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듯 보이지만요. 카카오톡이 SNS가 되고자 한다는 시선에서 바라보면 내가 소통하고,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이들에게 더 집중하는 형태로 풀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AI가 더해진 카카오톡
앞서 말한 탭들의 변화가 SNS를 바라보고 있다면, 또 하나의 핵심적인 변화는 카카오톡 전반에 AI를 녹인다는 거예요. 카카오가 만든 AI '카나나'와 ‘챗GPT’를 카카오톡 안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죠.
카나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형태인데요. 외부 서버가 아닌, 스마트폰 내에서 작동하면서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목적이에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학습에 쓰지 않고, 서버에도 저장하지 않아요. 적용되는 모델 ‘카나나 나노’는 카카오톡 안에서 쓸 수 있도록 가볍게 만들어졌고요.
카카오톡에 도입된 카나나는 사용자의 카카오톡 대화를 이해하고, 일정 관리, 예약, 정보 등을 추천·제안하며,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형태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먼저 제안한다는 게 특징이에요. ‘토요일에 친구의 생일인데, 선물은 치킨이 어떠세요?’처럼요. 카카오는 카나나가 한국어를 가장 잘 이해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어요.

사진: 카카오
또한 카나나는 보이스톡에서 통화 녹음·AI 요약 등의 기능을 제공해요. 특히 통화 녹음의 경우, 각 통신사마다 SKT는 에이닷, LG U+는 익시오처럼 AI를 통해 운영되던 서비스인데요. 통신사와 관계없는 카카오톡 이 부분을 노리는 셈이에요. 녹음된 내용은 AI가 자동으로 정리하고, 검색도 할 수 있어요.

사진: 카카오
오는 10월부터는 카카오톡 채팅 탭에서 따로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챗GPT(최신 모델 GPT-5)’를 쓸 수 있게 되며, 기존 기능이 카카오톡 안에서 구현돼요. 그리고 챗GPT를 카카오 서비스에 연결하는 ‘카카오 에이전트’는 챗GPT에게 요청하면 앱을 나가지 않고도, 멜론·카카오맵·선물하기 등을 이용 가능해요.
반응이 안 좋은 이유
개편 이후의 카카오톡은 사용자들이 바라는 ‘메신저로서의 카카오톡’과 멀어졌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사용자는 카카오톡으로 지인의 근황을 알고 싶은 게 아닌, 연락해야 할 친구를 빠르게 찾고 불편함 없이 연락하는 게 목적이었을 거예요.

사진: 유튜브 댓글 캡처
그런데 카카오톡은 체류시간을 늘린다는 목표 아래, SNS가 되고자 해요. 사실상 문자 메시지를 대체하고 있는 카카오톡이 사용자의 니즈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거부감이 큰 것으로 보여요. 카카오톡을 쓰는 게 편의성도 있지만, 워낙 많이 쓰니까 연락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거든요.
더군다나 숏폼에 대한 우려도 있어요. 틱톡, 인스타그램 등 숏폼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왔어요.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퇴출시키기도 했고, 청소년의 이용 시간을 제한한 경우도 많아요.
결국 이번에 카카오톡 개편이 후 시끌시끌하던 분위기는 원상복구 소식으로 일단락된 듯 한데요. 숏폼에 대해서도 논란이 여전하지만, 카카오톡 AI의 기대감도 함께 존재하는 모습이라 이후에 공개될 업데이트 내용이 중요해졌어요.
※ 이 글은 박승준 큐레터 에디터가 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