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AI 수준 엿보기
작성자 큐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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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AI 수준 엿보기
🍀 마케터를 위한 뉴스레터, 큐레터의 8월 28일 아티클이에요!
AI 업계에서 현시점 가장 핫한 바나나(?)인 ‘나노 바나나(nano-banana)’를 만든 곳이 구글이란 게 밝혀졌어요. 등장했을 때까지만 해도 그 기능이 뛰어난데,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었거든요.
나노 바나나를 써보거나, 콘텐츠로 접했다면 알겠지만 기대 이상이에요. AI가 만든 이미지 중에서도 퀄리티가 이미 좋은데 의상이나 행동을 바꾼다든지, 다른 이미지와 합성하는 것도 잘하거든요. 마케터들을 디자인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해줄 것 같았어요.
실제로 AI는 광고 시장을 흔들기 시작했어요. 특히 시간과 비용이라는 측면에서 AI는 광고를 만들 때, 참 요긴하게 쓰일만하거든요. 현재로서는 아직 대다수의 기업들이 실험적으로 도전하는 모양새인데, 시간이 지나면 적극적으로 쓰일 게 분명해요.
그래서 오늘은 AI로 만든 광고를 모아왔어요. 레퍼런스를 찾으면서 현재의 AI 광고를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었는데요.
① AI 특유의 ‘불쾌한 골짜기’ 최대한 안 느껴지도록 하기
② AI 티가 나지만, 참신한 기획력으로 커버하기
아직은 소비자들이 AI 광고라는 점을 인식하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요. 기업들이 어떻게 이를 극복하려 했는지, 2가지 갈래를 중심으로 재밌게 봐주세요!
① 이게 AI로 만들었다니, 기술이 참 발전했다!
나이키(Nike) x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나이키와 래퍼 트래비스 스캇이 협업한 ‘에어 조던 1 로우’ 광고인데요. 마치 SF영화 같은 이 광고는 AI 특유의 ‘불쾌한 골짜기’가 느껴지지 않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요. AI가 생성한 5000개 이상의 이미지가 구성 요소로 쓰이며, 영상 제작의 핵심 역할을 했음에도요. 창의성, 퀄리티 등에 AI를 적극 활용했지만, 결국 사람의 감각을 충분히 더했기에 일반적인 AI 영상에 비해 더 ‘인간적’이라는 평가예요.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의 세탁 세제 브랜드 ‘피지(FiJi)’의 브랜드 모델인 탁구선수 신유빈을 AI로 구현한 광고예요. 내용 자체는 전형적인 광고처럼 느껴지지만, 일정이 바쁜 브랜드 모델이 따로 촬영할 필요 없이 AI를 활용해 탄생한 영상이라는 게 의미가 있죠. AI 얼굴 합성 기능으로 신유빈 선수도 이질감 없이 표현했고, 탁구 경기도 자연스러워 보였어요. 앞으로는 모델과 협의된다면 비용과 시간을 아낀 이러한 형태의 AI 광고가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돼요.
LS그룹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미래의 도시에 LS의 전력 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메시지의 광고예요. 눈부시게 발전한 미래의 도시에 ‘만일 LS가 없다면’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거죠. 전체적으로 특별한 포인트는 부족하다고 할 수 있지만 영상, 음향을 AI로 만들었음에도 크게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퀄리티가 좋아요.
버드와이저(Budweiser)
올해 여름을 앞두고 공개된 버드와이저의 브랜드 필름은 AI의 한계를 뛰어넘은 완성도로 주목받아요. 사실 AI 광고를 보면 사람이 등장하는 부분에서 특히 부자연스러움을 느끼는데요. 버드와이저의 영상은 등장인물들이 계속 움직이지만 자연스러워서 ‘이거 진짜 AI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 안에는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같은 장면을 수십, 수백 번 반복적으로 생성하고, AI 소스 위에 모션그래픽을 덧입히는 등 생동감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었다고 해요. 여전히 AI로 다수의 인물을 동시에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거든요. 버드와이저의 콘텐츠는 AI의 효율성만을 강조하기보다는 하나의 새로운 수단이 생겼다는 시사점을 던져요.
한편, 넷플릭스도 콘텐츠를 만들 때, 적극적으로 AI를 쓰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넷플릭스 ‘영원한 항해자 에테르나우타’예요. 모두 AI로 만들었다는 게 아니라 건물 붕괴 장면을 AI로 제작해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거든요.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보다는 더 잘 만들기 위한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는 사례예요.
