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 요가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들 (2) 애드리안 미슐러

작성자 마디

요가레터 OLLY

5호. 요가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들 (2) 애드리안 미슐러

마디
마디
@olly
읽음 133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 이 글은 [요가레터 OLLY]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전세계 최애 요가원 리스트를 받고 싶다면→
구독하러 가기

100년 전의 데비가 요가를 인도에서 전 세계로 가져왔다면, 오늘 소개해 드릴 Yoga with Adriene의 애드리안은 요가를 온라인 세상으로 가져와 퍼뜨린 장본인이에요. 그러고 보니 두 사람 모두 영화배우로 활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제가 Yoga with Adriene 을 처음 알게 된 건 코로나로 한창 재택근무를 할 때였습니다. 

방 한 켠에 매트를 깔고 유튜브로 "Yoga"를 검색해서 제일 먼저 나오는 영상을 클릭했죠. 곧 아이패드 화면을 타고 흘러나오는 애드리안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좋았어요. 

이 채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모든 수련 영상과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조사해보니 조용하지만 강하게 요가 비즈니스를 키우고 있었어요. 

[요가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들] 시리즈의 두 번째 주인공은 Adriene Mischler 입니다. 무료 요가 영상으로 요가계에 파괴적 혁신을 가져온 그녀의 여정을 소개해 드릴게요. 


Yoga with Adriene, 126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Yoga with Adriene, 126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Yoga with Adriene (이하 YWA) 은 미국의 애드리안 미슐러와 크리스 샤프가 2012년에 함께 시작한 채널이에요. 이 채널의 팔로워는 무려 1260만명으로, "세계 1위" 요가 채널입니다. 

애드리안의 수익원은 다양합니다.

하루에 800만원 이상 나오는 유튜브 광고 수익 외에도 "Find What Feels Good" 유료멤버십, 오프라인 요가원 운영, 브랜드와 협업, 자체 굿즈를 통해 수익을 올리죠. 

이 거대한 유튜브 채널의 첫 시작은 이랬어요. 

 

🧹 바닥 쓸던 배우 지망생의 사이드 프로젝트

영화학교를 졸업하고 배우로 활동하던 애드리안의 프로필 ⓒ IMDB
영화학교를 졸업하고 배우로 활동하던 애드리안의 프로필 ⓒ IMDB

1984년생 애드리안은 텍사스 오스틴 출신이에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극장 바닥부터 쓸고 닦던 배우 지망생이자 아동 연극강사였죠. 애드리안은 20대 내내 오스틴 내 작은 요가원에서 요가를 가르치는 일과 연기 작업을 병행했습니다.

2010년쯤 그녀는 요가계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모든게 너무 비싸지고 있었거든요.

몇 년전 요가를 시작할 때만 해도 10달러에 불과하던 요가수업이 기업 형식의 체인점이 등장하면서 1회 수업료가 30달러를 넘어가는가 하면, 룰루레몬 같은 100달러 짜리 요가 레깅스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죠.

애드리안은 걱정이 됐어요. "나 같은 사람들은 어떡해?"

그러다 지역 내 영화 커뮤니티에서 공동창업자 크리스 샤프를 만나요. 크리스는 초창기 유튜브에서 부인과 함께 요리 채널을 만들어 꽤 성공했는데, 애드리안이 가르치는 요가로도 성공 방정식이 통할지 궁금했대요. 크리스는 애드리안에게 유튜브에 요가 수업 영상을 찍어 올려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죠. 둘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YWA 를 시작했습니다. 

크리스 샤프의 홈페이지
크리스 샤프의 홈페이지

 

🎥 YWA 만의 철학

둘의 첫 영상 업로드가 12년 전이었으니, 유튜브라는 블루 오션에 일찍 뛰어든 만큼 광고도 받고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투어를 하며 인플루언서로 많은 수익 활동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2012년, 채널에 업로드했던 첫 4개의 영상들
2012년, 채널에 업로드했던 첫 4개의 영상들

둘은 정반대의 행보를 걷기로 해요.

완전히 무료로 광고 없는 고품질의 요가 영상을 올리기로 한 겁니다. 애드리안과 크리스는 애초에 영화 커뮤니티에서 만난 만큼 예술가적 기질이 강했어요. 둘은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서 유튜브를 시작한 만큼, 첫 몇 해 동안은 누구에게 어떤 것도 팔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대요.

