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호. 프리다이빙과 요가가 만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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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레터 OLLY

60호. 프리다이빙과 요가가 만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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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 여름이 되면 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고픈 마음이 간절해지죠 😉

 

45호 요가비즈니스조언 편에서 요가+프리다이빙 리트릿을 다루면서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리트릿이 한국에도 있더라고요! 이번 레터는 한 때 연극 배우로 활약하시다 지금은 울산과 필리핀을 기반으로 요가+프리다이빙 리트릿을 만드는 베럴라비다 대표 상현님과 함께해요 🤿

여름휴가 계획이 아직 없으시다면, 오늘 레터가 영감을 드릴 수도요. 프리다이빙을 안하는 요기는 있어도 요가 안하는 프리다이버는 없다고 하니까요!

#광고 🐳 물 속에서의 치타 브리티 니로다 ft. 베럴라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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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끈질기게 쫓아다니던 속세의 번뇌와 번민, 살아가기 위해 만들었던 인간관계에서 빚어진 스트레스는 점차 사라지고 바닷속의 어둠과 함께 적막 같은 고요만 흐른다. 몸이 바다 밑바닥으로 하락하는 순간 진화의 과정을 거슬러 내려간다. 우주의 고요가 눈 앞에 펼쳐진다. 고민과 걱정은 떨어져 나가고 중력마저도 벗어 던진다. 

<프리다이빙 산책> 최재호

 

구독자님, 제 예전 직장은 환경 분야 국제기구였습니다. 그래서 매년 서울환경영화제에 출품된 영화를 보는 습관이 있었는데요.

한 해는 돌핀맨이라는 영화를 보게 됐어요.

다이빙이란 장르를 전세계 대중에게 각인시킨 아이코닉한 영화, 그랑블루의 주인공 쟈크 마욜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쟈크 마욜은 인간의 몸으로는 잠수 100m 의 벽을 깰 수 없다는 당시의 믿음을 깨부수며 세계신기록을 세운 전설적인 프리다이버죠.

 

영화는 못봤어도 그랑블루의 이 포스터 이미지는 아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 Le Grand Bleu

영화는 못봤어도 그랑블루의 이 포스터 이미지는 아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 Le Grand Bleu

 

영화 속의 그가 다이빙을 더 잘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해 선명상을 배우고, 요가를 정기적으로 수련하는 모습을 보며, 사실은 이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그 때 처음 알게 됐어요.

 

한 호흡에 한 동작을 하는 요가, 한 호흡에 깊은 바닷 속으로 다녀오는 프리다이빙. 

육지와 바다의 차이만 있을 뿐, 프리다이빙은 늘 움직이고 있는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 앉히는 것이 '요가'라는 요가 수트라의 두번째 구절이 어색함 없이 잘 어울리는 스포츠입니다.

 

물 속에서 명상하는 프리다이버 Ⓒ Daan Verhoeven

물 속에서 명상하는 프리다이버 Ⓒ Daan Verhoeven

 

사실 프리다이빙은 요가처럼 수천 수백 년을 이어온 전통이라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해녀, 일본의 아마처럼 깊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인류는 지구 곳곳에서 사냥과 채집을 위해 바다로 들어갔지요. 지금처럼 레저 스포츠가 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요.

 

프리다이빙은 침묵에 관한 것입니다. 내면에서 나오는 침묵이죠.

쟈크 마욜

 

어쩌면 다이빙은 요가 수련의 가장 깊은 확장판

 

물 속의 부력은 몸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물의 밀도는 소음을 차단하여 오직 자신의 내면과 호흡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몰입'의 상태가 프리다이빙을 하면서는 더욱 강렬하게 나타나죠.

그래서 언젠가 요가와 프리다이빙을 묶는 요가레터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이미 이 둘을 묶어 여행을 만들고 계신 상현님보다 더 좋은 인터뷰이도 없겠더라고요. 이제 그 이야길 들려드릴게요! 

 

@betterlavida.freediving

@betterlavida.freediving

Q.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여행사 겸 프리다이빙 & 요가 교육기관 베럴라비다를 운영하는 신상현입니다. 20대 때는 연극을 했어요. 하나의 무대를 정하고,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장면을 만드는 일을 했지요.