② AI라는 걸 알고 봐도 재밌는 광고
보건복지부 x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미디어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음주를 권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캠페인이에요. ‘퇴근하고 당연히 맥주 한잔해야지~’ 이런 문화처럼요. ‘술스라이팅(술+가스라이팅)’은 음주가 당연하다는 것처럼 미디어가 그려내는 걸 뜻하는 단어예요.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만들어졌으며 “누가 그래?”, “왜 꼭 마셔?” 등 반문형 가사를 후렴으로 풀어냈어요. 기획, 작곡, 영상 제작까지 전 과정을 AI가 맡았어요.
칼시(Kalshi)
NBA 파이널의 프라임 타임을 장식한 이 광고는 미국의 베팅(이벤트 예측) 기반 금융거래 플랫폼 ‘Kalshi’의 의뢰로 제작된 AI 영상이에요. 구글의 비디오 생성형 AI ‘Veo 3’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죠. 외계인과 사람들이 함께 파티를 즐기고, 노인이 맨손으로 악어를 타고 수영하는 등 비현실적인 장면을 잔뜩 보여준 다음 “세상이 미쳐 돌아가니 당장 거래하라(The worlds’ gone mad, trade it)”라는 메시지를 던져요. 단 돈 2000달러(약 277만 원)으로, 이틀 만에 제작된 광고로 AI의 장점을 극대화한 기획이에요.
삼성증권
삼성증권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엠팝(mPOP)’을 광고하는 영상인데요. 100% AI로 제작된 이 영상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패러디했으며, 엠팝으로 위기를 해결한다는 다소 광고스러운 전개로 끝나요. 다만, 삼성증권이 AI로 실험적인 영상을 자주 만들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더라고요. 삼성증권에서 만든 재밌는 영상 몇 개 링크 남겨둘게요!
삼성자산운용
이 광고는 ‘수익률’이라는 명확한 키워드를 강조한 것도 뚜렷한 홍보 포인트지만요. 미국 S&P500 ETF의 수익률을 홍보하기 위해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수익률이 좋은 곳을 찾아 직접 달려가는 연출을 AI로 유쾌하게 표현했다는 게 재밌어요. 덕분에 짧지만 강렬하게 인식될 수 있었죠.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자유의 여신상이 눈알을 굴린다거나, 도로를 뛰어갈 때 AI 특유의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지지 않아서 긍정적인 평가가 따라요.
야나두
흑인 영어 선생님이 한국인 할머니와 대화하는 숏폼 영상인데요. 재치 있는 상황극을 연출해서 B급 감성을 더했어요. AI가 티 나지 않을 만큼 퀄리티가 높다든지, 기발한 연출이 들어가진 않았지만 영어 공부를 재밌게 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반응이 좋아요. 저는 여느 유튜브 채널들이 AI로 만드는 흔한 상황극 콘텐츠인 줄 알았는데 야나두의 콘텐츠여서 더 놀랐답니다.
신세계그룹
여주인공과 18명의 꽃미남 버츄얼 모델이 등장하는 연애 시뮬레이션 형식의 광고예요. 언뜻 보기에는 다소 오그라들 수 있지만요. AI로 만들었다는 화제성부터 시작해서 매년 돌아오는 할인 행사를 단순히 혜택만 강조하기보다는 ‘설렘’으로 표현했다는 부분이 새로웠어요. 또한 18명의 모델은 각각 신세계그룹의 계열사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별도의 페이지를 만들어 이 세계관을 여러 채널에서 만날 수 있게 하면서 직관적인 할인 혜택도 느낄 수 있게 했다는 점도 주목할 포인트예요.

AI를 썼다가 논란이 된 케이스, 이니스프리

한편, 이니스프리에서는 AI 모델 사용으로 논란이 돼 광고를 내린 바 있는데요. 광고 이미지에 AI를 사용했다고 고지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준 거예요. 더군다나 AI 모델로는 화장품의 색감, 제형, 발색 등을 정확히 알기가 어려워 신뢰도도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요. 다만, 업계에서는 AI 모델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경쟁력이 확실하고, 사생활 논란도 없다는 점에서 AI 활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듯 보여요.
AI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건 이제 누구도 쉽게 부정하지 못해요. 특히 사람의 리소스는 한정적인데, AI를 잘 활용한다면 효율성이 팍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다만, 광고를 만들 때 소비자의 시선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 같아요. 마치 ‘요즘 AI 유행이니까, 우리도 만들자’라는 식의 느낌을 받는다면 그만큼 아쉬운 건 없을 테니까요.
오늘 모아온 레퍼런스를 보고, 다른 곳에서는 AI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는지 참고하면서 더 좋은 AI 광고 생태계를 꾸려가길 바라요. AI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더 재밌고, 참신한 광고가 탄생하길 기대할게요. 그럼 다음에 또 봐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