우리는 창의적인 사람들이었고, 우리가 모든 걸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어떤 영역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YWA 공동창업자 크리스 샤프

애초에 명성이나 많은 돈을 원해서 시작한 게 아니라 요가의 힘을 공유하자는 순수한 의도로 시작해보자는 합의가 있었던 거죠.

애드리안과 크리스의 이런 철학은 오스틴에 오픈한 오프라인 요가원 Practice 에서도 이어져요. 지금도 전적으로 '기부' 에 의존해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텍사스에 있는 프랙티스 요가원, 클래스에 오는 사람들의 기부로 운영된다. 
텍사스에 있는 프랙티스 요가원, 클래스에 오는 사람들의 기부로 운영된다. 

그럼 이제 이렇게 돈에 관심 없는 자유로운 영혼들이 어떻게 팔로워 1260만, 조회수 14억이라는 어마무시한 성공을 이뤄 "카테고리 정복자"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는지,

그 성공 뒤에 숨은 세 가지 비결을 공유해드릴게요. 

 

🏠 1. 눈과 귀가 편안한 영상  

YWA 채널의 저력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좋은 느낌' 입니다.

화려한 배경, 카운트다운 시계, 커다란 목소리로 동기를 부여하는 피트니스 유튜버도 많지만 애드리안의 영상은 그렇지 않아요.

Ⓒ Yoga with Adriene
Ⓒ Yoga with Adriene

마치 애드리안이라는 친구가 우리 집 거실에 놀러 와 함께 요가를 하는 느낌을 주죠. 요가하는 애드리안 근처를 서성거리는 반려견 벤지🐾 까지도요.

자극적인 컨텐츠로 이목을 끌기 보다는 영상을 보는 국적불문 남녀노소 모두에게 어필하기 좋은 편안함을 추구하는 겁니다.

애드리안 곁을 항상 지키고 있는 벤지 Ⓒ Yoga with Adriene
애드리안 곁을 항상 지키고 있는 벤지 Ⓒ Yoga with Adriene

그녀는 이 편안함, 자연스러운 에너지, 꾸밈 없는 분위기를 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말해요. 

저희 채널의 목표는 영상을 보는 당신과 나, 둘이 거실에서 요가를 하는 느낌을 주는 거였어요. 그러기 위해선 연출은 최소로, 진정성은 최대로 보여주는 방향으로 가야했죠. 의도적으로요.  Elemental 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어요. 사람들은 기분 좋은 느낌을 원하기 때문에 요가를 하러 온다는 걸요.

그래서 '거슬리는 것이 없도록' 하는데 많은 애를 써요. 예를 들면, 유튜브에서는 광고가 자동으로 재생되기 마련이잖아요? 애드리안의 채널은 광고가 요가하는 중간에 튀어나와 흐름을 깨지 않도록 신경 썼어요.

브랜드와 협업을 할 때도 시청자들의 경험을 최우선에 뒀습니다. 다른 유튜버들처럼 제품을 구독자 얼굴 앞에 들이밀고 좋다고 말하기 보다는, 그 브랜드의 옷을 입고 요가하는 영상을 올릴 뿐이었죠. 유튜브 대문에는 중요한 수입원인 유료 앱을 홍보하는 영상 대신,  채널 특유의 따뜻한 커뮤니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새해 30일 프로그램 영상을 걸어두었습니다. 

 

🧞‍♂️ 2. 검색엔진 최적화 (ft. 팬데믹)

채널의 공동 창업자 크리스는 YWA 채널 이전에 요리 채널을 운영하며 검색엔진 최적화(SEO), 키워드, 퍼널 설계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요가를 하려는 사람들이 영상을 검색하면 바로 애드리안의 영상이 뜰 수 있도록, 정교하게 타겟팅한 제목으로 영상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따라서 광고를 하지 않아도 수많은 사람들이 유입되었죠. 

구글에 Yoga를 검색하면 YWA 컨텐츠로 첫 페이지가 완전히 뒤덮인다
구글에 Yoga를 검색하면 YWA 컨텐츠로 첫 페이지가 완전히 뒤덮인다

애드리안의 채널의 TOP 5 영상 제목은 다음과 같아요. 

 

인기 키워드를 요가와 결합했어요.

