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팀 체계가 싫다면? 제대로 된 팀 업무 체계 만드는 법

주먹구구식 팀 체계가 싫다면? 제대로 된 팀 업무 체계 만드는 법

작성자 퍼블리

리더십이 필요한 팀장 💪

주먹구구식 팀 체계가 싫다면? 제대로 된 팀 업무 체계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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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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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일하는 팀을 위한 팀 체계를 만드는 법


"우리 회사는 체계가 없어요."

주먹구구식으로 일하는 동아리 같은 회사, 많은 스타트업 등의 작은 조직이 그렇게 시작합니다. 초기 멤버들이 직장 생활 경험이 있더라도 '조직'을 체계적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능력은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조직 문화'를 공부하고 도입합니다. 조직 문화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인데요. 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미션과 비전을 정의하고, OKR*도 도입하고, 애자일(agile) 방식**도 테스트해봅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고 업무 과정이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 'Objectives and Key Results'의 약자로, 목표와 핵심 결과를 의미. 조직의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단계의 역할을 하는 결과물을 의미

** 작업 계획을 짧은 단위로 세우고,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어 나가는 사이클을 반복하는 개발 방식

조직 문화라는 표현에는 많은 게 포함될 수 있습니다. 문화란 '여러 사람이 비슷하게 생각하고, 비슷하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가치관 및 행동 양식'인데요. 미션ˑ비전이나 핵심 가치, 인재상처럼 추상적인 가치관이나 회사 분위기, 사람들의 성향 같은 것들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또한 업무 방식, 정기 미팅 방식, 프로젝트 개발의 규칙 같은 물리적인 행동 양식도 포함됩니다.

이렇듯 조직 문화가 포괄적인 개념이기 때문인지 초기 스타트업은 조직 문화를 단순히 문화적인 무언가로만 이해하고, 좋아 보이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실수를 하곤 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영화를 보러 간다든지, 회식 문화를 개선한다든지, 타운 홀 미팅(town hall meeting)*에서 축하 파티를 하기도 하고요.

*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이며,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회의 방식

하지만 팀을 세팅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분위기나 생각이 아니라 '일을 다루는 체계'입니다. 회사는 여러 사람이 각자 역할을 맡아 함께 협력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집합체이기 때문에 일을 어떻게 주고받느냐에 대한 '팀의 체계'가 가장 본질적인 요소입니다. 

하나의 과업을 어떻게 주고받고, 그 결과물을 어떻게 저장하고 기록하는지, 각 과업의 현황과 전체 프로젝트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그래서 얼마나 성과를 만들어내는지가 조직의 기본적인 체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과 성과를 시험 성적에 비유한다면 문화는 건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월등하게 건강해야만 시험을 잘 보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이 나빠도 성과는 잘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건강을 잃으면 성과도 오래갈 수 없고 어쩌면 모든 걸 잃을 수도 있겠죠. 중요한 것은 건강, 즉 조직 건전성만 신경 쓴다고 해서 회사의 성과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회사의 성과가 좋아지려면 일을 효율적으로 다루는 방식을 잡아야 합니다. 하지만 막상 체계를 잡는다고 하면 생각보다 막막할 수 있습니다. 너무 기본적인 업무 방법론부터 대기업에서나 가능한 무거운 보고 체계까지, 실행할 수 있는 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10명짜리 회사에 300명짜리 회사의 보고 체계를 도입하지 않도록, 그렇다고 너무 동아리처럼 주먹구구로 일하지 않도록 우리 스타트업에 맞는 체계의 뼈대를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주먹구구식 업무 처리를 그만하고 싶다면?

우선 업무는 다음과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업무는 자원을 들여 일부러 추진시켜야 산출물이 나오는 활동입니다.

Task KARD라고 들어보셨나요? 업무에는 4가지 속성이 있다고 가정하는 개념으로 제가 임의로 만든 말입니다. 체계적으로 일을 관리하고, 업무를 '추진'하기 위한 4가지 요소를 KARD라고 합니다. 각각은 다음의 약자입니다.

  • K(KPI, Key Performance Index): 모든 업무에는 그 결과물 수준이 명확해야 한다.

  • A(Action Item): 모든 업무는 실행 가능한 수준의 액션 아이템으로 정리되어야 한다.

  • R(R&R, Role & Responsibility): 모든 업무에는 담당자가 정해져야 한다.

  • D(Due date): 모든 업무는 기한이 정해져야 한다.

* 원래 KPI는 특정한 목표 '지표'를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정량적인 지표를 의미하는 건 아니고 단순하게 어떤 일의 결과물 수준을 좀 더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는 뜻에 가깝게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안서 하나를 요청해도 스토리 초안만 짜서 주면 되는지, 디자인까지 해서 주면 되는지 등 사람마다 생각하는 결과물 수준이 다른데, 이를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4가지 중에 하나라도 빠지면 일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구멍이 나게 되는데요. 회사에서 일이 주먹구구라고 느끼는 경우는 대개 위 4가지 속성 중 하나가 빠지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팀 전체가 위 KARD 요소는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항상 챙겨야 하며, 모든 일 처리와 커뮤니케이션에 무의식적으로 반영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양식이나 규칙이라기보다는 머릿속 체계에 가깝습니다. 가장 기본이므로 이를 잘 숙지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업무에서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가이드해주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면, 실제 업무에서 KARD 요소들을 아래와 같이 적용할 수 있습니다.

1️⃣ 업무의 배경, 목적, 목표를 분명히 하기 

목표하는 수준의 업무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업무의 배경과 목적, 목표가 명확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일을 주고받을 때에는 이 일이 왜 필요한 일인지 명확하게 말하는 것을 가장 기본적인 방법론으로 정하고, 프로젝트 기획안을 적을 때에도 배경, 목적, 목표를 적도록 해보세요. 

2️⃣ 업무 상황 중간 공유 

업무를 요청할 때 아무리 일의 배경과 결과물 수준을 구체적으로 말하더라도 서로의 이해 수준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업무는 업무 계획, 초안, 중간상황, 최종 결과물 등의 단계에 따라 적절하게 공유하고 보고하는 자리를 가져야 합니다.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업무를 취합하는 정기회의 때 업무 결과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3️⃣ 회의/회고 미팅 후 반드시 액션 아이템을 도출하기  

가장 빈번하게 일이 흐지부지되는 게 '회의'입니다. 회의가 끝날 때 "이건 좀 더 고민해 볼게요",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시죠", "~를 좀 더 신경 써야겠네요"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당장 실행할 수준까지 액션 아이템을 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추진되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개선하기 위한 회고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번에는 더 꼼꼼하게 확인하기'와 같은 추상적인 내용은 업무로서 추진되지 않습니다.

4️⃣ 담당자/기한 표기 규칙

모든 일에는 담당자와 기한이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회의록 양식 마지막에 '액션 아이템'을 정리하고, 반드시 각 액션 아이템의 담당자와 기한까지 표기해 보세요. 또는 전체 업무를 관리하는 업무 현황판이나 프로젝트 현황판을 만들어서 각 업무의 담당자, 기한을 표기하세요. 업무용 협업 툴(tool)이 필요한 이유는 담당자/기한 설정을 까먹지 않게 만들어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KARD 요소를 적용한 회의록 예시 ©알토v

아무리 체계나 규칙을 만들어도 기본적으로 이를 수행하는 사람의 역량이 부족하면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위와 같은 업무 속성을 잘 이해하고 매 순간 업무를 잘 관리하는 게 첫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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