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이어 스토리를 만드는 일

취업을 앞둔 여러분에게 세상은 어떤 빛깔인가요? 아마도 한동안은 안개 낀 회색빛이겠죠. 앞을 바라보면 자욱한 안개가 시선을 가로막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참에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취업은 '앞'만 보며 돌진하는 일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뒤'를 돌아보는 과정일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쌓아 온 내 경험과 지식을 하나의 선으로 꿰어낼 시간과 마음가짐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물론 여러분의 경험은 한 두 개의 점일 때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취업을 위해서는 각 점을 이어야 합니다. 경험들을 연결해 자신의 스토리로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죠.

• 점(dots): 여러분의 경험입니다. 학업, 팀 프로젝트, 온·오프라인 수강 내역, 대내·외 활동, 아르바이트, 스터디, 여행, 모임 기획·주최, 해외 연수, 소셜미디어·블로그 활동, 커뮤니티 활동, 인턴십, 산학협력, 공모전 참여·수상, 특별한 개인적 경험 등 다양합니다.
   

• 선(story): 이런 다양한 점이 모여 하나의 선, 즉 스토리가 됩니다. 서류도, 면접도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를 이룰 점, 즉 경험의 중요도와 관련성에 따라 선택하고 연결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가진 경험을 각각의 '점'으로 정의하고, 이를 하나의 '선' 즉, 스토리로 연결하면 여러분의 잠재된 역량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취업을 준비 중인 퍼블린🙋🏻과 함께 경험을 스토리를 만들어 볼까요?

이력서: what보다 how를 중심으로

먼저 취준생 퍼블린🙋🏻이 작성한 이력서부터 보겠습니다. 

흔히들 쓰는 이력서와 다르지 않은데요. 나쁘진 않지만, 너무 차별화가 안 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죠? 어떻게 하면 좀 더 직무와 연관돼 보이게 바꿀 수 있을까요?

1) 평가자에게 긍정 프레임을 씌우자 

이력서를 쓸 때는 내 경험 중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싶은지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평가자가 정확히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저는 이걸 '긍정 프레임'을 설치한다고 하는데요.

긍정 프레임은, 지원자와 직무의 관련성을 높이는 단서를 제시해 평가자가 지원자의 직무 적합성을 높게 평가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긍정 프레임을 만드는 데는 3단계가 필요합니다.

• 1단계: 내 경험 나열해보기

• 2단계: 평가자 관점에서 중요한 스펙 파악하기

• 3단계: 중요 경험은 연관성을 기준으로 묶기
   

[1단계] 내 경험 나열해보기

사실에 기반한 경험을 빠짐없이 나열해봅니다. 내게 어떤 재료들이 있는지 한눈에 보기 위해서죠. 참고로 이력서에 작성할 때는 '최신순'으로 쓰는 게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지금의 나'이기 때문이죠.

[2단계] 평가자 관점에서 중요한 스펙 파악하기

평가자의 입장에서 내 경험과 스펙 중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질지 생각해야 합니다. 이를 파악하려면 채용공고부터 살펴야 합니다.

채용공고의 담당 업무는 입사 후 맡게 될 역할에 대한 소개이고, 자격요건은 해당 업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에 대해 기업에서 제시하는 척도이자 기대치이기 때문입니다.

채용공고의 자격요건과 우대사항은 내 경험과 적성 그리고 역량을 보여주는 기준점이 됩니다. 이 항목을 나의 경험과 스펙에 하나씩 연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채용공고 항목의 순서가 해당 포지션에 대해 평가자가 기대하는 우선순위라는 점도 잊지 마시고요! 

[3단계] 중요 경험은 연관성을 기준으로 모으기

경험과 스펙은 연관성을 토대로 묶어야 합니다. 앞서 살펴본 채용공고의 주요 업무나 자격요건에 맞춰 분류해볼 수 있겠죠?