 

지금은 다이빙, 요가, 사진 등 그간 체득한 것들을 더해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섬을 무대로 사람들이 오르고, 요가와 다이빙을 하고 밥을 먹고 웃고 울며 어우러지는 여행이라는 작품을 만드니까요. 각기 다른 장면으로 이뤄졌지만, 매번 행복한 결말을 맞는 그런 예술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웃음)

 

Q. 요가와 프리다이빙은 어떻게 닮았나요?

둘 다 결국 ‘호흡’을 다루는 수련이예요. 요가는 호흡을 통해 지금 여기에 집중하게 만들고, 프리다이빙은 그 호흡을 최대한 오래 끌고 가는 집중의 끝을 보여주니까요.

 

요가와 합이 잘 맞는 운동들이 있잖아요. 제겐 그게 프리다이빙이었습니다.

요가에서 배운 호흡이 바다에서 나를 편안하게 만들고, 바다에서 얻은 침묵이 요가할 때 집중을 훨씬 깊게 만들어주더라고요. 요가레터 구독자분들처럼 이미 요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물 속에서의 고요함이 그리 낯설지 않으실 거예요.

 

 

Q. 요가 수련자들이 프리다이빙을 배우는 데 유리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호흡 조절 능력이죠. 요가를 꾸준히 하신 분들은 이미 깊고 고른 호흡에 익숙합니다.

물속에서 평온함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 호흡이니까요, 많은 다이버들이 요가를 하는 이유도 이 호흡을 더 잘하기 위해서죠.

 

또 하나를 꼽아보자면, 요가하시는 분들은 자기 몸의 목소리를 듣는 능력이 참 좋으세요. 평소에 아사나를 수련하면서 내 몸과 호흡을 두루 살피는 게 익숙하시니까요.

이건 안전하고 재밌는 프리다이빙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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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행을 연극처럼 바라보시는 관점이 꽤 신선했는데요, 요가와 프리다이빙을 합친 리트릿을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

 

요가가 제 일상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아,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는 내 일상 속에 운동과 내가 좋아하는 활동이 꼭 있어야하는 구나"를 깨닫게 됐어요. 공동창업자인 예진서 선생님도 부산에서 요가를 가르치시던 분이었는데, 처음에는 함께 야외요가, 해변요가 클래스를 열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죠. 

 

이렇게 자극이 많은 시대에, 저희는 요가와 프리다이빙이 외부로 흩어진 호흡을 정돈하고 몸과 마음을 보살피는 좋은 도구라고 믿어요.

우리가 꼭 필요하다고 믿는 이 도구들을 모아 다른 분들께도 안내해보고 싶었어요. 다행히 직접 경험해보신 분들의 반응이 무척 좋아 새로운 기수를 계속 모집할 수 있게 됐죠. 캠프의 경우 벌써 12회를 맞이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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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필리핀을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필리핀은 한국에서 4시간 남짓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나라면서도, 대자연이 훼손되지 않고 살아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물 위도 물 속도 고루 아름다운 곳이라 요가에도 다이빙에도 적합하지요.

 

또, 숙소와 풍경은 온라인으로 미리 볼 수 있지만 여행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의 철학이나 태도는 검색해볼 수 없잖아요? 저희는 생활 속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제로웨이스터이기도 해서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여러 여행지를 답사할 때 이런 부분도 염두에 뒀어요.

자연과 환경에 진심인 현지 파트너를 마침 필리핀에서 만난 것도 한 몫 했어요. 그분들 덕분에 베럴라비다의 여행이 조금 더 무해하고 사람 냄새가 진한 프로그램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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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밥도 혼자, 영화도 혼자 보는 시대에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여행이 약간 망설여지기도 해요. 

맞는 말씀이예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게 있어요.

 

큐레이션의 힘이죠.

미술관에서 흡족한 전시를 봤던 때를 떠올려보세요. 아마 전시회에 오는 구독자님과 같은 사람들을 위해 큐레이터들이 긴 시간 고민해 선별한 작품, 배치, 동선, 설명이 어우러져 나온 결과물이잖아요. 많은 분들이 요가레터를 읽으시는 이유도 큐레이션 때문일거고요 :)

 

여행에도 큐레이션의 힘이 강력하게 작용해요.  

맛집이래서 어렵게 찾아갔더니 결국 똑같은 블로그 보고 온 사람들만 가득하고 그저그런 서비스 받고 불쾌하셨던 경험, 다들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어떤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가졌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랜덤으로 올린 정보를 따라가는 여행보다는, 나와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이 발로 뛰어 추려낸 장소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여행의 만족도가 확실히 높으실 거라 확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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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큐레이션의 힘, 동감해요. 베럴라비다에서는 자연스럽게 디지털 디톡스도 할 수 있다고요.

