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언제까지 필요하세요?

그거 언제까지 필요하세요?

작성자 펭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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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언제까지 필요하세요?

펭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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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ginst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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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인턴은 오전부터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늘 오후 3시까지 펭대리님한테 드리기로 한 자료를 마무리해야 하거든요. 곧 론칭할 신제품, '고추기름 립 플럼퍼'를 바르면 입술이 얼마나 플럼플럼 해지는지 근거 자료를 열심히 보강하고 있습니다.

띠링. 이 바쁜 와중에 메시지가 오네요. 옆팀 새우대리님입니다.

급한 일은 왜 항상 몰리는 걸까요. 하는 수 없죠, 저건 금방 처리할 수 있는 일이니까 얼른 작업해서 보내고, 그 다음 펭대리님 자료를 최대한 빨리 이어서 해야겠습니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생각보다 새우대리 요청 자료에 시간이 걸렸어요. 시간은 벌써 세시가 가까워져 가고, 귤인턴은 손에 땀이 차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곧 펭대리님이 찾으실텐데··· 귤인턴은 하는 수 없이 메신저로 이실직고를 합니다.

여차저차 상황을 설명한 귤인턴. 펭대리 표정이 꼭 '아하, 이렇게 일이 몰린 게 처음이라 그랬구만'이라고 말하는 것 같네요.

괜찮아요. 그럴 수 있죠. 모르면 배우면 됩니다. 뭘? 업무 요청에 대하는 방법을요.

📑포인트: 언제까지 필요하세요?

한번에 하나의 일만 하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일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이 일 하고 있는데 저 일이 들어오는 건 다반사이고 저저 일, 저저저 일까지 들어오는 것도 예사죠. 그럴 땐 아래의 지침을 참고해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면 도움이 됩니다.

✔️ 언제까지 필요한지 물어보자.

✔️ 마감 기한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얘기하자.

✔️ 상대방이 말한 일정에 무조건 맞춰줄 필요는 없다.

✔️ 커뮤니케이션하기 어려우면 내 상사를 앞세우자.

1. 언제까지 필요한지 물어보자.

모든 업무는 데드라인을 확인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물이 펄펄 끓는 저 주전자의 불을 꺼달라는 요청에 언제까지 끌까요라고 물어보는 게 아닌 이상, 즉 누가 봐도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이어서 마감 기한을 물어볼 필요가 없는 일이 아닌 이상은 그 일이 '언제까지' 끝나야 하는지 반드시 물어봐야 합니다.

2. 마감 기한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얘기하자.

사람 곤란하게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언제까지 필요하냐고 물었는데 언제까지 될 것 같냐고 물어보는 거죠. 그럴 땐 내가 마감 기한을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이 때 주의할 건 최대한 안전하게, 보수적으로 기한을 잡아야 한다는 겁니다. 일하다 보면 또 어떤 다른 일이 갑자기 튀어나올지도 모르니까요. 나의 유능함을 과시하기 위해 무리하게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생각해봅시다. 똑같은 요청자료를 두 명에게 똑같이 줬습니다. 한명은 이틀이면 된다고 했고 한명은 일주일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둘 다 사흘 뒤에 자료를 줬네요. 결과는 똑같습니다. 상대방은 누구를 더 일을 잘 하는 사람으로 볼까요?

3. 상대방이 말한 일정에 무조건 맞춰줄 필요는 없다.

조직 안에서 우리 모두는 물론 같은 목표를 갖고 일하는 노비...가 아니고 노무자들입니다.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일을 해야겠지요.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자기 일이 세상에서 제일 급하고 제일 중요한 사람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안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사정입니다. 아무리 저쪽의 팀장님이 본부장님이 이사님이 급하게 요청하신 자료라고 한들 지금 우리 일정이 안된다는데 어쩔까요. 상대방이 요구한 일정에 맞춰주지 못해서 죄책감이 들거나 나의 무능함을 탓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때만큼은 우리 모두 충청도민이 됩시다. 그렇게 바쁘면 어제 오셨어야죠.

그렇게 바쁘면…” 충청도 과속방지 현수막 '센스甲' : 소다

4. 커뮤니케이션하기 어려우면 상사를 앞세우자.

3번의 연장선에서, 그래도 자꾸 어떻게든 안되겠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면 여러분의 상사를 앞세우세요. 사회초년생은 어떤 업무에 있어서든 자기결정권이 아직 약한 단계입니다. 일의 내용, 기한 등 모든 것들에 있어서요. 스스로 결정하기 곤란한 일이 있다면 무조건 상사에게 보고하세요. 상대방에게는 이렇게만 말해두면 됩니다. "제가 결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라, 팀장님한테 보고드리고 말씀드릴게요." 이 때 착한 사람이라면 그러셔라 감사하다라고 할 것이고, 사회초년생이니까 대충 내가 해달라고 세게 얘기하면 해주겠지 라고 생각한 나쁜 이라면 아 잠시만요 그럴 것까지는 아니고... 그럼 언제까지는 가능하실지... 라는 답변을 할 것입니다. 뭐라고 하는지 잘 눈여겨봤다가 앞으로의 회사 생활에 참고합시다.


🐧: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중요한 법이고, 마감 기한은 우선순위를 정할 때 고려해야 할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마감 기한만 잘 정하고 일해도 업무에 빵꾸...아니 누락이 없어지니, 센스 있는 커뮤니케이션으로 오늘도 칼퇴를 앞당겨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