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지만 괜찮아: 5~7년 차 마케터는 커리어 고민을 이렇게 돌파해요
작성자 퍼블리
시간도 성과도 다 잡는 그로우어 ⏰
불안하지만 괜찮아: 5~7년 차 마케터는 커리어 고민을 이렇게 돌파해요

실무는 능숙한데, 커리어는 막막하다? 5~7년 차 마케터들의 현실적인 이야기
지난 2년 간 저는 커리어 상담을 하면서 많은 마케터들을 만났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5~7년 차 마케터들의 이야기가 제 마음에 오래 남았는데요.
보통 이 연차의 마케터들은 주니어를 벗어나 충분한 실무 경험을 쌓았고, 여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본 경험도 많습니다. 업계 트렌드도 그 누구보다 빠르게 읽을 수 있고, 데이터를 보는 눈도 생겼습니다. 그렇기에 어떠한 업무를 줘도 일단은 빠르게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매일 바쁘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성과도 내지만, 이 경험들이 진정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소위 말해 물경력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실무 능력은 늘었지만, 전략적 시야는 여전히 부족하게 느껴지고, 앞으로의 커리어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함이 커집니다. 조금 더 큰 회사에서 다양하게 업무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하는 업무는 그저 업무 쳐내기에 불과한 일들이라고 치부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커리어를 고민하는 마케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의 주니어 마케터시절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시각에도 고민하는 마케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다른 분들의 경험을 통해서 제 생각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오늘, 이 글을 통해 저는 실제 커리어 전환의 갈림길에 섰던 실제 우리 주변의 마케터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온라인에서 찾아보거나 주변에서 듣는 이야기에는 성공담만 있습니다. 연봉을 많이 높여 이직에 성공했다거나, 새로운 산업에 안착했다거나, 더 좋고 큰 회사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실제 우리가 마주하는 길은 그리 순탄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는 방향을 잡지 못해 헤매기도 하고, 누군가는 선택의 기로에서 오래 머무르기도 합니다. 그러다 공백기가 생기고, 때로는 실패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누군가의 화려한 성공담보다는 다양한 경험담을 공유함으로써, 우리가 실제 마주하고 있는 또는 마주할지 모르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던 마케터들의 경험을 통해, 지금 여러분이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작은 실마리를 찾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부터 제가 상담을 통해 만난 마케터들의 유형을 네 가지 대표적인 상황으로 나눠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1. 스텝업을 꿈꾸는 성장형
첫 번째로 만나볼 유형은 현재 상황을 개선해서 더 큰 기회를 찾고자 하는 성장형 마케터들의 이야기입니다.
중소 광고 대행사에서 인하우스 마케터로

한 중소 광고대행사에서 6년 차 AE로 일하고 있는 마케터 조각 님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매달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성과도 내고 있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허전함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산업군의 프로젝트를 경험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이 경험들이 자신의 전문성으로 쌓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 브랜드의 캠페인을 1년 넘게 진행하면서 이 고민은 더 깊어졌다고 하셨습니다. 브랜드의 장기적인 성장을 함께 고민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이 의미 있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종 결정권은 브랜드에 있으므로, 마음 한쪽에 허전함이 남고 성취감도 온전히 내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야심차게 제안한 프로젝트도 예산 문제로 깎이기 일쑤였고, 매출이 늘어나도 본인의 온전한 성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습니다. 마케터 조각 님은 이때부터 인하우스 마케터로의 전환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각 님과 상담하면서, 저는 기존 AE 경험을 효과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산업군 중심으로 경험을 정리하고, 단기적인 프로젝트 경험을 장기적인 브랜드 성장 스토리로 변환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업무를 추진해 왔음을 강조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AE로서의 경험을 인하우스 마케터의 역할과 연결하기 위해 소비자 분석, 캠페인 기획, 성과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강조하도록 말씀드렸습니다.
이후 조각 님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마케팅 직무를 목표로 지원하기 시작했고, 3개월의 준비 끝에 중견 건강기능식품 기업의 브랜드 마케터로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전환 후에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대행사에서는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예산과 자원을 직접 관리하고 책임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처음 3개월은 새로운 조직 문화 적응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조각 님은 "브랜드의 장기적인 성장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힘들지만 보람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자신이 기획한 캠페인의 성과가 브랜드의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하며, 마케터로서의 새로운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해주셨습니다.
소규모 회사 마케팅팀 팀장에서 대기업 마케터로

