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레터가 1살이 됐어요!
작성자 마디
요가레터 OLLY
요가레터가 1살이 됐어요!

구독자님, 마디입니다.
오늘은 요가레터 OLLY 1주년을 자축하며 조금 특별한 얘기를 하려고 해요. 제 개인적인 이야기에 더해 지난 요가레터의 여정과, 쓰면서 했던 생각, 앞으로의 계획을 담아봤어요.
0. 저는 지금 흐린 상하이 풍경을 내려다보며 거실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상하이에 살고 있다고 하면, 사뭇 궁금한 상대방의 표정을 마주하게 돼요. 남편 일 따라왔다고 하면 다음 질문이 따라옵니다.
그럼 남편이 중국분? 중국에서 무슨 일 하세요? 아, 남편은 독일인인데, 여기로 파견되었습니다. 저는 일을 못하는 비자라 중국어를 배우고 있고요.
1. 요가레터는 이 복잡한 상황에서 시작됐습니다.
중국에서 일하는 독일인 남편 따라온 워킹비자 없는 한국인 와이프의 방구석 실험이었지요. 마침 YTT 300시간 과정을 갓 끝낸 때였습니다.
제게 주어진 이 귀한 2년을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하고 싶은 일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컨텐츠를 직접 만드는 데 써보자고 결심했어요. 좋아하는 요가를 티칭이 아닌 방식으로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2. 수련자로서 가볍게 읽을 만한 컨텐츠가 부족하다고 느꼈거든요.
개인적인 감성 에세이 말고, 아사나를 잘하기 위한 컨텐츠 말고요. 그냥 요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만한 걸 원했습니다. 수련하다 'our love language is yoga' 라는 문장이 영감처럼 떠올랐어요.
이 슬로건에 걸맞는 컨텐츠를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검색해서 읽을 수 있는 정보, 또 실제로 수련과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요.
3. 뉴스레터는 장단점이 명확했습니다.
팟캐스트처럼 뾰족한 발신과 수신이 가능한 점이 좋았어요. 자극적인 후킹 없이 호흡이 긴 소통을 할 수 있고, 내향적인 제겐 사진이나 영상보다 훨씬 부담이 덜하기도 하고요. (숏폼은 어려워요 흑흑)
헌데 이 뉴스레터, 지속하기가 참 힘듭니다. 한 편 쓰는데 시간은 엄청 걸리는데, 알고리즘이 없으니 일일이 홍보해야하거든요. 바이럴도 없고요. 그래서 야심차게 시작하는 사람은 많은데 계속하는 사람이 얼마 없대요. 10편을 내리 쓰는 사람은 0.3%도 안된다나요.
4. 그 말에 갑자기 도전 정신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럼 10번만 써볼까.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끝내자고 생각했습니다. 컨텐츠도, 마케팅도 모른 채로 시간을 쏟아부었어요. 목표였던 발행 10번을 채우고 그만할까 했는데, 구독자가 100분이나 생겼어요.
네, 그렇게 계속하게 됐습니다. 구상하고, 쓰고, 피드백 받고, 또 구상하고, 쓰고. 매번 1%만 향상시키자라는 생각으로 52주를 보냈습니다. 처음부터 봐주신 분들은 기억하시겠지요 :)
5. 많은 응원을 받으며 마일스톤을 넘겼습니다.
감사하게도 스스로 쓴 글이 마음에 안들 때조차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신 덕분에 그 다음 주도 썼어요. 요가와 글 읽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 남겨주시는 말들이 참 따뜻했습니다.
레터를 읽고 비슷한 마음으로 하나 둘 카톡방에 모여주신 분들도 지금은 400명이 넘었어요. 사는 곳도 하는 일도 다 다른 분들이 하나 같이 요가 이야기를 나누시는 걸 보고 있으면 뿌듯하더라고요. 그렇게 제 마음 속 이정표, 구독자 1,000분이 모였을 때쯤엔 새로운 도전을 해봤습니다.
6. 한국에 돌아가면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요
머릿속엔 제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의 원형만 어렴풋이 있어서, 엑셀 표로 국내외 요가/웰니스 비즈니스 사례를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혼자보다는 같이 하는게 더 좋으니까, 저와 함께 할 스터디 멤버를 모집했어요.
멋진 분들과 국내외 웰니스 공간, 제품, 서비스, 크리에이터의 예시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건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사례를 바탕으로 제가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도 명확해졌고요.
7. 웰니스 산업의 어두운 이면도 알게 됐어요.
요가를 비롯한 각종 피트니스 지도자 무한 양산으로 치열해진 경쟁, 경계심이 크고 배타적인 생태계, 겉으로는 화려해보이지만 이면에는 인력 이탈과 적자로 고민하는 비즈니스 전반의 고민을 눈으로 보고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리스크를 피할 수는 없겠죠. 현명하게 헤쳐나가기 위해 올해도 계속 공부하면서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8. 성장하고 빛을 보려면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단단해지기 위한 그 시간을 버텨 시간의 세례를 받으려면, 작더라도 확고한 나만의 철학이 있어야하더라고요. 그러면 거기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곁에 모여요. 이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한 대답은 그 어떤 전문가가 와도 해줄 수 없다는 걸 배웠습니다.
요가레터는 계속 Our Love Laguage is Yoga 라고 말하면서 요가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 사이 연대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이 메세지에 공감하시는 분들과 더 자주 교류하고 싶어요.
9. 올해는 천천히 넓혀보려고 합니다.
파리 요가원에 이어 독일, 중국 요가 이야기도 다뤄보고요. 다른 요가타입에 대해서도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하타, 인사이드, 아헹가 등등 선생님들 연락 주세요😉) 그간 써둔 레터를 다른 언어로도 옮겨보고 글을 엮어 책으로도 낼 거예요.
그리고 마침 상하이 여행이 무비자가 된 만큼, 글로벌하면서도 이 곳만의 특색이 잘 살아있는 상하이 요가&웰니스 투어도 진행해보려 합니다. 현지인만 아는 스팟들로 데려가 드릴게요. 재밌겠죠? :)
10. 구독자님, 다음 1년도 함께해요.
1년 전 요가레터를 시작할 땐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제 요가레터는 매주 구독자 약 2,000분께 발송되고 있지요. 또 1년 후엔 어떤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됩니다. 구독자님이 가장 즐겁게 읽었던 요가레터는 몇호였나요? 또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더 듣고 싶으신가요?
다음 1년도 우리 자주 얘기해요, 우리 사랑의 언어는 요가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