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오늘 주제에 관해 힌트를 담은 세 가지 문장으로 레터를 시작해 볼게요. 

🌙 네, 오늘은 달과 요가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달과 관련된 인도 신화부터 월경 때 요가를 해도 되는지까지 모두 담아봤어요. 

달로부터 영감을 받은 아사나를 비롯해 우리 몸과 에너지를 바라보는 시각까지, 달은 어떻게 요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는지,

한번 고대 인도 신화부터 살펴볼게요. 

🌚 27명의 아내를 둔 달의 신 

힌두 신화에는 달의 신이 등장해요. 산스크리트어로 달을 뜻하는, 찬드라 Chandra 입니다. 

찬드라는 7명의 위대한 현자 중 하나인 아트리의 아들로 태어났어요. 찬드라는 굉장히 잘생긴 미남으로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그의 빛으로 지구를 비추는 역할을 했대요. 그의 영롱한 달빛은 사람들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차분하게 만들었죠.

제사의 신 다크샤는 27명의 딸을 이런 찬드라에게 모두 시집 보냈습니다.

장인어른 다크샤는 부디 딸들 모두에게 동등한 사랑을 주라고 찬드라에게 신신당부했고 그는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결혼 후 이 스물일곱 명의 딸들은 찬드라의 달 궤도에 있는 별 하나하나로써, 지구상의 인간들이 시간과 계절의 변화를 계산할 수 있도록 도왔어요. 

하지만 얼마나 지났을까요, 찬드라는 아내들 중 로히니라는 여성만을 편애하게 됩니다. 그러자 이에 불만을 가진 다른 아내들은 아버지 다크샤에게 찬드라의 불공평한 사랑을 일러바쳤어요. 26명의 딸이 간곡히 호소하니 다크샤는 찬드라에게 저주를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완연한 그의 달빛이 점점 희미해지는 불치병에 걸리게 만든 것이죠. 해가 지고 나면 달이 없는 깜깜한 세상. 그간 찬드라의 달빛에 의존하던 지구상의 생물들이 부패하며 자연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찬드라는 시바 신에게 다급히 도움을 청합니다.

시바 신은 다크샤의 저주가 너무 강력해 완전히 풀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한 가지 묘안을 떠올렸어요. 바로 다크샤의 저주대로 처음 15일 동안은 점점 시들게 하다가 다음 15일 동안은 자신의 능력으로 찬드라가 다시 완전한 빛을 띨 수 있도록 도와준 것입니다. 

이렇게 달에는 약 30일이라는 주기에 따라 그 빛이 변하는 위상이 생기게 되었답니다. 

이처럼 달은 인류에게 단순히 밤하늘을 밝히는 존재 이상으로 많은 상상력의 원천이 되어주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물리적, 감정적으로 우리가 달의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도 하구요. 달의 인력이 바다의 조수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라면, 70% 가량이 액체로 구성된 우리 인체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게 인류의 오랜 믿음이죠. 

이런 달을 바라보는 동서양의 관점은 비슷한 듯 달라요.

대체로 인도를 포함한 동양에선 태양을 남성적, 솟구치고 타오르는 양의 에너지로, 달을 여성적, 차분하게 만들고 수용하는 음의 에너지로 생각했습니다. 태양과 달은 역동적으로 수축하고 확장하는 에너지로 무엇 하나가 더 우세한 것이 아니라 대립적이면서도 상보하는 것으로 여겨졌어요. 

서양에서도 달을 여성성과 연결해서 생각한 건 마찬가지예요. 아르테미스(초승달), 셀레네(보름달), 헤카테(그믐달)처럼 달을 대표하는 신들은 모두 여신이었죠. 동양과 다른 점이라면, 서양에서는 달을 우리 직관과 감정, 감수성을 증폭시켜주는 존재라고 보았어요. 그래서 달(lunar)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 미쳐버린 사람을 루나틱 lunatic 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 균형과 조화: 이다와 핑갈라

동양철학의 일부인 요가에서 '달'은 태양과 함께 균형과 조화를 상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가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气), 에너지를 프라나 Prana 라고 부르는데요. 이 프라나가 순환하는 통로를 '나디'라고 부르고, 우리 몸에 총 72,000개의 나디가 있다고 믿습니다. 이 72,000개의 나디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나디가 3가지 있습니다.

바로 수슘나 나디, 핑갈라 나디, 그리고 이다 나디입니다. 

수슘나 나디는 프라나가 척추 중앙을 관통하는 주된 통로입니다. 그리고 태양, 남성, 양의 에너지를 담은 핑갈라 나디와 달, 여성, 음의 에너지를 담은 이다 나디가 이 수슘나에서 나선형으로 교차합니다. 이 두 나디가 교차하면서 만나는 곳을 차크라라고 부르구요. 

이렇게 요가에서는 우리 몸은 서로 반대되는 두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고, 아사나와 프라나야마 수련을 통해 두 에너지의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할 수 있다고 믿어요.

이번 레터는 달에 관한 이야기니 이다 나디에 조금 더 설명해볼게요.

이다 나디는 왼쪽 콧구멍을 포함한 신체의 왼쪽 그리고 우뇌, 무의식, 부교감신경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이다 나디가 막히게 되면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 감정을 처리하는 게 어려워져요. 과도한 경쟁, 스트레스와 자극으로 고통받는 현대인들의 문제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이 이다 나디는 어떻게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요? 