사람들이 "체중 감량" 을 자주 검색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제작한 "체중 감량을 위한 요가" 시리즈는 초기에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인기 검색어 "초보 (for Beginners)" 역시 마찬가지로 꾸준히 구독자 유입을 도왔습니다. 

"편두통/당뇨/PTSD 를 위한 요가"처럼 각종 질병에 따른 요가 시퀀스도 준비해두었고요, 심지어 "공항/교실/사무실에서 하는 요가"처럼 특정 장소별 프로그램도 있죠. 

 

그리고 이 철저한 준비는 코로나 때 빛을 톡톡히 발했습니다. 집과 호텔에 갇힌 사람들이 요가를 하기 위해 그녀의 채널에 몰려들기 시작했거든요. 

팬데믹 요가의 여왕 애드리안 미슐러 @뉴욕타임즈매거진
팬데믹 요가의 여왕 애드리안 미슐러 @뉴욕타임즈매거진

이미 홈요가를 컨셉으로 성별, 연령, 경험에 상관없이 "모두를 위한" 요가 컨텐츠를 많이 만들어두었던 애드리안의 채널은 팬데믹 덕분에 고속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저희 채널의 일일 조회수는 3배 이상 증가했어요. (...) 정말 감사하게도, 저희 팀은 이런 상황에 대해 잘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vox 와의 인터뷰에서

 

👯‍♀️ 3.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정


애드리안은 구독자들을 "친구들" 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요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 이라는 신념에 따라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세를 썸네일로 정해요. 애드리안의 친구들이 너무 겁먹지 않도록요. 

또 이 "친구들"은 새해가 되면 그녀의 채널로 모이는데요. 매년 1월 1일이면 30일 간의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키워드를 주제로 20분 가량의 요가 영상이 매일 올라와요. 

매년 1월, YWA 는 30일 프로그램을 업로드한다 ⓒ Yoga with Adriene
매년 1월, YWA 는 30일 프로그램을 업로드한다 ⓒ Yoga with Adriene

전 세계 어디 있든, 이 영상을 보는 모두와 함께 30일 간의 여정을 떠나는 거죠. 이런 프로그램은 챌린지라고 이름 붙일 법도 한데, 그녀답게 여정 Journey 란 이름을 붙인 점도 인상 깊어요.

2015년부터 이 특별한 프로그램을 시작한 애드리안의 영상에는 그녀와 함께 수련하는 전세계 친구들의 수많은 댓글이 달려 있어요.

성별, 나이, 국적, 건강 상태와 상관 없이 모두가 서로를 격려하는 커뮤니티 분위기
성별, 나이, 국적, 건강 상태와 상관 없이 모두가 서로를 격려하는 커뮤니티 분위기

1월에 진행되는 30일 프로그램을 놓쳤더라도, 애드리안이 매달 제공하는 캘린더를 통해 같은 방법으로 수련할 수 있어요. 물론, 모두 무료에요. 

애드리안의 영상만큼 구독자들의 댓글도 따뜻하고 편안합니다.

영상 댓글란이 '서로의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공감하고 응원해주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되면서, 그녀의 '친구들' 은 더욱 애드리안의 이 커뮤니티에 애착을 갖게 되죠. 그리고 이 슈퍼팬들은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고 YWA 굿즈를 구매하고 유료 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그녀에게 보답합니다. 

텍사스에서 열린 라이브 이벤트에서 팬들과 함께 Ⓒ Sarah Lawrence 
텍사스에서 열린 라이브 이벤트에서 팬들과 함께 Ⓒ Sarah Lawrence 

 

👉🏼 요약해 볼게요

 


오늘 애드리안의 이야기는 요가를 주제로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제게 많은 영감을 줬어요. 저 또한 꾸준히 저만의 철학을 담은 컨텐츠를 만드는 길을 걷고 싶어요 :) 

팬심을 꾹꾹 눌러 담아 작성하다 보니 분량이 꽤 길어졌는데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피곤한 한 주를 보내셨다면, YWA의 이 영상으로 스트레칭 어때요?

여러분은 좋아하는 요가 유튜버가 있나요? 아님 혹시, 유튜브에 요가 영상을 올리는 크리에이터인가요? 그렇다면 OLLY 오픈 채팅방에서 추천해주세요! 😃

🧘🏻 이 글은 [요가레터 OLLY]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전세계 최애 요가원 리스트를 받고 싶다면→
구독하러 가기