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이른바 간병 번아웃 (caregiving burnout) 을 겪다 간병 자살이나 간병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간병은 꽤 심각한 사회적 문제입니다.
95%의 간병 가족은 불면증을 호소하고 50% 정도의 간병 가족은 피로를 호소한다. 간병의 부담 자체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은 마음의 어려움으로 인한 불안, 우울과 같은 정서적 문제가 더 많아서 10명의 간병 가족 중 4명은 정서적인 문제를 호소한다. - 서울아산병원 / 간병하는 가족의 건강관리
☝️ 카르마 요가
카르마 요가라는 것이 있습니다. 박티, 즈냐나, 라자와 같이 고전 요가의 한 종류인데요.
이 카르마 요가는 우리의 모든 행위가 결과를 낳는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성과나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묵묵히 의무를 수행하는 헌신적 행동을 강조합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살피는 간병 자체가 정신적인 수련의 일환이 될 수 있습니다.
카르마 요가는 회복이나 호전 같은 '결과'에 대한 기대는 내려놓고 현재 순간에 머무르며 나의 의무를 다하라고 말하는데요. 여러 간병 에세이에도 나오지만, 이런 마인드셋은 특히나 만성 질환자를 장기간 돌볼 때 들기 쉬운 좌절감과 번아웃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요.
현대의 카르마 요가란 이런 것이 아니겠냔 생각이 드는, 그런 분이 있어 잠시 소개하고 싶어요.
병원에 앉아 불안과 짜증이 몰려올 땐, 배 -> 가슴 -> 쇄골 순으로 천천히 숨을 들이 마쉬고 내쉬는 완전호흡을 연습해보세요. 요기의 호흡, 또는 디르가 프라나야마라고도 불리는 이 완전호흡은 프라나야마를 주제로 한 지난 48호에서도 다뤘듯, 즉각적으로 신경계를 안정시켜준답니다.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어 요가에 익숙하지 않은 분과도 함께하기 좋지요.
등을 곧게 펴고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시작해요.
먼저 배 → 가슴 → 쇄골 순으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셔요.
내쉴 때는 반대로 쇄골 → 가슴 → 배 순서로 천천히 내쉽니다.
5분~10분 정도 반복합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함께 수련해보세요.
🫶🏻 말보단 행동으로
마지막으로, 마디님의 친구나 가족이 지금 누군가를 돌보고 있다면 기억해 주세요. “힘내", "필요하면 말해”라는 말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행동을 해주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는 걸요.
그 어떤 물질적 지원보다도 정서적 지지와 시간이 가장 필요한 것 같아요. 걱정하는 마음으로 진척을 묻는 메시지는 보내기 쉽지만, 보호자 입장에서 일일이 업데이트를 전하는 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고 지치는 일이거든요. 병원에서의 상황은 자꾸 변하니까요.
정신없이 중환자실로 병상을 옮겨야 했던 날, 친구가 보낸 '많이 놀랐겠다.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가서, 옆에 같이 앉아 있어 줘도 될까?' 라는 메세지가 큰 힘이 됐습니다. 또 다른 친구들은 제가 지칠까 대신 운전해 주고, 방을 내어주고 아침밥을 든든히 준비해 주기도 했죠. 돌이켜보면 그 정성스러운 마음들 덕분에 그 시간을 잘 견뎠어요.
이렇게 간병인에게는 외로움과 수고를 덜 수 있는 도움이 절실하니, 행동으로 애정을 표현해보세요.
서점에서 간병에 관한 다양한 에세이와 실용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은 간병하게 되는 시대입니다.
사적이고도 무거운 이야기라 발행을 고민했지만, 분명 이 이야기가 도움이 되는 분들이 계실 거라는 생각으로 발행 버튼을 누릅니다. 간병은 분명 개인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니까요. 지자체에서도 여러 가지 간병 관련 도움을 제공한다고 하니, 꼭 찾아보시고요. 미리 간병에 대해 가족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관련 보험을 들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예요.
혹시 마디님도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도움 되었던 것이 있다면 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다음 주 요가레터 피드백을 통해서 공유할게요 ❤️🩹
이 사회 곳곳의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돌보는 사람이라는 역할로 들어간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돌보는 형태가 가장 많지만, 돌봄을 주고받지 않고 진공 상태로 존재하는 이는 거의 없다. 돌봄 - 옆에서 존재함, 마음 열기, 경청, 실천, 인내, 사람과 추억을 소중히 하기 - 은 가족과 친구, 동료와 지역사회에 잔물결처럼 퍼진다.
아서 클라인먼 『케어 Care』
긴긴 하루 끝, 스트레칭할 여력도 없다고 느껴질 때 간단히 할 수 있는 자세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