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보는 사람이 늘어난 이유
작성자 큐레터
큐레터
애니메이션 보는 사람이 늘어난 이유
🍀 마케터를 위한 뉴스레터, 큐레터의 9월 18일 아티클이에요!
넷플릭스는 전 세계 사용자 중 50% 이상이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고 있고, 그 수가 약 3억 명에 달한다고 밝혔어요. 올해 역사를 쓴 ‘케이팝 데몬 헌터스’만 보더라도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고 괴수8호, 진격의 거인, 최애의 아이 등 이제는 지인들과 애니메이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죠.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애니메이션은 ‘서브컬처’로서 ‘오타쿠’들만의 취미로 인식됐는데 말이에요.
오타쿠는 특정 분야를 집착적으로 좋아한다는 의미지만요. 과거에는 단순히 ‘애니메이션 또는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 정도로 여겨졌어요.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기다란 쿠션에 프린팅해 마치 사람처럼 대하는 모습 등이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이미지가 더 이상하게 굳혀졌고요.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덕후(한국식 오타쿠)’라는 단어가 ‘애호가’ 정도로 넓게 쓰이는 것 같아요. 축구를 좋아하면 ‘축덕’인 것처럼요.
그리고 요즘엔 ‘애니힙’, 패션계에서는 ‘오타쿠코어’라는 말도 생겼어요.
※ 애니힙: 애니메이션 감성을 힙하다고 여기며 관련 콘텐츠를 적극 소비하는 성향 (by. 캐릿)
두 단어는 자세하게 보면 의미가 조금 다르지만, 트렌드로서 연결되는데요. 이번 콘텐츠에서는 ‘오타쿠코어’로 한 번에 표현할게요. 이 오타쿠코어가 떠오른 이유를 요약하면요.
① 개성을 드러내는 시대, 오타쿠는 힙스터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이전보다 개성을 존중하고, 드러내는 편이에요. 그중 하나가 ‘힙스터’ 문화인데요. 힙스터라는 말의 근원은 주류에 저항하는 히피 문화예요. 현대에 와서는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서브컬처를 좋아하면서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고, 취향이 반영된 가치에 주저 없이 소비하는 이들을 ‘힙스터’로 여기기도 해요. 지금 해석되는 오타쿠가 힙스터와 비슷한 느낌이죠.
특히 패션계에서는 애니메이션, 만화 감성이 과감하게 드러난 아이템들이 많이 보여요. 캐릭터를 그래픽으로 크게 그려 넣고, 이와 어울리게 짧은 치마를 매치하거나, 스트릿한 스타일을 입기도 하죠. 나이트고스트클럽은 원래도 만화 느낌의 그래픽을 잘 활용하는 브랜드인데, 올해 이토 준지 매니악과 콜라보하기도 했어요.

이외에도 몇몇 브랜드는 애니메이션 IP와 콜라보해 상품을 출시하곤 하는데, 대표적으로 유니클로는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과의 콜라보를 자주 하기로 유명해요. 일부는 리셀 가격이 크게 뛰거나, 없어서 못 구할 정도죠. 이러한 옷들을 중심으로 일본풍 스타일이 인기인 것도 한몫해요.
② OTT 덕분에 애니메이션을 접하기 쉬워졌다
가장 먼저 전했던 넷플릭스의 발표처럼 OTT는 애니메이션의 접근성을 끌어올렸어요. 몇몇 애니메이션 채널이나, 만화방 등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볼 수 있게 된 거예요.
왓챠가 휘청이면서 OTT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떠오르는 와중,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이 유일하게 흑자를 낸 것만 봐도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어요. 라프텔의 유료 결제 이용자는 지난해 기준 28만 명에 달해요. 진격의 거인과 귀멸의 칼날 극장판 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OTT로 보는 경우도 많아요.
③ 인플루언서들이 애니메이션 관련된 콘텐츠를 애용한다
인플루언서들이 애용하는 콘텐츠 중 하나가 ‘챌린지’죠. 애니메이션에서 시작된 동작, 노래 등이 밈이자 챌린지로서 자주 활용되고 있어요. ‘니코니코니’라든지, 최근에는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맛을 묻는 ‘나니가스키’ 챌린지가 많이 보였죠. 발라드 버전으로 바꿔서 부르기도 하고요.
넷플릭스에서 인기였던(지금은 시즌 2도 나왔죠) ‘최애의 아이’에서는 아이돌 ‘아이’가 등장하는데 아이의 환생이 아이브의 장원영 같다는 이야기도 돌았어요. 장원영이 아예 최애의 아이 챌린지를 보여주기도 하면서 더 화제가 됐고요.
이러한 콘텐츠들은 주로 애니메이션이라는 ‘가상’과 인플루언서라는 ‘현실’을 이어주는 재밌는 요소가 돼요. 챌린지를 보면 진짜 애니메이션은 어떨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애니메이션의 특정 캐릭터를 좋아했는데 그 모습을 따라 하는 연예인을 보고 ‘덕질’을 이어나갈 수도 있겠죠.
오타쿠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소년기’ 인스타그램 계정도 있더라고요. 애니메이션, 서브컬처와 관련한 콘텐츠를 꾸준하게 업로드하면서 팬들을 모으고 있죠.

사실 오타쿠코어는 갑자기 생긴 트렌드라고 생각되진 않아요. 과거에는 남의 눈치를 보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까 봐 억제하고 숨겼을 거란 추측이죠. 애니메이션이든 서브컬처든 하나의 문화로서 소비될 수 있는데 말이에요. 지금에 와서는 애니메이션 팝업스토어가 넘쳐나고, 인플루언서들이 먼저 취향을 공유하니 이전보다 더 당당하게 세상에 나오고, 오히려 주류 문화로 자리잡아 가는 게 아닐까 싶어요.
※ 이 글은 박승준 큐레터 에디터가 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