이렇게 묶인 경험 덩어리에는 각기 다른 이름을 붙여 볼 수 있습니다. 가령,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기', '워너비 마케터 체험기', '기획에 대한 모든 것' 등 창의력을 발휘해보세요. 내 경험을 한층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고, 직무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경험도 제목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연관성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가장 하단에 쓰여있는 '아름다운 가게 매장운영 봉사활동 50시간'은 '트렌드 파악'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발견하는 소비 트렌드'로 제목을 짓는다면 매장에서 일하며 트렌드를 파악한 경험으로 연관 지을 수 있습니다. 

물론 각 경험 기술의 기본은 팩트 체크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사항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입니다. 날짜(기간), 지역 및 기관명, 프로젝트명 등이 해당되겠죠?

2) How로 직무 연관성을 드러내자

무엇을 했는지(what) 기술하는 것은 이력서의 기본입니다. 여기에 어떻게(how)를 가미하는 것은 센스라고 할 수 있겠죠. 어필하고자 하는 경험이 직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how'에서 접점을 찾는 겁니다. 연관된 경험의 특징과 과정, 그 안에서 나의 역할과 결과를 이야기하며 업무와의 연관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신입 마케터에 지원하는 퍼블린🙋🏻의 경우 올리브영 아르바이트 경험(what)에서 얻은 고객 응대 체험이나 매출에 기여하기 위해 고민했던 제품 추천 전략(how) 등을 더해, 해당 직무와의 연관성을 어필해볼 수 있는데요.

이때 '질문 리스트'를 활용하면 뾰족한 how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사례를 통해 자세히 살펴볼까요?

[사례1] 대내활동: 글쓰기 스터디

퍼블린🙋🏻은 대내활동으로 글쓰기 스터디에 참여했는데요. 관련해서 평가자가 할만한 질문들을 생각해봅시다.

• Q1: 이 경험이 지원하는 직무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

• Q2: 가장 인상적인 경험은 무엇인가요?

• Q3: 어떤 걸 배우거나 깨달았나요?

이력서에서나, 면접에서나 내가 가진 직무와 관련된 단서를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게 중요합니다. 평가자가 신속하게 나의 잠재적 역량과 업무 수행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거죠.

• A1: 스터디 과정 중에 'SNS에서 이목을 집중시키는 카피라이팅 방법'을 배웠다.

• A2: 이때 작성한 카피가 좋은 피드백을 얻어 인상 깊은 경험으로 남아있다.(링크 첨부)

• A3: 마케팅의 본질은 소통이라고 생각하는데, 비대면 시대에 가장 중요한 소통 수단인 '글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과 방법을 배웠다.

실제로 퍼블린🙋🏻이 글쓰기 스터디에서 다른 활동들을 더 많이 했다고 해도, 이력서엔 직무와 관련된 경험 중심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사례2] 대외활동: S패션 브랜드 SNS 채널 운영

SNS 채널 운영은 경험 자체가 글쓰기보다는 직무와 연관성이 높습니다. 이럴 때도 how를 작성해 뾰족하게 다듬으면 직무 연관성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 Q1: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나요?

• Q2: MZ세대를 위한 콘텐츠는 어떻게 기획하고 제작했나요?

• Q3: MZ세대는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나요?

어떤 전략으로 SNS 채널을 운영했고, 어떤 점을 배웠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업무와의 연관성을 드러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은 이력서 작성뿐만 아니라 면접에도 도움이 되는데요. 질문은 면접 예상 질문으로, 작성하는 내용은 예상 답변 스크립트가 될 수 있습니다.

• A1: MZ세대를 타겟한 인스타그램용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했다.

• A2 : 조회 수나 댓글 수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반응이 좋은 소재와 형식을 찾아내고, 그에 맞게 기획 및 제작했다.

• A3: MZ세대는 본인과 관련된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링크 첨부)

how가 추가된 이력서를 완성했다면 평가자의 입장이 되어, 여러 번 읽어봅시다. 평가자가 빠르게 나의 직무 역량을 파악할 수 있다면 성공입니다.

이 다음 내용이 더 궁금하다면?

✅ 자소서: 에피소드에서 직무 연관성을 뽑아내자

✅ 면접: 매직 넘버 '3'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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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바도 스펙이 될까? 내 경험과 직무의 연결고리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