디지털 디톡스까지는 아니지만 참가자 분들이 눈으로 풍경을 담아가실 수 있도록, 저희 팀에서 대신 자연스러운 모습을 많이 담아드렸더니 종종 그런 얘길 하시더라고요 (웃음)

저도 마찬가지지만, 요즘 우리는 '좋다, 멋지다' 라는 느낌이 드는 순간 반사적으로 휴대폰을 들어올려 사진을 찍게 되잖아요. 그냥 그 순간을 음미해도 되는데 말이죠.

너무 행복해서 기억하고 싶은 마음을 십분 이해하기에 이번 여행에서만큼은 전문작가인 저희의 사진을 믿고 휴대폰을 내려놓으셔도 좋다고 말씀 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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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물을 무서워하거나 수영을 못하는 분들도 프리다이빙을 할 수 있나요? 

네, 그럼요. 한국어로 교육이 진행되고 한국인 강사가 함께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아요.

교육을 담당하는 모든 멤버가 프리다이빙 강사이자 요가 강사인 것도 장점이랍니다. 저희 고객분들 대다수가 프리다이빙은 처음이셨지만 지금까지 20회 이상의 투어를 안전하게 진행했어요. 

 

Q. 기억에 남는 바닷 속 경험을 말씀해주세요. 

알록달록한 열대어들과 아름다운 산호들, 수면에 닿아 부서지는 햇살까지. 다이빙의 장점은 많지만 저는 무엇보다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집중했을 때 생겼던 경험을 나누고 싶어요.

베럴라비다의 첫 투어 준비로 여념이 없던 때였어요. 아침 일찍 보홀 바닷가로 나섰는데, 한국 가족에게서 전화가 오더군요. 몸이 편찮으셨던 아버지께서 결국 시한부 선고를 받으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휘몰아치는 아침이었습니다.

프리다이버들은 물에 들어가기 전 깊은 이완 상태를 위해 스트레칭과 명상을 하는데요. 그 날은 내내 아버지 생각이 떠나지 않더라고요. 편안한 깊이의 수심에서 잠시 유도줄에 매달려 머무르는 '행잉' 으로 웜업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푸른 어둠만 존재하는 공간에서 늘 연습하던 패턴대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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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갑자기 제 자신이 제3자의 시선에서 감각되더군요.

몸 속에서 영혼이라도 빠져나간 것 처럼, 제가 보였고 외부에서 바라보는 저의 형태가 느껴졌어요. 마치 아버지의 정신으로 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믿기지 않을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그 때 저는 잠깐 아버지의 우주에 들어와 온전히 보호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면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아주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어떻게든 아버지를 만나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 같았거든요.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왠지 요가하시는 분들이시라면 이해하실 것 같아 나누고 싶었어요.

 

Q. 감사해요. 마지막으로 요가레터 구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행복이라는 말이 생각해보면 참 추상적이라, 저는 사랑과 자유 같은 조금 더 구체적인 단어가 더 좋더라고요.

요가를 통해 이미 내면의 사랑과 자유와 연결되는 경험을 하고 계신 구독자님께, 프리다이빙은 그 경험을 바다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확장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언젠가 사랑과 자유가 넘쳐흐르는 곳에서 만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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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럴라비다와 함께한 여행 후기

요즘 전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요가 시작 전 외쳤던 ‘옴-’ 소리를 떠올립니다. 그 소리 하나로 한국에서 다시 보홀로 떠나는 기분이 들어요. 1분만 떠올려도 살아갈 힘이 생깁니다. 

좋은 거 보고 맛있는 거 먹는 게 여행 아닌가?

하지만 이상하게, 그동안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마음이 불편하고 몸도 힘들었습니다. 이번 요가 여행에서 저는 비로소 ‘진정한 여행’을 경험했습니다. 수도 없는 호핑투어를 다녔지만 생각보다 더러운 바다와 불쌍한 물고기들이 마음에 걸렸어요.

유럽이며 동남아며 수도 없이 많은 바다를 보러 다녔지만, ‘폭싹 속았수다’의 애순이처럼 벅차오르는 가슴을 부여잡고 “너무 좋아~”를 연신 외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이렇게 진심을 다한 여행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두 계절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는 여전히 함께 여행 중인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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