🌝 달의 에너지를 채우는 방법 

이다 나디를 활성화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몸을 그저 오른쪽으로 돌려 눕는 거예요. 사바사나 이후 오른쪽으로 몸을 둥굴려 눕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죠. 아사나 수련 이후 활성화된 양의 에너지를 사바사나와 이완 자세를 통한 음의 에너지로 보완해 균형을 맞춰주는 것입니다. 아기 자세로 몇 분간 머무르는 것도 좋습니다.

요가 수련 일정에 인요가를 정기적으로 포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예요. 애초에 쉼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을 위해 고안된 깊은 휴식을 위한 요가거든요. 인요가의 창시자 폴 그릴리는 이른 아침이나 추운 날에는 양요가 수련을, 요즘처럼 날씨가 따뜻한 날이나 저녁에는 인요가 수련을 권장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태양경배자세 대신, 달경배자세 찬드라 나마스카라를 수련해봐도 좋습니다.

만약 구독자님께서 더 깊은 단계의 진정, 이완, 휴식이 필요하시다면 콧구멍을 교차로 막으며 호흡하는 찬드라 베다 호흡법이나 나디 쇼다나 프라나야마를 수련하는 방법도 있어요. 레터 하단에 천천히 따라하실 수 있는 가이드영상 링크를 넣어둘테니 참조해보세요.  

이렇게 요가에서 달은 균형과 조화, 차분하고 정적인 에너지를 상징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찬드라가 15일은 빛을 서서히 얻고 15일은 빛을 서서히 잃은 것과 같이, 달은 주기성과도 큰 관련이 있어요. 달이 지구를 도는 주기는 약 27.3일이고, 달이 자전하는 주기는 약 29.5일입니다. 그리고 여성의 월경주기 길이도 이와 비슷한 평균 28일이죠.

그래서 동서를 막론하고 예전부터 사람들은 달은 특히 여성, 그리고 여성의 월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믿었어요.

🌗 생리할 때 요가해도 되나요?

요기니 분들이라면 한 번씩 생각해 본 질문일텐데요. 제 대답은 "네! 해도 괜찮습니다" 입니다. 대신 월경기에 맞는 요가를 해주세요.

활력이 넘치는 여포기와 배란기 때는 아쉬탕가와 빈야사와 같은 양의 요가를, 몸이 무겁고 괜히 정크푸드가 당기는 황체기와 월경기 때는 정적이고 차분한 음의 요가를 통해 피 흘리는 우리 몸의 회복을 도와주는 거죠. 황체기에는 꼭 인요가만 하라는 말이 아니예요. 평소의 수련 루틴에서 인요가의 비중을 좀 더 늘리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해볼 수 있겠죠. 

이렇게 내 월경주기에 맞춰서 운동과 식단을 조금씩 조정해 주는 것을 사이클싱킹 Cycle Syncing 이라고 합니다. 저는 1년 전 처음 사이클싱킹을 시작했는데 그 이후로 피부 트러블이나 생리전증후군이 확연히 감소했어요. 

아직 본인의 월경주기 (여포기 또는 난포기 - 배란기 - 황체기 - 월경기) 를 자세히 모른다면, 아래 표를 참조해서 언제부터 언제까지 각각의 주기를 띄는지 한 번 알아보세요. 

생리주기를 관리하는 앱으로는 헤이문과 Flo 를 추천해요.

단순 생리주기 기록뿐만 아니라 주기에 따라 달라지는 증상을 기록하고 잘 정리된 교육자료도 푸쉬 알림으로 받을 수 있거든요. 저는 Flo 를 유료 구독하고 있는데요. 파트너앱도 있어서 파트너에게 제 주기와 주기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알려줘요. 함께 호르몬 변화와 컨디션에 맞는 음식을 준비하고 외부일정을 계획할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 요약해 볼게요

구독자 님, 마지막으로 고개 들어 달을 봤던 게 언제인가요? 원헬스, 합일 등의 멋진 말로 수식하지 않아도 요가를 수련하다보면 우리 모두가 자연스레 깨닫게 되지요. 우리는 그저 커다란 자연의 순환 속에 있을 뿐이라는 걸요.

오늘부터 다음 주까지 달은 점점 커지다 6월 22일 토요일이 되면 보름달이 뜰 거예요. 6월의 보름달은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딸기를 따는 시기와 일치해서 스트로베리문이라 부른대요. 생각날 때마다 한 번 올려다보세요 🍓

🌜 우주를 좋아하신다구요? 달의 주기와 별들을 더 자세히 확인하고 싶다면 Starwalk 사이트 와 앱을 참조해보세요. 앱을 켜고 하늘에다 대고 움직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거예요.  

📺 더 깊은 이완이 필요하다면 숨쉬는고래 김부진 선생님의 나디쇼다나 수련 가이드영상을 추천합니다. 팁을 하나 드릴게요, 왼쪽 코로 숨을 들이쉴 때마다 달빛이 몸으로 흘러들어오고, 오른쪽으로 숨을 내쉴 때마다 모든 긴장이 파편이 되어 사라지는 것을 상상해보세요.

그럼 다음 레터에서 또 만나요 🙏

🧘🏻 이 글은 [요가레터 OLLY]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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