소규모 회사의 팀장으로 일하는 마케터 우물 님의 이야기입니다. 우물 님은 5년 차였지만 이미 팀장이었고, 많은 권한과 자율성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작은 조직에서는 모든 것을 빠르게 경험할 수 있었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이나 전문성을 키우기는 어려웠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회사의 자금 사정 때문에 예산은 줄어들었고,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늘 비슷한 규모의 프로젝트만 진행해 대규모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해 본 경험이 부족했습니다. 이런 한계가 느껴질 때마다 '더 큰 무대로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마케팅을 해보라고 대표님은 늘 지시하지만, 마케팅을 잘 모르는 대표님은 늘 바이럴마케팅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도 장기적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 마케팅이라는 것을 설득하려 해도, 회사는 당장의 비즈니스 성과에 따라 존속이 결정되기에, 장기적인 전략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합니다.
팀장이지만 늘 실무를 해야만 했고, 불안정한 입지에 놓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몇 번 협업 파트너들의 제안을 받아 이직하려고 시도를 해보기는 했지만, 모두 지금 회사와 비슷한 규모의 회사라 꺼려지기도 했습니다. 또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거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또한 팀장이라는 직책 때문에 이직이 쉽지 않았고, 대기업의 실무자로 들어가는 것이 과연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습니다. 업무적인 영역에서도 자신감이 부족했습니다.
우물 님의 경우 실무와 관리 경험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을 차별화된 강점으로 어필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먼저,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낸 경험을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정리할 것을 추천해 드렸습니다. 또한 다양한 실무경험과 팀원 관리를 통해 팀 내 협업과 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부각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드렸습니다.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이 강점이기에, 이러한 성향을 원하는 대기업의 니즈와 연결하는 것이 이 지원자의 역량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우물 님은 여러 대기업에 지원하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팀장에서 실무자로의 전환이 쉽지는 않지만, 자신의 강점을 살려 적합한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직급이 낮아지더라도 더 넓은 세상에서 배우고 싶다"는 우물 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대기업에서 2년간 계약직 마케터로 일하는 임시 님을 만났습니다. 실력은 인정받았지만,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정규직 동료들과 똑같이 일하고 있었지만, '계약직'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심리적 압박이 컸기 때문입니다. 또한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제외되거나, 장기 프로젝트에서 배제되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회사에서는 막연히 "잘하면 정규직 전환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기준이나 시기는 알 수 없었습니다.
임시 님과 상담하면서, 저는 단순히 정규직 전환을 기다리기보다, 회사 내부에서 정규직이 될 가능성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실질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먼저, 현재 회사에서의 정규직 전환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평가해야 했습니다.
대기업은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극히 낮거나, 내부적으로 정규직 TO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잘하면 정규직 전환도 가능하다"는 말이 신뢰할 수 있는 말인지, 과거에 또는 주변에 정규직 전환된 사례가 있는지, TO가 열릴 가능성이 있는지, 인사팀이나 신뢰할 만한 상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만약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작다면, 현재 회사를 '스펙을 쌓는 자리'로 활용하는 마인드셋이 필요합니다. "언젠가 정규직이 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에 머무르지 말고, 현재의 경력을 최대한 활용해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옮길 준비를 해야 합니다.
또한 외부 이직에 대한 도전을 병행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특히 임시 님처럼 계약직이지만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 이를 정규직 경험과 동일하게 포지셔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타이틀은 '계약직'이지만, 담당한 프로젝트의 성과와 역할을 중심으로 경력 기술서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실제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를 보면, 회사 내부에서 정규직 전환을 기다리기보다 이직을 통해 정규직이 된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임시 님께 "현 회사에서 정규직 전환을 기다리되, 이직을 통해 정규직 기회를 동시에 노리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적극적으로 실행하자"고 조언했습니다.
현재 임시 님은 이러한 조언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계약직이라는 꼬리표에 움츠러들지 말고, 제가 쌓은 실력과 경험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기회를 찾아보려고 해요"라는 임시 님의 말처럼, 보다 주도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설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세분의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이분들이 단순히 연봉 상승이나 직급의 상승만을 바라며 이직에 도전했다기보다 진정한 의미의 성장을 찾아 나섰다는 점입니다. 스텝업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지만, 명확한 목표와 체계적인 준비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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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모두 길 위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